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작전' 中 공산당의 서방 자유진영국 친중화 공작
김정은의 '대사변' 협박도 '정치작전'의 일환

북한 포병부대의 포격 장면. [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포병부대의 포격 장면. [사진=조선중앙TV/연합뉴스]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김정은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마치며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을 준비하자고 하였다.

그리고 연초에는 인민군 지휘관들을 모아 놓고 적들의 무모한 도발책동으로 하여 언제든지 무력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당 전원회의가 우리 혁명무력 앞에 제시한 전투적 과업들을 철저히 집행관철 해 나가자고 주문하였다.

그러더니 연일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수백 발의 포탄을 쏘아대는 도발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 퍼주어서 남은 것도 없을 터인데 마치 아직도 남아있는 듯 허풍떠는 딱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경비병을 재무장하고, 폭파했던 DMZ내 경계초소를 복원하였으며, 경의선 도로상에 지뢰를 매설하는 등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이 단순한 공갈이 아니라는 시위이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금년 4월에 계획된 한국의 총선거를 남조선 혁명의 호기로 판단하고 ‘대사변’을 언급하며 벌이고 있는 ‘정치작전(political operation)’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정치작전’은 중국 공산당이 오랜 기간에 걸쳐 전 세계 자유진영 국가를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작전으로 직접 전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 국가를 친중화 하기 위해 정치적인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무한정 시행하는 공작(工作)을 말한다.

일찍이 호주, 캐나다,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위험을 경고한 바 있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초한전(超限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공작은 상대 국가의 선거에 집중되는데 금년은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선거가 진행되는 해이기 때문에 주의 환기가 필요하다.

특히 1월13일로 예정된 대만의 선거(대만은 대선과 총선을 같은 날 치름)는 중국이 지지하고 있는 국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인지 현재 친미 정권을 잇는 민진당 후보가 당선될 것인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대(對) 대만 정치작전은 중국 전역 통일이라는 목표 아래 장제스(蔣介石) 정권이 대만으로 쫓겨가고 중국 공산당이 내륙 전체를 장악했던 1949년 10월부터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다.

그리고 이를 전쟁 또는 작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주체가 중국군이기 때문이다. 작전의 대표적인 형태는 ① 중국 내에서 사업하고 있는 대만 기업인에게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자신들이 지목하는 대만 정치인에게 정치후원금을 내도록 하여 정치권 내 친중 세력을 확대하는 것, ② 어린 학생들을 뽑아 전 기간 전액 장학금을 주어 중국 유명대학에 유학시키고, 거액의 연구비를 지원하여 유명 학자들을 포섭한 후 친중 논문을 발표하고 친중 세미나를 개최토록 하는 등 대학가와 지식인층에 친중 세력을 양성하는 것, ③ 운영이 어려운 대만 내 언론과 방송사를 매입하여 노골적으로 친중 방송을 하는 것, ④ 지자체장들을 중국으로 초청하여 무료 관광을 시켜주며 환심을 사는 것, ⑤ 주요 인물들은 허니-트랩(honey trap, 미인계)이나 부패 고리로 엮는 것 등이다.

공작을 위해 금전도 무한정으로 살포하였고 그 대상에는 군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 9월에는 대만 육군항공 조종사(중령)를 포섭하여 200억원을 줄테니 치누크 (CH-47)헬기를 몰고 대만 해역에 대기 중인 중국 항공모함에 착함하라고 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사건도 있었다.

또한 선거를 앞둔 최근 2년여에 걸쳐서는 연일 대만을 둘러싼 공중과 해상에서 실사격과 대규모 기동으로 위기를 조성하면서 인터넷을 통하여 ‘민진당=전쟁’, ‘국민당=평화’라는 구도를 만들어 확산시킴으로써 대만 국민들이 전쟁의 위협과 공포를 느껴 자연스럽게 친중 국민당 후보를 선택하도록 가스라이팅하고 있다.

한때 반공(反共)전선의 가장 첨병이었던 대만에서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주기적인 정권 교체가 가능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본과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본주의의 취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든 중국 정치작전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과거 수차례 친중정권이 집권하여 중국의 정치작전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법률, 조직, 의식 등 모든 방어체제를 스스로 허물어버렸다는 점이다.

북한도 한국을 대상으로 중국이 펼쳐온 이러한 정치작전을 그대로 자행해 왔는데 현재 한국도 스스로 빗장을 풀어버린 모습이다. 현재 군사력을 이용한 위협은 외형적으로 보이는 작전일 뿐, 이미 보이지 않는 작전은 전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간과하면 안된다.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중국 또한 현재의 한국 정권이 펼치고 있는 친미정책이 결코 달갑지 않기 때문에 대만 선거 이후에는 한국을 표적으로 적극적으로 이 작전을 펼쳐나갈 것이다. 거기에 한국의 제재 발표에 반발하여 경제보복을 언급한 러시아까지 그야말로 이번 한국의 총선거를 겨냥한 전체주의 국가들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문제는 이들의 ‘초한전’을 전쟁으로 보지 않고 여전히 외교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는 우리의 안일한 인식과 대응 자세이다. 특별히 경각심을 가지고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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