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술자리 피하고 ‘건강한 수면 9시간’ 지키려고 노력해
‘고립 두려움(FOMO)’에 점차 신경 안써, ‘할머니 잠자리 스타일’ 챙겨
유흥산업도 변화… 늦은 파티 이른 저녁으로 바꿔
삼성그룹 2023년 ‘삼성글로벌수면연구’… 40세 이하의 수면효과 기성세대보다 더 높아”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수면 패턴 관련, 젊은 사람들이 지배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국 Z세대의 수면 습관이 더 일찍, 더 오래 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거나 노는 대신 Z세대 젊은이들은 9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위해 9시에 잠자리에 드는 “할머니 스타일”로 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18세부터 35세까지의 젊은이들은 건강을 위해 밤 늦게까지 놀기보다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을 택하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유흥산업도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Z세대의 수면 습관이 더 일찍, 더 오래 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밤 늦게 까지 술을 마시거나 노는 대신 Z세대 젊은이들은 수면 건강을 위해 9시에 잠자리에 드는 “할머니 스타일”로 변하고 있다. [사진=​​​​​​​Harvard Health]
미국 Z세대의 수면 습관이 더 일찍, 더 오래 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밤 늦게 까지 술을 마시거나 노는 대신 Z세대 젊은이들은 수면 건강을 위해 9시에 잠자리에 드는 “할머니 스타일”로 변하고 있다. [사진=​​​​​​​Harvard Health]

늦은 밤 술자리 피하고 ‘건강한 수면 9시간’ 지키려고 노력해

건강과 수면 시간 사이의 연관성을 깨닫게 된 젊은이들이 취침 시간을 앞당기고, 늦은 저녁 식사를 거절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로,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 digital native)' 세대라는 특징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Y세대)의 뒤를 있는 인구 집단인 Z세대는 인터넷과 IT(정보기술)에 친숙하며, TV와 컴퓨터보다 스마트폰, 텍스트보다 이미지,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한다. 아울러 관심사를 공유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익숙하여 문화의 소비자이자 생산자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

Z세대는 1990년대 경제 호황기 속에서 자라났지만 부모 세대인 X세대가 2000년대 말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안정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올해 19세인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여학생 엠마 크래프트(Emma Kraft)는 WSJ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일찍 잠자리에 드는 ‘이른 밤 부족(early night tribe)’이라며 “나는 9시 30분에 잠자리에 든다, 친구들에게 수면 일정을 더 잘 맞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고 말했다.

‘고립 두려움(FOMO)’에 점차 신경 쓰지 않아… ‘할머니 잠자리 스타일’ 챙겨

크래프트는 (수천 명의 술을 피하는 그녀의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는 오후 9시 이후에는 특별히 좋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늦은 밤 파티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오클라호마 주 털사에 사는 25세의 마델린 서그(Madelyn Sugg)도 이제는 술집을 1차, 2차 돌아다니는 바 호핑(bar-hopping)보다 이른 밤 잠자리를 선택하고, ‘고립에 대한 두려움(FOMO: Fear Of Missing Out)’보다 자기 관리를 우선시한다.

그녀는 “나는 FOMO의 느낌이나 커뮤니티 구축에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웠지만 적응해 훨씬 개선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일찍 잠자리에 들면서 저녁에 먹는 야식과 술값에 들어가던 비용 수백달러를 아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FOMO와 일련의 병적 증상인 '증후군(Syndrome)'을 조합한 용어로 ‘FOMO 증후군(FOMO syndrome), 또는 우리말로 '소외불안증후군', '고립공포증'이라는 새로운 병적 증상이 확산되고 있다.

'고립두려움(FOMO)'은 퇴근 후 저녁이나 밤에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을 경우 느끼는 소외감이나 불안감을 의미한다. 이러한 불안감은 늦게 자도록 유도해 올빼미형 인간으로 만드는 이유가 된다. [사진=픽사베이] 
'고립두려움(FOMO)'은 퇴근 후 저녁이나 밤에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을 경우 느끼는 소외감이나 불안감을 의미한다. 이러한 불안감은 늦게 자도록 유도해 올빼미형 인간으로 만드는 이유가 된다. [사진=픽사베이] 

​​​​​​​유흥산업도 변화… 늦은 파티 이른 저녁으로 바꿔

옥스퍼드사전 온라인판은 이 증후군은 “멋지고 흥미로운 일이 지금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주로 소셜미디어의 게시물에 의하여 유발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자신만 뒤처지고, 놓치고, 제외되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특히 퇴근 후 저녁이나 밤에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을 경우,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의미한다.

이 같은 추세 변화는 외식과 유흥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식당 평점 사이트 옐프에 따르면 오후 4~6시대 식당 예약 건수가 차지하던 비중은 현재 31%로 2017년 19%보다 높아졌다. 반면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의 예약 건수 비중은 줄었다.

뉴욕시에서는 낮에 식사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이른 시간 댄스파티를 여는 실험에 나섰다.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술집 '조이페이스(Joyface)'는 오후 5시에 시작하는 '마티네'(matinee, 보통 낮에 하는 공연) 행사를 작년에 네 차례 개최해 효과를 올렸다.

작년 12월 31일에 열린 마티네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정 대신 오후 8시에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했는데, 이날 행사는 대기자만 200명일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삼성그룹 2023년 ‘삼성글로벌수면연구’, "40세 이하 수면효과 기성세대보다 더 높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수면 장애 담당 전문의인 존 윙클먼은 최근 사람들이 수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니 기쁘다면서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사람들이 수면에 대해 조금 과민해진 것 같다"면서 새벽 3시 전에 일어나야 하지 않는 한 일찍 잠자리에 드는 본질적인 이점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일관된 취침 시간, 하루에 7~9시간 수면을 유지하는 것에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3년 한국의 삼성 그룹에서 진행한 삼성글로벌수면연구(Samsung Global Sleep Study)에 따르면 40세 이하가 50대, 60대, 70대에 비해 수면 효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특히 십대들은 신체와 두뇌가 발달하려면 다른 사람들보다 몇 시간의 추가 시간이 필요하며, 조기에 양질의 수면 습관을 길들이면 수명이 몇 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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