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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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능력을 키우고 싶은 그대여 와인을 마셔라!

【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 칼럼리스트 】 우리들의 일상은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거의 매일 특별한 일이 아닌 한 무의식적으로 반응하기에 우리는 그 세세한 과정에 신경을 쓰지 않지만 사실은 매순간 감각을 통해 느끼고 그것을 감정으로 표현하거나 이성적으로 해석하여 그 다음 행동을 이어간다. 이 와중에 철학적으로는 감성이라는 감정과는 다른 차원의 이성의 반대되는 혹은 이성의 보완 장치로서의 개념의 특성이나 능력도 갖게 된다.

감정은 확실히 이성의 반대 개념일 수 있으나 제가 보기에는 감성은 이성의 반대개념일 수도 혹은 이성의 한 부분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일단 용어에 대한 정의부터 살펴보고 그 다음 이야기를 진전시켜 나가 보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출처 : 네이버)

● 감각(感覺, sense) : 

1. 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림.

2. 사물에서 받는 인상이나 느낌.

● 감정(感情, feeling(s), emotion, sentiment) :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 감성(感性, sensitivity, sensibility, emotion)

1.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

2. 철학에서 이성(理性)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외계의 대상을 오관(五官)으로 감각하고 지각하여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 능력.

● 이성(理性, reason, rationality)

1.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감각적 능력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2. 철학 진위(眞僞), 선악(善惡)을 식별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능력.

3. 철학 칸트 철학에서, 선천적 인식 능력인 이론 이성과 선천적 의지 능력인 실천 이성을 통틀어 이르는 말. 좁은 의미로는 감성, 오성(悟性)과 구별되어 이데아에 관계하는 더 높은 사고 능력을 말하기도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외부 자극이나 현상에 대해 시각, 후각, 촉각 등의 감각을 통해 인식하거나 인지하고 이것에서 감성과 감정이 생기는 것 같다. 동물이 감성은 모르겠으나 감정은 확실하게 갖고 있는 것 같디. 그리고 인간은 사람이 동물과 다르다는 기준이 되는,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인 이성도 갖고 있는데 이 이성은 오감의 감각을 통한 감성과 감정을 통해 생기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때론 감정을 억누르게 하는 힘이 이성이라고도 하고 정의감 같은 경우는 오히려 이성으로 인해 더 증폭되고 폭발하는 감정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주자학에서는 사단칠정(四端七情)을 놓고 이황의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과 기대승의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이 충돌하기도 했다. 둘 다 이성과 감정에 관한 논리이니 딱히 어느 것이 더 맞다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사단(四端)은 아는 바와 같이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네가지 마음으로 맹자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인(仁)에서 우러나오는 측은지심, 의(義)에서 우러나오는 수오지심, 예(禮)에서 우러나오는 사양지심, 지(智)에서 우러나오는 시비지심을 말한다.

달리 말하면 이것이 없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도 된다.

칠정(七情)은 사람이 지니고 있는 일곱 가지 감정인 기쁨(喜)ㆍ노여움(怒)ㆍ슬픔(哀)ㆍ즐거움(樂)ㆍ사랑(愛)ㆍ미움(惡)ㆍ욕심(欲)을 뜻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 감정들 말고도 사람들에게는 시기심과 질투심도 있고 실망감과 공허감도 있지요. 공포감과 우울함도 우기자면 칠정의 조합이라 볼 수도 있으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포감과 우울함도 별도로 구분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칠정도 없는 사람도 역시 사람이 아니긴 하나 성인이거나 소시오패스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허나 각 종교의 신도 칠정은 있는 것 같으니 성인이 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짓궂은 생각도 든다.

상대적으로 자신에게나 남에게나 해가 되는 감정은 죽이고 덕이 되는 감정은 증폭시켜 함께 누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게 진정한 성인이 아닐까 생각하고 인간을 만든 창조주가 있다면 그걸 원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오욕칠정의 존재라고 한다. 칠정은 앞에서 언급한 것과 동일하지만 오욕(五慾)은 사람의 다섯가지 감각기관(눈, 코, 입, 혀, 몸)이 느끼는 빛(色), 냄새(香), 소리(聲), 맛(味), 촉각(觸)의 다섯가지 분야(오경(五境))에 집착해서 야기되는 다섯가지 욕망으로 재물욕(財物慾), 명예욕(名譽慾), 식욕(食慾), 수면욕(睡眠慾), 색욕(色慾)이라고 하여 달리 보면 칠정의 욕심을 5가지로 풀어쓴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해본다. 불교에서는 이 오욕칠정이 인간을 고통속에 헤매게 하는 나쁜 것이라고 보고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 지나치면 안되지만 적절하게만 제어된다면 참 좋지만 인간의 욕망이나 감정이 절제가 안되기에 불교에서는 이의 극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감정이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서 갖게 되는 느낌이나 마음 상태라면 감성은 그런 자극이나 자극의변화를 느끼는 성질이나 그런 걸 인식하는 능력이니 감성은 감정과는 다른 세계를 표현한다.

소위 칠정을 느끼는 상태가 감정이라면 감성은 칠정을 느끼는 민감도나 ‘아 내가 지금 그 상태구나’라는 걸 인식하는 능력이니 감정보다는 객관화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단계가 되어 그 다음 이성적으로 그걸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제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는 전단계라고나 할까?

따라서 감성을 유지하고 갖는다는 것은 이성적으로 살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준다고도 볼 수 있겠다. 즉 타인과의 공감능력의 전제 조건이 되는 것이 감성이 아닌가 싶다.

21세기 들어 감성지수와 공감능력과 협업능력이 중요하다고 경영학이나 여러 분야에서 이야기들을 한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로 빨리 접어들면서 꼰대라는 단어가 생겨나는데 이는 나이에 상관없이 꼰대의 대표적인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공감 능력 제로 거나 부족한 상태인 것 같다.

꼰대가 되기 싫은 그대여 와인을 마셔라!     

공감능력이 줄어드는 이유는 나이가 들다 보니 경험이 많아져서 자신이 소싯적이나 젊었을 때 몰라서 함부로 말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 젊은 세대들에게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교훈삼아 들려주려는 나름의 선한 욕심 때문에 듣기보다는 먼저 말하게 되면서 공감을 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되는 것 같다.

하나 생각치 못한 것은 자신이 젊을 때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노화에 따라 감각 능력이 떨어지면서 그에 따라 감성도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감정 표출이 단순하면서도 그 강도가 심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

감성지수와 공감능력은 비례하고 협업 능력 또한 공감능력과 비례한다고 생각이 되는데 이 중에서 출발점은 감성 지수라는 생각이다. 감성이 뛰어난 사람은 공감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협업 능력도 뛰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 감성은 어디서 생겨날까?

바로 감성은 감각을 통해 받아들이는 속도와 깊이, 폭의 정도이고 그 특질이니 기본적으로 감각능력을 발달시키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단순히 감각만 계발할 것이 아니라 여기에 지적 요소까지 가미하게 되면 감성은 그 넓이와 깊이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좋아하는 낭만도 감성의 영역이다.

그런데 감성 능력을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에서 그걸 제대로 느끼고 즐기려는 마음 가짐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미식을 즐기고 맛과 향의 다양함을 즐기는 것이 필수적일텐데 여기에 와인이 그 수단이 될 수 있다.

가장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머리까지 만족시켜줄 에피소드까지 있으니 이 이상의 감각개발의 주요 원천은 없다.

뇌과학자들이 밝힌 인간의 다양한 활동과 행위 중에서 와인을 마실 때가 가장 뇌가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만으로도 이는 증명이 된다.

감각과 감성을 동시에 계발할 수 있는 행위가 와인 마시는 것이라는 말이다.

자!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이제 와인을 마시면 인간으로서 더욱 풍요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와인을 마시는 당신은 이미 감성과 공감과 협업 그리고 이성의 높은 단계에 도달해 있다는 것이 필자의 개똥철학이다.

반대로 와인을 시작하겠다는 마음은 감성과 공감, 그리고 협업과 이성의 한 차원 높은 단계로 가는 목표점의 반은 이미 도달한 셈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낭만적이고 싶다고?

낭만을 즐기고 싶다고?

낭만에는 칠정중 좋은 세가지 기운인 희와 락과 사랑이 거기에 있다.

세상을 살아갈 만한 에너지도 거기에 있다.

하나 나머지 네가지 감정도 인생에서는 양념이자 자가 발전의 요소로서 필요한 것이 아닐까?

다만 거기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지 않고 헤어나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다.

와인은 단순한 알코올 음료가 아니라 분위기까지 전달하고 나쁜 기운을 극복할 위로의 에너지원도 될 수 있다.

정신을 딴 곳에 팔게 하는 것도 심연의 늪에서 탈출구가 될 수 있을테니까.

칠정중 좋은 삼정의 상태인 낭만을 즐기고 나쁜 사정의 기운을 최소화하고 짧게 하는 와인을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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