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이지 재능 파는 장사꾼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 예술을 버리지 않겠다"
전 부인 라오민리(饒敏莉)와의 러브 스토리도 화제

가난한 영화 황제 푸다룽. 대 스타이면서도 자발적 가난의 인생관으로 MZ 세대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베이징칭녠바오.
가난한 영화 황제 푸다룽. 대 스타이면서도 자발적 가난의 인생관으로 MZ 세대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베이징칭녠바오.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에는 배우들이 엄청나게 많다. 한국과 비교해도 최소한 30배는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중에서 영화 황제라고 불린다면 진짜 대단하다고 해야 한다.

유명세를 이용해 광고나 예능 프로그램을 찍을 경우 요즘 한창 뜨는 배우인 양미(楊冪. 38)나 황샤오밍(黃曉明. 47)등이 부럽지 않을 엄청난 부도 쌓는 것이 가능하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부도와는 거리가 먼 걸어 다니는 중견기업이 되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 길을 거부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그런데 중국에 밥숟가락을 내려놓는 그날까지 절대로 광고를 찍는 것 같은 상업적인 경제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보유한 배우가 진짜 있다. 주인공은 바로 팬들이나 업계 종사자들에 의해 영화 황제로 불리는 푸다룽(富大龍. 48)으로 일본이나 동남아는 말할 것도 없고 할리우드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러브콜도 꽤 많이 받는 것으로 소문이 파다하다. 그러나 그는 이것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사익만 챙긴다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정한 개념 예술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연예계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들의 16일 전언에 따르면 간쑤(甘肅)성 톈수이(天水)시 출신인 그는 황제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스펙이 엄청나다. 우선 11세의 어린 나이에 데뷔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명문 베이징영화학원에 입학할 수 있었다. 게다가 수석으로 졸업도 했다. 이 정도 되면 두 말이 필요 없으나 아직 끝이 아니다. 연기 역시 뛰어나다. 이는 주변 동료들이 이구동성으로 인정하는 바이기도 하다.

재능도 장난이 아니다. 무술의 고수일 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조예가 전문가만큼이나 상당히 깊다. 수필집과 대본을 출판하기도 했다. 상복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배우로서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았다. 한마디로 완벽하다.

가정적으로도 괜찮았다. 전 인구의 절반이 본다는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구정 특집 프로그램인 롄환완후이(聯歡晩會)에 출연한 기록을 세운 전 부인 라오민리(饒敏莉. 40)와의 러브 스토리를 잠깐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녀는 푸다룽과 결혼하기 전에는 진짜 엄청나게 잘 나갔다. 당시 양미보다도 더 유명했던 판빙빙(范冰冰. 43)이 우습게 보일 정도였다고 해도 좋았다.

하지만 푸다룽과 교제하기 시작한 이후 그녀는 주변의 기대처럼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아니 연인의 신념에 따라 연예계의 첸구이쩌(潛規則. 관행)를 거부, 성장을 포기했다고 봐야 옳다. 연예계 종사자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쉬쉬 하는 이른바 성 상납, 이중 계약서 작성 등의 적폐에 동참하지 않아 웬만한 배우들은 눈 질끈 감고 따먹는 달콤한 과실을 맛보지 못한 것이다.

이런 그녀의 고집은 2010년 푸다룽과 결혼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남편의 뜻에 따라 일체의 광고나 예능 프로그램 등의 출연 역시 거부했다. 당연히 유명 연예인이면서도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아이 하나를 키우면서 시댁의 신세를 상당히 졌다고 하니 이렇게 단언해도 괜찮다. 그 남편에 그 부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최종적으로 남편이 추구했던 이상인 자발적 가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진정한 예술가의 길을 가자는 푸다룽의 뜻을 끝까지 따르지 못한 것이다. 상당히 괜찮았던 러브 스토리는 이혼이라는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그는 억만금을 긁어모아도 시원치 않을 대 배우이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정말 어렵다. 부인과 이혼한 이후에도 자녀와 부모의 집에 얹혀 산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할 수 있다. 하기야 영화나 드라마도 본인이 원하는 것에만 출연하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나는 35년 동안 광고를 단 한 편도 찍지 않았다. 예능 프로그램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생활 형편이 좋을 까닭이 없다. 그러나 나는 예술가이지 재능을 파는 장사꾼이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 예술을 버리지 않겠다. 광고를 찍을 바에야 차라리 택배 기사를 하거나 대리운전을 하겠다.”는 말로 늘 자신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한다.

최근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비롯한 일부 매체들은 그의 이런 신념과 관련한 특집 기사를 실어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도 있다. “그에게는 현재 달랑 200 위안(元.3만7200 원) 밖에 없다고 한다. 요즘 젊은 MZ 스타들의 등에 땀이 흘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내용도 기가 막혔다.

그는 가난 탓에 주변 지인들에게 제대로 밥도 한 끼 제대로 못 산다고 하나 대외적인 평판은 엄청나다. 매스컴에서 그의 자발적 가난을 극찬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베이징영화학원 1년 후배인 황샤오밍이 그의 앞에만 서면 지극히 공손해지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하기야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MZ 세대들까지 매년 그를 존경하는 인물로 거론하고 있다면 굳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연예계의 진정한 파워 엘리트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그는 현재 중국영화연기예술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의 공로나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인생관으로 볼 때 향후 회장으로 취임하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난한 예술가의 운명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영화 황제로 불리면서도 가난한 배우로 남는 것은 아무래도 숙명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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