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의 골격 단단한 해면동물 이용, 300년간 바닷물 온도 분석 결과
공식적인 기록을 측정하기 시작할 때 이미 0.5도 상승
비판적인 과학자들, “카리브해 연구로 전체 해양을 대표할 수 없어”

호주의 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 때문에 상승한 기온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를 넘어섰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까지 파리기후협약 목표인 섭씨 2도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호주의 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 때문에 상승한 기온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를 넘어섰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까지 파리기후협약 목표인 섭씨 2도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새로운 연구가 맞는다면 지구 온난화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적어도 10년은 더 앞서 있다는 내용이 된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은 이 연구가 오류와 불일치로 가득 차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호주의 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 때문에 상승한 기온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를 넘어섰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까지 파리기후협약 목표인 섭씨 2도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추세라면 2030년 2도, 2040년 2.5도까지 상승할 수 있어”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는 2020년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7도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다른 과학자들은 연구 과정에서 노출된 여러가지 결함을 지적하면서 이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과학전문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는 이날 호주의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의 산호초 전문가인 맬컴 매컬러(Malcolm McCulloch)가 이끄는 연구팀의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동부 카리브해에서 채취한 고착형 해양동물인 해면동물(Ceratoporella nicholsoni)의 골격 표본을 이용해 지난 300년간의 해양 혼합 층의 기온을 분석, 종합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메컬러 교수는 라이브 사이언스와의 회견에서 “우리의 발견은 기존의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리의 사고에 커다란 변화를 제시하는 연구”라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막기로 목표를 정하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가 전 지구적 온난화를 초래했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그로 인해 산업화 이전보다 온도가 정확히 얼마나 상승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호주 연구팀은 카리브해에 서식하는 해면동물의 골격을 이용해 지난 300년 간의 기온을 분석 종합해 2020년 이미 섭씨 1.5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 추세라면 2030년까지 2도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Pngtree free image]
호주 연구팀은 카리브해에 서식하는 해면동물의 골격을 이용해 지난 300년 간의 기온을 분석 종합해 2020년 이미 섭씨 1.5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 추세라면 2030년까지 2도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Pngtree free image]

“산업화 이전”이 언제를 말하는지, 정확한 기준 없어

기후 과학의 주요 문제는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해 온난화가 시작되기 전, 혹은 산업화 이전 기준을 어디에서 설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20세기까지만 해도 해양 온도 기록은 선원들이 바다를 통과하는 항로를 도표화하기 위해 수집한 수백만 건의 관측 자료를 산발적이고 비표준화한 패치워크에 불과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후 과학자들은 이전에 산호와 같은 해양 동물, 얼음 및 퇴적물 코어, 또는 나무 알갱이 내부에 저장된 온도 기록 등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산업화 이후 온난화의 정도에 대해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2023년 데이터 세트를 사용한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구 온도는 1850년~1900년 평균보다 섭씨 1.34도 높았으며, 영국 기상청 데이터는 1.54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19세기 기온에 대한 더 나은 기록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다른 지역보다 기온의 자연 변동성이 적은 카리브해의 해면종을 조사했다

카리브해의 골격 단단한 해면동물 이용, 300년간 바닷물 온도 분석 결과

바위처럼 단단한 외골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해면종은 바닷물에서 스트론튬과 탄산칼슘을 끌어와 석회암 껍질에 층을 부지런히 추가하면서 천년 이상 살 수 있다.

연구팀은 30~90미터 깊이에서 여러 해면을 수집하고 분석한 이 동물의 표본을 채취해 지난 300년간의 해양혼합층(OML) 온도 변화를 분석했다.

골격의 특정 부분에서 스트론튬 대 칼슘의 비율은 바닷물이 따뜻해짐에 따라 감소하므로 과학자들은 나무 나이테를 읽는 것과 유사하게 신체 단면에서 300년 동안의 온도 기록을 측정할 수 있었다.

그들의 결과는 온난화가 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추정한 것보다 약 40년 빠른 1860년대에 시작되었음을 시사했다.

텍사스 대학의 생태학자이자 IPCC의 6차 평가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카밀 파르메산 교수.

그들은 1990년까지 지구 온도가 새로 정의된 산업화 이전 시대에 비해 이미 0.9도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비해 IPCC는 이때까지 0.4도 상승의 온난화를 추정했다. 

이는 결국 IPCC의 예상치보다 상승 폭이 0.5도 더 큰 것이며, 지구 온난화가 파리기후협약의 중간 관리 목표인 1.5도를 이미 돌파했음을 뜻한다.

비판적인 과학자들, “카리브해 연구로 전체 해양을 대표할 수 없어”

이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온난화 속도가 계속된다면 2020년대 말까지 2도의 기온 상승에 도달하고, 2040년에는 2.5도 상승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일부 기후학자들은 이 연구의 신빙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들은 호주 연구팀이 바다가 잘 혼합되어 있고 해면동물이 기록한 수온은 주로 태양열에 반응하는 깊이에서 나온 것이라고 가정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비판가들은 바다의 수온은 일정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일정하지 않은 매우 복잡한 엔진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

펜실베이니아 대학 지구시스템과학센터(Earth System Science Center)의 마이클 만(Michael Mann) 센터장은 "이 연구 결과에 대해 회의주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내 생각에는 세계의 한 지역에서 나온 해면종을 토대로 기기의 기록이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빙성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나한테는 별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텍사스 대학의 생태학자이자 IPCC의 6차 평가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카밀 파르메산(Camille Parmesan) 교수는 “바다의 한 부분의 온도가 다른 곳의 바다 온도를 대표할 가능성은 낮다. 카리브해의 자료를 전 세계 해양을 추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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