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중국 배터리 업체 강세 꼽혀
지난해 국내 배터리셀 및 양극재 업체들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전년 대비 ↓
LG엔솔 'AA/안정적', SK온 'A+/안정적'...포스코퓨처엠 'AA-', 에코프로비엠 'A2' 받아

한국신용평가가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주요 업체의 재무지표가 과거 대비 약화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김민우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주요 업체의 재무지표가 과거 대비 약화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김민우 기자]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 상승 등으로 올해 이차전지 주요 업체 재무지표가 과거 대비 약화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신평은 25일 '이차전지 크레딧 이슈 점검'을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설명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3사 합산 영업이익은 4조원, 영업이익률은 4.7%대로 나타났다.

미국 IRA 관련 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2조원, 영업이익률은 2.6%대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나 영업이익률은 4%에서 되려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소재(양극재) 업체의 합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2000억원, 1.5% 수준대로 전년 대비 3500억원, 5% 하락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원재료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리튬, 니켈 등의 주요 광물가격 급락과 부정적 래깅효과(원재료 구입 시점과 재품 판매 시점 간의 손익)가 발생했다"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한 재고조정 여파로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손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차저진 수급상황 전반에 대해서는 중단기 수급 저하 기조가 지속되며 미국 시장에서는 가장 양호한 수요 성장세를 예측했다.

반면 유럽 시장에서는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 상승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또 양극재(삼원계) 부문은 셀보다 더 많은 업체들이 경쟁 싸움에 참여하고 있어 불리한 수급 환경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섭 연구위원은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 증설계획을 수립해 2025~2027년간 약 1300기가와트시(Gwh) 생산능력(중국시장 제외)이 추가될 예정"이라며 "2027년까지는 수급 저하 추세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이 집계한 중국 포함 향후 배터리 수급 전망을 보면 오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배터리 공급 비중이 수요 대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24년 200%대에서 점차 증가해 2027년에 250%까지 올라갔다. 

이 가운데 양호한 수요 성장세가 예상되는 북미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2027년 사이 본격적으로 신규 생산설비 완공이 집중되면서 해당 기간에 수요량 대비 공급량이 대폭 증가할 에정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CTAL의 지난해 출하량이 전년 대비 68% 증가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60GWh)과 비슷한 출하량을 보였다. 삼성SDI와 SK온은 전년 대비 큰 폭 변화 없이 15GWh 수준대를 유지했다.

김 연구위원은 "유럽 주요 국가의 경기침체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했다"며 "유럽 현지업체들도 생산능력을 큰 폭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히면서 향후 수급저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가 도입한 IRA에 따라 미 정부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면 전기차 배터리 셀(전지)은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팩)은 kWh당 10달러, 태양광 셀은 W(와트)당 4센트, 모듈(패널)은 W당 7센트씩 현금을 주거나 세금을 줄여주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바이든 정부가 도입한 IRA에 따라 미 정부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면 전기차 배터리 셀(전지)은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팩)은 kWh당 10달러, 태양광 셀은 W(와트)당 4센트, 모듈(패널)은 W당 7센트씩 현금을 주거나 세금을 줄여주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어 이차전지 산업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IRA 정책 수혜 불확실성 확대 ▲전방 교섭력 약화요인 증가 등을 꼽았다. 

그는 "(이차전지 산업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은 유효하나 고가 내구재 소비심리 위축과 여전히 높은 전기차 가격,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일시적인 수요 정체 현상인 캐즘(Chasm) 구간에 진입했다"며 "오는 2027년까지 단기적인 수요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 확산에 대해서는 "저가 전기차(EV)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중국 LFP 밀도가 향상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LFP 배터리가 고출력이나 저온 환경에서 성능 저하되는 등 한계점이 뚜렷한 만큼 국내 업체들의 중장기 경쟁력은 일정 수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는 11월에 진행되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시 IRA 백지화를 언급하면서 친환경차 정책 완화(보조금 혜택 축소 등)에 따른 수요 둔화나 수입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 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정부가 도입한 IRA에 따라 미 정부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면 전기차 배터리 셀(전지)은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팩)은 kWh당 10달러, 태양광 셀은 W(와트)당 4센트, 모듈(패널)은 W당 7센트씩 현금을 주거나 세금을 줄여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IRA 보조금 혜택은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 선방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1위 배터리 제조사 LG엔솔은 작년 영업이익 2조163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 중 AMPC 보조금 혜택이 6770억원에 달했다.

김 연구위원은 "IRA 정책 수혜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긴 하나 경쟁력이 있는 북미 배터리 업체가 전무하고 중국 견제 정책이 유효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이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배터리 회사들이 미국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K-배터리 기업들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은 ‘인터배터리’에 출품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솔루션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중국의 배터리 회사들이 미국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K-배터리 기업들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은 ‘인터배터리’에 출품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솔루션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국내 업체별 신용도 평가에서는 기본(Base), 긍정(Positive), 부정(Negative)별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기본 평가에선 전기차 수요의 점진적 성장이 되는 것을 가정했으며, 긍정과 부정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높은 성장률, 성장률 둔화를 상정했다. 

먼저 배터리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AA/안정적', 'A+/안정적, A2+'를 받았다.

김 연구위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AMPC 수혜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조가 예상되나 올해부터 이전 대비 매출 및 판매량 성장률은 둔화할 전망"이며 "SK온은 2025년부터 영업흑자 전환이 예상되나, 수익구조가 안정화되지 못한 부정적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까지도 영업적자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극재 주요 업체인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AA-/안정적'과 'A2'를 받았다.  

포스코퓨처엠은 기본 시나리오 적용시 생산능력은 확대된 상황에서 생산·판매량 성장 둔화로 수익성 개선세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매출 성장률 둔화 및 전방 업체로부터의 판가인하 압력 상승 등으로 2021~2022년 수준의 지표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종합적으로 보면 이차전지 시장 내 수급 저하 전망과 리스크 요인이 점증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업체별 주요 재무지표(배터리 업체는 AMPC 효과 제외 기준)는 중단기적으로 과거 대비 약화된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며, 신용도 긍정적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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