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해부해보는 남자 여자, 그리고 여자(78)

분노를 외부로 표출하는 방법 건강에 좋다는 증거 없어
화를 푸는 ‘분노의 방’, 오히려 공격성만 늘게 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화가 날 때는 표출하고 터뜨려야 좋다는 것이 사회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분노를 외부로 표출한다고 해서 몸에 좋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최근 ‘분노의 방(rage room)’이라는 것이 늘고 있다. 그 방에서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수 있다. 속된말로 그 방에서는 물건들을 때리고 부실 수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분노, 또는 화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공격성과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는 복잡한 감정 가운데 하나다.

화가 날 때는 표출하고 터뜨려야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분노를 외부로 표출한다고 해서 몸에 좋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오히려 공격성을 증가시킨다. 명상과 요가를 통해 분노를 다스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사진=픽사베이]
화가 날 때는 표출하고 터뜨려야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분노를 외부로 표출한다고 해서 몸에 좋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오히려 공격성을 증가시킨다. 명상과 요가를 통해 분노를 다스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사진=픽사베이]

분노를 외부로 표출하는 방법 건강에 좋다는 증거 없어

화를 분출함으로써 얻는 즉각적인 만족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위 ‘스트레스 해소’라는 차원이다.

그러나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그러한 접근 방식이 분노의 감정을 진정으로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대신에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는 생리적 각성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 훨씬 더 유익한 것으로 입증되었다.

이 연구에 동참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브래드 부시먼(Brad Bushman) 커뮤니케이션 교수는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통념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분노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고전적인 카타르시스 이론과 달리, 부시먼 교수는 “이러한 개념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부시먼 교수는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좋은 생각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비생산적이다. 심호흡, 마음 챙김, 명상, 요가 등 각성 수준을 낮추는 활동이 보다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노를 줄이려면 각성 수준을 낮추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더 좋다. 대중적인 통념처럼 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오히려 각성 수준을 높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는 오하이오 주립대의 소피 케르빅(Sophie Kjærvik) 연구원이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 데이터의 분석 결과다.

이 연구는 학술지 ‘임상 심리학 리뷰(Clinical Psychology Review)’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소피 게르빅 연구원.

화를 푸는 ‘분노의 방’, 오히려 공격성만 늘어

현재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인 케르빅은 “우리는 ‘분노의 방(rage room)’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에 동기를 갖게 되었다. 분노 표출을 좋은 방법으로 생각하는 개념이 틀렸음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분노의 방은 ‘스매시 룸(smash room)’, 또는 화의 방(anger room)’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이 물건을 파괴하여 분노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업체는 임대 방식으로 이러한 객실을 제공한다.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객은 여성이다. ‘분노의 방’에서는 가구와 텔레비전, 책상 등 자신의 소유물을 가져와 파기할 수 있다.

케르빅 연구원은 “각성을 줄이는 것과 같은 실제로 생리학적 측면을 줄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마음 챙김, 명상, 호흡법 등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지적은 디지털이든 오프라인이든 다양한 환경과 대학생,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 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포함한 다양한 인구 집단에 걸쳐 적용된다고 마했다.

케르빅 연구원은 "점진적인 근육 이완을 할 수 있는 마음 챙김과 명상과 같은 접근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가는 호흡을 진정시킬 수 있고 마음을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이 연구는 분노 관리와 분출 행위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공격성에 대처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분노를 표출하는 특정 신체 활동은 심장에 좋을 수 있지만 분노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확실히 아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화가 난 사람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정말 싸움이 벌어진다. 하지만 우리 연구에 따르면 분노를 표출함으로써 얻는 감정은 오히려 공격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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