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미국 국채 10년 금리 16년 만에 5% 돌파
파월 의장 “인플레이션 여전히 높아”…매파적(통화 긴축) 기조 이어가
기업 실적 반등 예상에 전문가들 "주식시장 추가하락 가능성 낮다" 의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계속되고, 미국 국채가 16년 만에 5%대를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에 대한 악재가 터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20일 오전 2400선이 붕괴됐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계속되고, 미국 국채가 16년 만에 5%대를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에 대한 악재가 터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20일 오전 2400선이 붕괴됐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미국 국채 상승으로 코스피 지수가 결국 장중 2400선이 붕괴됐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후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으며 고금리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증권업계는 오히려 주식 투자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1.81포인트 떨어진 2393.99로 장을 시작하며 24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급격히 하락한 이유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좀처럼 ‘평화’ 모드로 전환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채가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5시 직후(미 동부시간 기준) 연 5.001%로 5%대를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대를 돌파한 것이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에 대해 여전히 높다고 평가하면서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달 31일과 11월 1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나온 파월 의장의 발언은 당초 기대와 달리 여전히 강한 ‘매파적’(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으며 최근 몇 달 동안의 좋은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길이 험난하고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저와 동료들은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겠다는 목표로 단합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추가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악재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확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익 흐름보다는 국제유가, 미국 정책 등에 영향을 주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여지가 있으나, ‘Bad is good’ 논리가 다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전쟁 여파로 지정학적인 위험들은 존재하지만, 기업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주식시장이 더 이상 하락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 충돌의 여파는 남아 있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의 고금리 쇼크는 오히려 완화 중”이라며 “2024년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반도체 등 기술 업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보다 고금리를 언제까지 유지할 지에 더 주목해야 한다”며 “최근 연준 위원들은 높은 금리와 중동 리스크로 금리 인상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 관련 극단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주가 지수가 단기적으로 밀릴 수 있지만, 국내 기업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주가 지수의 하락 추세 전환 가능성은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코스피 지수가 2400포인트 이하로 떨어졌을 경우 낙폭과대주, 대형 우량주 위주의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이라는 위기 속에 ‘투자의 확대’라는 기회도 내재돼 있다”며 “투자의 확대에 따른 결과물이 확인되는 실적시즌에 대해 기대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투자 심리를 되돌릴만한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높아진 금리로 인해 주식 수익률만 아니라 부동산, 한계기업 등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 심리를 되돌릴만한 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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