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의 과기누설(84)

알약으로 물리적인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원리에 기반
근육량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심폐 기능도 향상시켜
운동할 수 없는 환경의 환자들에게 큰 도움
그러나 ‘좌식 생활’에 빠진 현대인에게 “운동을 완전 잃게 만들 수도”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운동만큼 좋은 보약은 없다. 무엇보다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근육량을 높여 신체 능력을 높인다. 그러나 요즘과 같이 ‘좌식생활(sedentary behavior)’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운동의 현장으로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

의사들은 건강을 개선하고 보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운동을 처방해 왔다. 그러나 미래에는 한 알의 약을 먹는 것만으로 운동과 동일한 이점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제 과학자들은 적어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한 캡슐의 약을 통해 쥐 세포 내에서 운동으로 인한 신체적 향상과 꼭 같이 모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화학물질을 보고했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알약으로 물리적인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원리에 기반

이 연구는 심부전 및 신경퇴행성 질환을 포함해 사람들의 근육 위축 및 기타 의학적 문제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놀라운 발견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습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 의과대학 과학자들이 주도한 이 연구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화학회(ACS)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이 연구의 수석 조사관인 바하 엘겐디(Bahaa Elgendy) 교수는 "우리는 운동을 대체할 수 없다. 운동은 모든 수준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운동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에게는 대체 수단이 필요한 경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운동은 신체만이 아니라 정신에도 모두 유익하다. 마취과의 엘겐디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운동의 강력한 신체적 효과, 즉 근육 개선과 함께 근육 세포의 신진 대사와 성장을 향상시키는 운동의 능력을 약으로 요약하고 싶었다.

이러한 효과를 모방할 수 있는 약물은 나이가 들거나 암, 특정 유전적 질환, 또는 정기적인 신체 활동을 수행할 수 없는 기타 이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근육 위축 및 약화를 상쇄할 수 있다.

엘겐디 교수에 따르면 그들이 개발한 약물은 지방과 근육 모두의 손실을 유발하는 새로운 체중 감량 약물 등을 대신할 수도 있다.

근육량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심폐 기능도 향상시켜… 운동할 수 없는 환경 환자들에게 큰 도움

요약하자면 연구의 핵심은 운동을 할 때 활성화되는 신체 신호를 약을 통해 화학적으로 자극해 근육의 신진대사를 증가하는 원리다. 최근 개발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비만 치료제와 맥을 같이 한다.

운동과 관련된 대사 변화는 에스트로겐 관련 수용체(ERR)로 알려진 특수 단백질의 활성화로 시작된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ERR를 조절하는 알약을 만들었다.

이 수용체는 알파(ERRα), 베타(ERRβ), 감마(ERRγ)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이 모든 단백질은 근육세포의 에너지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근력 운동은 ERR을 활성화하고 지구력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ERR을 제거했을 경우,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근육의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10년 간의 연구 끝에 엘겐디와 그의 동료들은 운동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가장 까다로운 표적인 ERRα를 포함하여 세 가지 형태를 모두 활성화할 수 있는 ‘SLU-PP-332’라는 화합물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유형의 ERR은 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적응과 근육의 기타 중요한 생리학적 과정을 조절한다. 다시 말해서 운동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인 것이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실제 시험에 들어갔다. 그들은 이 화합물이 피로 저항성 유형의 근섬유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설치류의 런닝머신(쳇바퀴)에서 달릴 때 지구력이 향상되는 등 체력이 향상되는 것을 발견했다.

뿐만이 아니다. 지구력 향상 외에도 비만과 심부전을 비롯해 신장 기능 저하 같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알약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쥐 심장 근육 세포의 약 1만5000개 유전자에서 유전자 발현의 척도인 RNA를 관찰하여 SLU-PP-332의 효능을 새로운 화합물(알약)의 효능과 비교했다.

운동만큼한 보약은 없다. 그러나 요즘처럼 '스크린 타임'에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운동은 낯설게 느껴진다. 최근 미국 과학자들은 운동 효과를 거의 꼭 같이 낼 수 있는 약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다. 앞으로 운동은 인류의 역사에서 사라질 지도 모른다. [사진=픽사베이]  
운동만큼한 보약은 없다. 그러나 요즘처럼 '스크린 타임'에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운동은 낯설게 느껴진다. 최근 미국 과학자들은 운동 효과를 거의 꼭 같이 낼 수 있는 약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다. 앞으로 운동은 인류의 역사에서 사라질 지도 모른다. [사진=픽사베이]  

그러나 '좌식 생활'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운동을 완전히 잃게 만들 수도

그 결과 새로운 화합물은 RNA 존재의 더 큰 증가를 촉진하여 운동 효과를 더 강력하게 시뮬레이션 한다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한 새로운 화합물을 개발할 때 안정성 및 낮은 독성 등을 고려해 바람직한 특성에 맞게 분자를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래 SLU-PP-332는 뇌로 통과할 수 없다. 그러나 새로 개발된 일부 새로운 화합물은 뇌로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뇌에서 ERR 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엘겐디와 그의 동료들은 그들이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 회사 펠라고스 파마슈티컬스(Pelagos Pharmaceuticals)를 통해 여러 동물 모델에서 새로운 화합물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그들은 또한 신경퇴행성 장애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으로 보다 안전한 화합물을 개발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알약이 최근 의약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와 같이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컴퓨터와 인터넷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스크린 의자(screen seat)’에 익숙해 ‘운동을 잊어버린’ 일반 현대인들에게도 커다란 희소식이기 때문이다.

아마 앞으로 인류의 역사에서 ‘운동’이라는 개념도 점차 사라질지도 모른다. 먼 조상들의 신화와 전설처럼 들릴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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