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의 과기누설(83)

철분 보충은 장기 코로나 예방과 치료에 큰 효과
헤모글로빈 생성 방해해 빈혈 일으켜, 피로 후유증 시달리기도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10% 이상 ‘장기 코로나’에 시달려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코로나19보다 더 무섭다는 장기코로나(long COVID).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후에도 계속되는 피로를 떨쳐버릴 수 없다. 그리고 각종 후유증에 시달린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극소수가 아니다. 감염에서 회복한 사람 가운데 무려 10% 이상이 이러한 증상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는 분명히 밝힐 수 없는 미스터리였다. 그러나 최근 그 비밀이 밝혀졌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철분 수치가 낮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10% 이상 ‘장기 코로나’에 시달려

그러면 왜 철분 부족이 생기는 것일까?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원래부터 철분이 부족한 상태였을까? 아니면 코로나19가 철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일까?

철분은 폐에서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단백질인 헤모글로빈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미네랄이다. 철분은 성장, 발달, 정상적인 세포 기능, 일부 호르몬과 결합 조직의 합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보통 붉은 살코기, 그리고 가금류와 같은 특정 식물 및 동물성 식품에서 철분을 얻는다. 식물성 기반의 철분에는 비헴 철(non-heme iron)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동물성 제품에서 나오는 발견되는 헴 철(hem iron)만큼 효율적으로 흡수되지 않는다. 흡수율은 비헴 철이 30%인데 비해 헴철은 70% 정도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타민 C나 동물성 단백질과 함께 섭취하면 비헴 철 성분의 흡수를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신체가 철분을 관리하는 방식을 방해하여 철분 결핍이나 비정상적인 철분 저장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감염이 악화되고 코로나19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핵심 내용이다.

철분 보충은 장기 코로나 예방과 치료에 큰 효과

연구진은 처음으로 코로나19에 걸린 214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철분과 관련해 면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참가자들의 염증 정도, 혈중 철분 함량, 철분 관리 관련 유전자의 작동 여부, 적혈구 생성 정도 등 건강 상태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다.

이 정보를 비교 관찰함으로써 연구팀은 장기 코로나의 특성 세트를 식별할 수 있었다. 결국 철분 결핍이 큰 원인라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감염 후 최대 1년 동안 신체의 적혈구 수가 적은 상태인 염증과 빈혈 징후를 계속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빈혈로 인해 신체 조직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사람들이 피곤하고 허약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장기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연구에 따르면 장기 코로나의 경우 환자는 철분 수치가 비정상적이어서 신체가 철분을 처리하는 방식에 불균형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연구팀은 철분 관리를 제어하는 유전자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코로나19가 이러한 규제 메커니즘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관성은 몸 속의 철분 관리 문제가 코로나19 발병 기간과 질병 증상의 심각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헤모글로빈 생성 방해해 빈혈 일으켜, 피로 후유증 시달리기도

연구팀은 장기 코로나 환자들에게서 '스트레스 적혈구 생성(stress erythropoiesis)'이라는 과정의 징후를 발견했다.

이는 신체가 감염과 같은 스트레스나 염증에 반응하면 더 많은 적혈구를 빠르게 생성하려고 시도하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후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장기 코로나는 분명히 밝힐 수 없는 미스터리였다. 그러나 최근 그 비밀이 밝혀졌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철분 수치가 낮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 UC San Francisco]
장기 코로나는 분명히 밝힐 수 없는 미스터리였다. 그러나 최근 그 비밀이 밝혀졌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철분 수치가 낮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 UCSF]

공동 저자인 옥스퍼드 대학의 할 드레이크스미스(Hal Drakesmith) 교수는 "이런 ‘스트레스 적혈구 생성’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적혈구에 철분이 적어 산소 운반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이는 신진대사와 에너지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백혈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보호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감염의 급성 단계에서 철분 보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기 코로나의 잠재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 저널 최근호에 실린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철분의 충분한 섭취가 질병 회복은 물론, 장기 코로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장기 코로나의 증상: 이 상태는 몇 달 동안 지속되며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휴식을 취한 후에도 극심한 피로감을 경험한다. 또한 집중력과 기억력이 크게 줄어드는데, 이 증산을 ‘뇌 안개(brain fog)’라고도 한다.

다른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숨가쁨, 흉통,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 이전에는 쉬웠던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또한 심장 두근거림, 빠른 심박수와 같은 심장 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근육과 관절에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미각이나 후각을 상실하며 이러한 감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불면증에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불안 또는 우울증을 경험할 수도 있으며 메스꺼움, 설사, 복통, 식욕 부진 등의 소화 장애도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활동을 악화시킨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일상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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