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수출보다 수입이 더 감소해 수치상 흑자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를 이어가던 한국 경제가 1년 2개월 만에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불황형 흑자 기간을 포함해 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올해 10월 기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85%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68억달러(한화 약 8조 9624억원)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5월(+19억 3000만달러), 6월(+58억 7000만달러), 7월(+37억 4000만달러), 8월(+49억 8000만달러), 9월(+54억 2000만달러)에 이어 6개월째 흑자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21년 10월(79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의 흑자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억 70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273억 8000만달러)의 약 85%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약 300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현재로선 상품 수출 개선세 등 영향으로 전망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말로 가면 에너지 수입 수요가 늘어나고 여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이와 같은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10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53억 5000만달러)가 4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570억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수출은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통관기준으로 ▲승용차(+21.0%) ▲석유제품(+17.7%)의 증가 폭이 컸고, ▲반도체(-4.8%) ▲화공품(-5.0%) 등도 감소폭이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역별로 미국(+17.3%), 동남아(+12.7%), 일본(+10.3%)으로의 수출은 늘어난 반면에 중국(-9.6%), EU(-10.7%) 수출은 줄었다.

이동원 부장은 “11월 통관 수출 실적을 보면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중국에 대한 수출도 지난해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반도체·IT 등 품목 수출도 개선되면서 수출 개선세는 분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입(516억 5000만달러)은 전년 동기보다 4.3% 줄었으나, 감소 폭은 둔화했다.

원자재 수입이 지난해 10월보다 13.4% 감소했는데 가스(-54.3%)·석탄(-26.0%)·화공품(-12.5%) 등의 수입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

반도체 제조장비(-18.4%)·반도체(-14.3%) 등 자본재 수입이 6.3% 줄었고, 곡물(-18.0%)·승용차(-11.9%) 등 소비재 수입은 4.1% 감소했다.

서비스 수지의 경우 12억 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9월(-31억 9000만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감소했다.

이 중 여행수지(-6억 4000만달러)는 동남아·일본 방한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9월(-9억 7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다.

이동원 부장은 “중국 관광객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라며 “해당 빈 자리를 동남아, 일본 등 여타 국가에서 메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 외 지적재산권수지(-3억 4000만달러)은 9월(-6억 7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감소했다.

본원소득 수지 흑자 규모(+27억 7000만달러)는 전월(+15억 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커졌다.

본원소득 수지 가운데 배당소득 수지는 한 달 사이 흑자액이 11억 1000만달러에서 18억 7000만달러로 늘었다. 국내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증가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0월 중 83억 7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6억 9000만달러, 외국인 국내 투자는 20억달러 각각 늘어났다.

증권투자 부문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8억 3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 투자는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 등 영향으로 15억 80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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