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해부해보는 남자 여자, 그리고 여자(74)

성적 욕구, 각성, 윤활, 오르가슴, 만족도 크게 떨어져
여성성기능지수(FSFI) 낮아, 성적 기능 장애 수준까지 하락
코로나19 바이러스, 원숭이 수컷 고환과 성기 등 생식기에서 발견돼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지금도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인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의 다양한 측면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그 파급 효과는 건강과 웰빙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달리 주목할만한 것이 있다. 미국 보스턴 대학 톤 최근의 한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장기간의 코로나19(long Covid, 이하 장기 코로나) 여파가 여성의 성 건강에 미치는 우려를 조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장기 코로나, 그리고 여성의 성기능 장애 사이의 관계를 조사하여 팬데믹의 광범위한 영향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

미국 보스턴 대학 톤 최근의 한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장기간의 코로나19 여파가 여성의 성 건강에 미치는 우려를 조명했다. 여성의 성적 욕구를 떨어뜨린다는 내용이다. [사진= 어스닷컴]
미국 보스턴 대학 톤 최근의 한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장기간의 코로나19 여파가 여성의 성 건강에 미치는 우려를 조명했다. 여성의 성적 욕구를 떨어뜨린다는 내용이다. [사진= 어스닷컴]

성적 욕구, 각성, 윤활, 오르가슴, 만족도 크게 떨어져

이 연구를 이끈 이 대학의 심리학 및 뇌 과학과 아멜리아 M. 스탠턴(Amelia M. Stanton)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섹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몸이 섹스를 할 준비가 덜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학술지 ‘성의학 저널(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서 스탠턴 교수는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일부 여성들의 경우, 장기 코로나 증상이 실제로 그들의 성적 웰빙에 생리적,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전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사람들의 성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지만 이번 연구는 장기 코로나가 여성의 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한 최초의 연구”라고 강조했다.

연구원들은 여성성기능지수(FSFI: Female Sexual Function Index)를 사용하여 2000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성적 욕구, 각성, 윤활, 오르가슴, 만족 및 통증을 포함한 다양한 차원의 성기능을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성 건강 연구 분야에서 확립된 척도인 FSFI를 이용한 연구 결과 코로나19 감염 상태에 따라 여성의 성적 웰빙에 뚜렷한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다.

특히,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성적 욕구, 각성, 윤활, 만족 수준이 훨씬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놀랍게도 장기 코로나로 고통받는 여성은 성기능의 여러 측면에서 심각한 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FSFI 점수는 성적 기능 장애 범위에 속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장기 코로나가 성 건강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섹스와 성적 욕구는 남녀 모두 중요한 웰빙의 일부분이다. 과학자들은, 특히 '장기 코로나'가 남녀 모두 성적 웰빙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숭이 대상 연구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수컷의 고환과 음경 등 생식기에서도 발견되었다. [사진=픽사베이]   
섹스와 성적 욕구는 남녀 모두 중요한 웰빙의 일부분이다. 과학자들은, 특히 '장기 코로나'가 남녀 모두 성적 웰빙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숭이 대상 연구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수컷의 고환과 음경 등 생식기에서도 발견되었다. [사진=픽사베이]   

여성성기능지수(FSFI) 낮아, 성적 기능 장애 수준까지 하락

바이러스 감염 후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지속되는 다양한 인지적 및 신체적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장기 코로나는 그동안 환자와 의료 서비스 제공자 모두에게 관심의 초점이 돼 왔다.

스탠턴 교수의 연구는 장기 코로나가 여성의 성적 웰빙에 미치는 생리적, 심리적 피해를 조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주제는 상대적으로 충분히 탐구가 이루어진 분야가 아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장기 코로나가 미치는 영향의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19 회복 및 치료에 성 건강을 통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펜웨이 연구소(Fenway Institute) 소속 임상 건강 심리학자이기도 한 스탠튼 교수는 “성, 성적 취향, 성기능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금기시되는 주제다. 그러나 환자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섹스에 대한 문제에 대해 공개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펜어웨이 연구소는 노스이스턴 대학 학생들이 설립하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연구소로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상대로 한 헬스케어, 연구 및 옹호 단체이다.

이번 연구는 또한 코로나19가 인간 건강과 웰빙의 다양한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연구 문헌의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원숭이 수컷 고환과 성기 등 생식기관에서 발견돼

이전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임신 가능성을 둘러싼 신화가 불식되어 출산이나 임신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탠트 교수는 이에 대해 좀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회의감을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19가 임신이나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암시다.

앞으로 스탠턴 교수는 더욱 다양한 성적 및 성별 정체성을 포함하도록 코로나19 관련해 연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2022년 2월 미국 루이지애나에 있는 툴레인국립영장류연구센터(TNPRC) 연구원들은 3마리의 수컷 붉은털원숭이(히말라야 원숭이)를 코로나19에 감염시킨 뒤 감염 부위를 감지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장치로 전신스캔을 실시했다.

이 연구를 이끈 미국 보스턴 대학 심리학 및 뇌과학과의 아멜리아 M. 스탠턴 교수. 

여기에서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붉은털원숭이 수컷의 생식기 조직을 일관되게 감염시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이러스가 어떻게 신체에 침입하고 어떻게 제거되는지 추적하기 위해 반복적이고 순차적으로 스캔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양전자방출 단층촬영 장치였다.

코로나19, 여성과 남성 모두 성적 웰빙에 영향 미쳐

바이러스가 폐 같은 기관에 집중돼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연구진은 놀랍게도 전립선과 고환, 음경 및 그 주변 혈관에 바이러스가 몰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에 걸린 남성 환자 중 10~20%가 발기부전 등 생식기 기능장애를 보고했다는 점에서 남성에게 더 주의가 필요하게 됐다.

이 연구를 이끈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팀은 “그곳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원숭이들이 수컷이라는 것도 바이러스가 밀집된 신체부위를 보여주는 영상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코로나19 감염 남성에게 발기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은 일반 남성에 비해 3배~6배 더 높다. 이들 남성 환자는 고환 통증, 정자 수 감소, 정자 질 저하, 생식력 저하, 생식샘저하증의 증상도 보고했다.

이런 증상을 보이면 고환에서 생산되는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줄어들어 성욕 저하, 성기능 저하, 가임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어쨌든 코로나19, 그리고 장기 코로나가 여성과 남성의 성적 욕구를 떨어뜨리고 인간의 기본적인 웰빙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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