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영상 해상도 최저 1m이하 볼 수 있어야
지난 해 12월 공개한 북한 위성 해상도는 상업용에도 못 미치는 20m 정도
이달 말 발사 예정인 한국 위성은 해상도 1m 이하 볼 수 있어

북한이 지난 21일 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장면을 조선중앙TV가 23일 공개했다. 사진은 영상에 공개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1일 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장면을 조선중앙TV가 23일 공개했다. 사진은 영상에 공개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11월 22일 미국의 우주사령부 예하 인공위성 감시부대인 제18우주방위대는 북한이 21일 밤에 쏘아올린 군사정찰위성이 지구 궤도에 올려져서 정상적으로 비행중인 것을 확인하고 위성추적 웹사이트인 ‘스페이스 트래커(space tracker)’를 통해 북한 위성이 ‘58400’이라는 위성 번호와 ‘2023-179A’라는 식별부호가 붙어 추적 관리되고 있음을 발표하였다.

다섯 자리의 위성번호는 미국 우주사령부가 지구 궤도를 회전하는 4만5천개가 넘는 인공위성에 부여한 일련번호이며 식별부호는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가 관리하는 번호로서 발사 연도와 함께 그 해에 쏘아 올려진 위성에 차례대로 붙이는 번호이다. 즉 북한의 위성은 금년도 쏘아 올려진 179번째 위성이라는 의미이다.

군사정찰 위성은 군사적 목적으로 운용하는 위성으로서 종심에 위치한 적 시설이나 주요 장비, 부대의 움직임을 추적, 감시하여 아군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이용된다.

특히 현대전장이 광범위하게 확대되었고 무기 사거리가 증가하여 주요 무기는 전선 후방 먼 곳에 위치한 상태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우주에서 미리 동향을 파악하여 아군에게 경고하고 신속하게 표적정보를 획득하여 정확하게 공격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 위성장비가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이 이번에 발사에 성공한 위성이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라면 이는 핵무기 운용체제의 완전성을 높여주는 것으로서 우리에게 또다시 심각한 위협이 된다.

아직 전문가들의 명확한 평가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위성 운용에 있어 필요로 하는 ① 궤도에 올리기(운반체), ② 위성의 임무수행(탑재장비), ③ 기지에서 통제 가능(교신능력)이라는 세 가지 요소 중 최소한 첫 번째 단계는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그동안 수도 없이 유엔 제재를 무시하며 자행한 탄도탄 발사에서의 축적된 경험과 재래식 탄약 1백만 발을 주고 얻은 러시아의 기술이었다.

이제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도 완성되었는가를 주목해야 할 것인데 이는 첫 번째보다 훨씬 어렵고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대목이다. 정찰위성으로서 군사용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주, 야간은 물론 악천후인 기상 상황에서도 제한을 받지 않고 지상의 표적을 볼 수 있어야 하며 실시간대 지상 기지와 영상 송수신 등이 가능해야 한다.

군사용 영상의 해상도는 최저 1m이하를 볼 수 있어야 하며 지상의 위성기지는 24시간 송수신은 물론 위성을 제어할 수 있는 숙달된 기술요원이 배치되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위성은 미국의 KH-13이란 위성으로 해상도가 1Cm에 달해 ‘키-홀(key-hole)’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이다.

한국이 이달 말 발사할 위성은 해상도 1m 이하를 볼 수 있으며 24시간 전천후 운용이 가능한 전자광학(EO)과 적외선(IR) 장비를 탑재하고 있어 군사용으로서 기능발휘에 제한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지난 해 12월 공개한 위성사진의 해상도가 상업용에도 못 미치는 20m 정도였었음을 기초로 볼 때 러시아가 기술은 물론 장비까지 제공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군사적 요구를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위성 운용기지의 경우, 세계 최대의 위성을 운용하는 미국은 미 본토 3개소에 영국, 호주, 캐나다군도 함께 근무하는 연합 위성 기지를 운용하고 있으며 국외로는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뉴질랜드와 위성 정보를 상호 공유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통신을 위한 자체 위성 기지를 운용하고 있으며 미국으로부터 군사위성에서 획득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북한의 경우도 자체 위성 기지를 준비하였겠지만 정보통신 기술이 열악한 환경을 볼 때 그마저 자체 능력으로 운용하지 못할 것이고 러시아의 위성기지에 자국 요원을 파견하여 연합으로 운용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은 초보적 수준이라고 보이지만 북한의 첨단 군사기술의 발전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고 김정은의 관심 또한 대단한 것으로 볼 때 자칫 이 분야마저도 북한에 추월당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의 정보통신과 항공우주 분야 첨단 기술 개발 속도를 더욱 가속하여야 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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