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미컬한 움직임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과 “개 꼬리 흔들기”와 맞아 떨어져
꼬리를 잘 흔드는 개를 선택적으로 사육하면서 오늘날 개로 진화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독일 막스 플랑크 심리언어학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인간과 개 사이의 유대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를 제시했다. 개들만의 독특한 꼬리 흔들기 행동 뒤에 있는 이유에 대해서다.

인간과 개의 관계는 인간 문명의 여명기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길다. 그러나 개가 왜 여우, 너구리, 늑대. 그리고 들개 등 다른 개과 동물보다 꼬리를 더 많이 흔드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영국 왕립학회의 생물학 전문 학술지 ‘생물학 회보(Biology Letters)’에 게재한 최근 논문에서 인간이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즐기는 것과 개의 꼬리 흔들기 행동의 진화 사이를 서로 연결하는 이론을 제시했다.

최근 과학자들은 개가 꼬리를 흔드는 이유에 대해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좋아하는 본성의 인간과 "개 꼬리 흔들기"와 맞아 떨어져 선택적 진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과학자들은 개가 꼬리를 흔드는 이유에 대해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좋아하는 본성의 인간과 "개 꼬리 흔들기"와 맞아 떨어져 선택적 진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픽사베이] 

리드미컬한 움직임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과 “개 꼬리 흔들기”와 맞아떨어져

다시 말해서 원래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좋아하는 본성의 인간은 이러한 움직임을 꼬리 흔들기로 나타내는 개들을 무의식적으로 선호했을 가능성이 컸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개는 인간과 더 잘 어울리고 사교적이 되기 위한 하나의 부산물로 꼬리를 많이 흔드는 애완동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꼬리 흔들기에서 파생되는 상호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진화의 기원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왜냐하면 길들인 개와 달리 늑대나 들개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개과 동물은 꼬리를 덜 자주 흔드는 데, 주로 의사소통을 위해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팀은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것은 학습된 것이 라기보다는 타고난 것 같다고 지적한다. 말하자면 선천적인 유전적 본능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키운 늑대와 개 새끼의 행동에서 알 수 있듯이, 개 새끼는 늑대와 달리 빠르면 태어난 지 3주부터 훨씬 더 자주 꼬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이러한 꼬리 흔들기와 관련해 연구팀은 두 가지 이론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길들여진 리드미컬한 흔들기(domesticated rhythmical wagging)" 이론으로, 원래 리드미컬한 인간이 더 빈번하고 리드미컬하게 꼬리를 흔드는 개를 선택적으로 사육했을 가능성이다.

“인간은 본래 리듬 시퀀스(rhythmic sequences), 특히 이벤트가 시간적으로 균등한 간격으로 배치되는 등시성 패턴을 인식하고 생성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그들은 주장했다.

꼬리를 잘 흔드는 개를 선택적으로 사육하면서 오늘날 개로 진화

인간의 인지 신경과학에 뿌리 박혀 있는 것으로, 즐거운 반응 및 보상 시스템 참여와 연결된 리드미컬한 자극에 대한 선호가 개에 대한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론은 "가축화 증후군(domestication syndrome)" 가설로, 꼬리 흔들기가 친근감을 위한 번식의 부수적인 결과일 수 있다는 가정이다.

이 아이디어는 길들여지기 위해 선택적으로 사육된 은여우(silver foxes)에 대한 연구에 의해 뒷받침되는 이론이다.

이는 후세대의 친근한 여우가 이 특성이 특별히 선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처럼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연구팀은 또한 다양한 개 품종에 따라 꼬리 흔들기 행동의 변화가 균일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사냥형 개는 양치기형 개보다 꼬리를 더 많이 흔든다.

궁극적으로 연구팀은 개가 꼬리를 흔드는 행동의 진정한 이유를 결정적으로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실험들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연구팀의 인간의 선호와 진화 과정이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의 가장 사랑스러운 특성 중 하나인 꼬리 흔들기를 어떻게 형성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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