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용섭 전북대 로스쿨 교수(변호사) 】 오늘날 가치관이 전도된 혼탁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각종 스트레스와 사회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철학이 정신과 육체의 훈련이라고 가장 강조한 사람은 다름 아닌 에픽테토스의 스승인 무소니우스 루프스이다.

그는 미덕이란 단지 이론적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의학이나 음악의 경우처럼 실천의 문제로 파악하였다. 스토아철학은 외부의 세계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부동의 중심축을 견지하는 비법이며, 마음의 평정을 이루는 실용적 지침을 제공하는 사상이다.

이 철학은 그리이스 철학자 제논(335-263 BC)이 창시한 후 노예부터 황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신봉한 사상이다. 노예출신으로 오로지 학문을 업으로 삼은 최초의 스토아철학자로 알려진 에픽토테스, 로마의 황제를 지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네로황제의 스승인 세네카가 대표적인 사람이다. 스토아철학의 주된 방법은 명상과 성찰, 그리고 실천적 훈련이다. 이 철학은 고통이나 삶의 도전을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도록 권장한다.

스토아철학의 핵심적 가치는 각 개인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삶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닥친 외부적 역경에 직면하여 흔들리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내면의 회복탄력성에 있다. 이는 한마디로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오뚝이 정신이다. 스토아철학을 다음의 3가지 원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이나 습관은 용기있게 도전한다. ②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날씨, 외부적 환경이나 시간의 흐름 등에 대하여는 이를 수용하는 겸허함을 간직한다. ③ 그것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인지, 통제할 수 없는 것인지를 구분을 할 수 있는 식견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3가지 원칙하에 우리가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변화시킬 수 없는 것에 대하여는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으므로 마음의 평정을 찾게 된다. 스토아철학은 우리로 하여금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하여 과감히 도전하고 변화를 위해 실천하도록 격려하고,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집착을 포기함으로써 지나친 걱정과 좌절의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스토아철학의 핵심적 원리 중의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발상이다. 이는 어떠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한때 삶에서 닥치는 불행이 행운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삶 속에서 겪게 되는 모든 일들은 다 좋은 일이고 잘된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이처럼 삶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인간 경험의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유덕(有德)한 풍모를 간직할 필요가 있다.

스토아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그의 명상록에서 “행복한 삶을 사는 데 필요한 것은 거의 없다. 그것은 여러분 자신 안에, 여러분의 사고 방식안에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진정한 마음의 평화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들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방식에서 발견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기애와 자기신뢰를 통한 훌륭한 삶의 지향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스토아철학에는 구체적인 행동을 위한 처세의 노하우나 삶의 방법이 도출될 수 있다. 스토아철학은 스스로 자신을 성찰하고 관리할 수 있는 내적능력을 함양하는데 있다. 다시 말해, 스토아철학의 핵심은 외부세계가 아닌 자신의 내부로 시선을 돌려 자신의 내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스토아철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뿐만 아니라’라는 문구를 들 수 있다. 가령 어느 컵에 들어 있는 물의 양과 관련하여 낙천주의와 비관주의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인식을 한다. 낙천주의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스토아철학의 입장으로, “아직도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물을 따라 마실 컵도 있다”라고 여기게 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본의 아니게 크고 작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게 된다. 육체보다 중요한 것이 정신이고, 외부보다 더 중요한 것인 내면이다. 내면적 인격의 연마가 사회적 성공과 개인적 자아성취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세네카 역시 “재앙은 미덕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고통이나 시련을 겪게 될 경우 자신의 내면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거나 신이 장차 큰 일을 맡기려고 단련의 기회를 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에게 소중한 어떤 것을 잃어 버렸을 경우에는 처음부터 갖고 있지 않아서 원래 상태로 돌아간 것으로 여기게 되면 크게 아쉬워 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스토아철학은 오늘날 외부세계에서 비롯된 삶에 지친 우리의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스토아철학에 있어서 중요한 핵심개념중의 하나는 자기신뢰라고 할 수 있다. 후기 스토아철학자로 평가받는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의 「자기신뢰」라는 책에서 “당신 자신을 자신 이외의 곳에서 찾지 말라”, “누구도 자신의 행위를 통하지 않고는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에머슨의 경구도 당신 자신을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하는 원천이 외부가 아닌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성공하는 훌륭한 인생은 무엇이고 이를 자기의 삶 속에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답은 각자 다를 수 있다. 에머슨의‘성공이란 무엇인가(What is Success)’라는 시에서 “자주 그리고 많이 웃고, 현명한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아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존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단 한 사람의 인생일지라도 행복해졌다는 것을 아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여 더 좋은 사회를 위하여 헌신하는 것이 바로 성공한 훌륭한 인생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러한 자기신뢰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위한 기초조건이 된다. 자기신뢰 속에 꾸준히 성찰과 명상을 하다보면 숭고(崇高)를 지향하는 인격적으로 고양된 삶을 살기 위해 실천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외부의 시선이나 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적 평온과 만족으로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가도록 안내하는 스토아철학의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토아철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의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떻게 해야 덕을 실천하면서 훌륭한 삶을 살수 있는지에 대하여 중요한 삶의 교훈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스토아철학은 오늘날 복잡하게 SNS로 상호연결된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고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길안내자(Wegweiser) 역할을 한다. 내면의 평정심인 아파테이아(Aphateia)가 우리를 행복에 이르게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What Is Success 성공이란 무엇인가

--- by Ralph Waldo Emerson 작성자 랄프 왈도 에머슨

To laugh often and much(자주 그리고 많이 웃고)

To win the respect of intelligent people and the affection of children(현명한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아이들로 부터 사랑을 받는 것)

To earn the approbation of honest critics and endure the betrayal of false friends(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신을 참아내는 것)

To appreciate beauty To find the best in others(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최선을 발견하는 것)

To give of one's self(자기 자신을 내어 주는 것)

To leave the world a bit better, whether by a healthy child, a garden patch, or a redeemed social condition(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건, 정원을 가꾸건, 사회적 조건을 바꾸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To have played and laughed with enthusiasm and sung with exultation(열정적으로 놀고 웃고 환희에 넘쳐 노래하는 것)

To know even one life has breathed easier because you have lived(자신이 한 때 이곳에 존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단 한사람의 인생일지라도 행복해졌다는 것을 아는 것)

This is to have succeeded.(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김용섭 전북대 로스쿨 교수(변호사)
김용섭 전북대 로스쿨 교수(변호사)

◆ 김용섭 박사 프로필

- 경희대 법과대학 법학과 졸업
-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 (법학석사)
- 제26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16기 수료
- 독일 만하임대 대학원 졸업 (법학박사)
- 법제처 행정심판담당관
- 한국법제연구원 감사
- 법무법인 아람 구성원 변호사
- (현) 전북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 변호사
- (현) 국회 입법지원위원,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회 위원
- (현) 한국행정법학회 회장, 한국조정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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