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관측기지 데이터 중요해… 다른 지역보다 색다른 정보 제공
영구 동토층 파괴, 식물 생태계 변화, 탄소 배출과 흡수 정보 막혀
“데이터 공유 중단은 연구에 심각한 도전”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북극의 기후 변화에 대한 정보가 상당부분 차단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북극 연구 기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공유가 중단됨에 따라 중요한 이 지역의 기후 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의 편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는 북극은 여러 연구 기지 네트워크를 통해 면밀히 모니터링되어 왔다. 이 가운데 21개 러시아 기지는 북극 국가들의 국제 컨소시엄인 ‘북극의 육상 연구 및 모니터링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INTERACT: International Network for Terrestrial Research and Monitoring in the Arctic)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북극의 기후 변화에 대한 정보가 상당 부분 차단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북극 연구 기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공유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사진=iStock free image]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북극의 기후 변화에 대한 정보가 상당 부분 차단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북극 연구 기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공유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사진=iStock free image]

러시아 관측기지 데이터 중요해… 다른 지역보다 색다른 정보 제공

시베리아 아한대 산림에 있는 이러한 관측 기지들은 독특한 지리적 위치로 그린란드, 스발바르 제도 및 캐나다 북부 일부 지역에서 수집된 데이터와는 다른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해 왔다.

논문의 선임 연구원인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의 에프렌 로페즈-블랑코(Efrén López-Blanco) 박사는 이러한 데이터 격차가 주는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갑자기 북극 대륙 절반의 데이터가 날라갔다. 러시아 관측소의 정보 부족으로 인해 북극 변화를 추적하는 능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이러한 우려는 로페즈-블랑코의 동료 과학자인 닐슨 마틴 슈미트(Niels Martin Schmidt) 교수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특히 광대한 타이가 숲(Taiga forest)에서 러시아 데이터를 제외하면 북극 생태계에 대한 추적이 대폭 제한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타이가 숲은 북반구의 냉대기후 지역에 드넓게 형성되어 있는 침엽수림 지대로 북반구의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의 냉대기후에서 동서방향 띠모양으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영구 동토층 파괴, 식물 생태계 변화, 탄소 배출과 흡수 정보 막혀

로페즈-불랑코 박사는 “러시아 연구 기지의 절반은 탄소 흡수에 중요한 지역인 아한대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바이오매스와 토양 유기탄소를 축적함으로써 북극 기후 시스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지들의 자료를 제외하면 편견은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데이터 부족은 단순히 지역적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로페즈-블랑코 박사는 “북극 데이터 부족은 기후 변화에 대한 우리의 글로벌 이해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포괄적인 데이터가 없으면 영구 동토층 파괴, 초목식물 생태계의 변화, 그리고 탄소 배출과 같은 기후 변화에 대한 지구 생태학적 반응을 추적하는 능력이 저해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데이터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그는 기존 연구 인프라를 강화하고 북부 스칸디나비아와 캐나다에 새로운 기지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로페즈-블랑코 박사는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에서 실종된 관측 기지와 유사한 조건을 갖춘 장소를 찾을 수는 있지만 재정적 부담은 상당히 크다. 결정은 자금 지원 기관, 정책 입안자 및 의사 결정 기획자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쿠크라이나 전쟁의 불똥은 북극의 기후변화 연구에도 튀고 있다. 2022년 2월 이후 러시아 지역의 관측기지에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끊겨 글로벌 지구변화 연구에 심각한 도전을 안겨주었다. [사진=The Artic Institute]
러시아-쿠크라이나 전쟁의 불똥은 북극의 기후변화 연구에도 튀고 있다. 2022년 2월 이후 러시아 지역의 관측기지에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끊겨 글로벌 지구변화 연구에 심각한 도전을 안겨주었다. [사진=The Artic Institute]

“데이터 공유 중단은 연구에 심각한 도전”

그는 러시아 내에 있는 기지를 통해 북극의 기후 변화 진행과 변화하는 생태계에 대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할 경우, 그 영향은 더 광범위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기후 변화를 추적하고 감지하는 능력이 저하되면, 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개발하는 솔루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요약하면, 러시아 북극 연구 기지의 데이터 공유 중단은 기후 변화 연구에 심각한 도전을 제시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글로벌 기후 변화에 직면하여 북극은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 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 극적인 변화는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의 광범위한 영향에 대한 명확하고 현존하는 신호다.

북극 온난화의 가장 가시적인 지표는 해빙과 빙하가 녹는 것이다. 이러한 용융은 해수면 상승의 원인이 돼 전 세계 해안 지역 사회에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변화하는 북극 기후는 이 지역의 야생동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냥과 번식을 위해 해빙에 의존하는 북극곰과 물개 같은 종은 빠르게 변화하는 서식지에 적응하기 위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생활 방식과 문화가 북극 환경과 얽혀 있는 원주민 공동체도 이러한 생태학적 변화와 씨름하면서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북극 온난화의 영향은 이 지역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기상 패턴에 영향을 미치며 폭염, 한파, 강렬한 폭풍과 같은 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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