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친환경 포장지 제조기업 ‘에보웨어(Evoware)’가 해조류를 원료로 만든 제품

에보웨어의 먹을 수 있는 ‘엘로 젤로(Ello Jello) 컵’. [사진출처=에보웨어]
에보웨어의 먹을 수 있는 ‘엘로 젤로(Ello Jello) 컵’. [사진출처=에보웨어]

【뉴스퀘스트=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대체할 수 있는 해초로 만든 ‘엘로 젤로 컵’! 파티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엘로 젤로 컵은 2016년 설립된 친환경 포장지 제조기업인 인도네시아의 ‘에보웨어(Evoware)’가 해조류를 원료로 만든 제품이다.

에보웨어는 친환경 포장디자인으로 2017년 영국 엘렌 맥아더 재단의 '친환경 디자인 챌린지' 대회에서 최종 6위팀에 선정되었고, 네덜란드 엘스비어 재단의 '지속 가능한 제품'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에보웨어는 생분해 '바이오 플라스틱(Bio Plastic)'과 먹을 수 있는 신소재 컵 '엘로 젤로(Ello Jello)'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엘로 젤로 컵은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에 전분을 섞은 소재로 만들며 열을 가하면 젤라틴처럼 끈적끈적한 액체로 변해서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기 쉽다. 또한 굳은 상태에서 따뜻한 물에 담가도 쉽게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엘로 젤로 컵은 4가지 향과 색(일반/투명, 오렌지/노란색, 리치/빨간색, 녹차/녹색)으로 제공되며 150ml 용량이다. 할랄 인증과 HACCP 인증을 받았다. 4시간 연속해서 음료를 담아둘 수 있다.

컵에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아 유통기한이 짧아 냉장고에서 7일, 상온에서 3일 동안 보관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최대 30일 유지가 가능하다. 사용 후 먹거나 생분해성으로 집에서 퇴비화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기반으로 한 에보웨어는 2016월 2월 1992년생의 젊은 창업가 데이비드 크리스티안(David Christian)이 생명공학, 대량생산, 엔지니어링 디자인, 금융에 각각 특화한 4명의 전문가와 함께 설립해 생분해 가능한 바이오플라스틱 포장지를 생산해 주로 B2B로 판매한다.

설립한 지 두 달 만에 첫 제품으로 엘로 젤로 컵을 선보인 이후 2017년 9월 해조류로 만든 생분해성 포장지로 이 부문에서 세계 최초로 특허를 취득했다.

인도네시아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현황. [사진출처=세계경제포럼 2020]
인도네시아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현황. [사진출처=세계경제포럼 2020]

인도네시아는 매년 68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중 480만 톤이 잘못 관리되고 62만 톤이 바다로 누출된다.

특히 ‘티백용 봉투(Sachet)’는 크기가 작고 재활용 시장에서 가치가 낮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및 기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플라스틱 누출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자카르타에서 태어난 데이비드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국제 경영을 공부한 뒤 고국으로 돌아와 두 가지 문제점에 마주쳤다. 전세계에서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두 번째로 많은 나라라는 오명과 불합리한 유통 체계로 생계를 위협받는 가난한 해안 마을의 어부들이었다.

크리스티안은 어부들에게 질 좋은 해조류를 양식하는 법을 전파한 뒤 어부들이 재배한 해조류를 사들여 재가공하는 공생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해냈다.

인도네시아 내 플라스틱 폐기물의 70%가 음식 관련 패키지라는 사실을 감안해 햄버거, 일회용 라면 스프, 커피 믹스 등의 식품 포장에 주력하고 있다.

에보웨어는 현재 230여 개 회사의 요청으로 샘플을 발송했으며 이 중 80%가 해외 고객이다.

에버웨어의 친환경 포장재 [사진출처=에버웨어]
에버웨어의 친환경 포장재 [사진출처=에버웨어]

에보웨어가 만드는 먹는 포장지 원료로는 해조류 외에 카사바, 쌀, 아레카 야자 잎, 사탕수수 찌꺼기, 대나무, 자작나무 등이 있다.

카사바나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식물 봉투’는 방수 기능을 갖춰 쓰레기봉투나 일회용 비닐봉투를 대체한다.

쌀, 종이, 타피오카, 대나무 빨대와 자작나무, 대나무 숟가락, 포크, 나이프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제품이다. 아레카 야자 잎이나 사탕수수 찌꺼기로는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 음식물 모양을 보존할 수 있는 포장트레이를 만든다.

에보웨어의 포장재는 음식을 다 먹은 후 포장지를 버리지 않고 먹거나 퇴비화할 수 있어 음식물 용기 쓰레기 ‘제로화’가 가능하다.

#RethinkPlastic 캠페인 [사진 출처=RethinkPlastic 트위터]
#RethinkPlastic 캠페인 [사진 출처=RethinkPlastic 트위터]

에보웨어의 친환경 포장재는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인한 추가 환경 피해를 방지하고 개인과 기업이 지속가능한 재료로 만든 친환경 대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운동인 #RethinkPlastic 캠페인에 참여한다.

에보웨어는 2020년 1월 자카르타 정부와 “플라스틱 없이 성공하기(Siap Sukses Tanpa Plastik)”캠페인을 주최하는 등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끄는 많은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에보웨어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5개의 NGO와 파트너와 함께 벌인 캠페인은 총 16개이다. 캠페인에 동참한 인원은 총 3만3000명이고 396만 개, 85.8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였다.

에보웨어의 제품이 대체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수는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세계 56개국에서 플라스틱 빨대 490만개, 비닐 봉투 178만개, 티백 3만3천개, 스티로폼 용기 7만6천개, 플라스틱 식사용 기구(나이프, 포크, 스푼) 19만개, 플라스틱 컵 1만 3000개 이상이다.

에보웨어의 비전 [사진 출처=에보웨어]
에보웨어의 비전 [사진 출처=에보웨어]

에보웨어는 자산의 친환경 빨대를 구입하는 소비자(카페 등)에게 친환경 빨대 구입 보조금을 지원하고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방법을 교육하는 플라스틱 오염 방지의 협력 프로그램인 ‘와룽 레스타리(Warung Lestari)’를 운영한다.

와룽에 가입한 소비자는 6개월 간 한달마다 에보웨어의 친환경 빨대를 플라스틱 1000개의 가격과 동일하게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2019년에서 2022년까지 90개의 카페 등 소비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플라스틱 빨대 18만 7600개를 쌀로 만든 빨대로 전환했다.

이윤진 ESG연구자 겸 운동가
이윤진 ESG연구자 겸 운동가

그 외에도 담배꽁초 수거 후 업사이클링, 일회용 마스크 업사이클링 등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에보웨어는 직원 14명, 연 매출 100만 달러 이하의 작은 기업이다. 현재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제품이 가격 면에서 플라스틱과 경쟁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에보웨어는 깨끗한 미래를 위한 큰 변화의 시발점이다. 그들의 노력과 용기가 플라스틱 없는 깨끗한 세상을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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