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짝이는 아이디어, 한복진흥원장의 청사진

2021년 4월 17일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 명주 테마파크에 ‘한국한복진흥원’이 개원했습니다. 한복은 의식주라 해서 한식, 한옥과 더불어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이에 뉴스퀘스트에서는 ‘한국한복진흥원’과 협력하여 <한복컬쳐 토크콘서트>를 기획했습니다. 앞으로 11회에 걸쳐 한복 문화와 관련된 한복 디자이너, 한복 장인, 한복 관련 사업가 등과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토크콘서트 진행은 본지 문화에디터 하응백 기자와 연극배우 윤주희씨가 번갈아 가면서 맡기로 했습니다. 본지에는 콘서트에서 나눈 이야기의 전문이 실리고 5분 분량으로 편집한 임팩트한 동영상이 함께 서비스됩니다. 첫 회는 ‘한국한복진흥원’의 초대 원장으로 부임한 이형호 원장과의 토크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하응백 문화에디터(이하 '하'): 먼저 축하드립니다. 한국한복진흥원이 상주에 개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한복진흥원이 왜 상주에 있을까? 이렇게 궁금증을 가지거든요.(이형호 초대 한복진흥원 원장은 경북 청도 출신으로 33회 행정고시로 공무원에 임용된 후 문체부에서 문화정책관, 체육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정통 문화관료 출신이다.)

이형호 한국한복진흥원원장(이하 '이'): 지난 4월 17일 경상북도 상주 함창 명주 테마파크 내에 한복진흥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질문하신대로 사람들이 한복진흥원이 왜 상주에 진을 쳤을까 궁금해 합니다. 상주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예로부터 3백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누에고치, 쌀, 곶감으로 유명한데요, 명주 산지로서 상주 함창은 굉장히 유명했고 상주, 의성 지역은 뽕나무 산지로서 굉장히 유명하였고 지금도 상주에는 많은 뽕나무들이 있습니다.

특히 여기 명주 함창 테마파크 내에 잠사 곤충 사업장이 있고 명주 박물관이 있습니다.  잠사 곤충 사업장은 도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이 부근에 약  2만 5천 평 정도에 이르는 뽕밭이 있습니다.

이 상주 지역은 명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경북 지역은 전통 섬유가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풍기 인견, 안동 삼베 등이 상주 인근에 위치하죠. 풍기 인견은 우리나라 인견의 70%, 안동 삼베는 전국 삼베의 60%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점들을 감안해서 전통 섬유산업을 살리고 한복 문화를 진흥하기 위해서, 상주시 경상북도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7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서 한복진흥원이 건립되었습니다.

하: 그렇군요 원장님께서는 초대 원장으로 취임하셔서 앞으로 하실 일도 많고 또 생각도 많으실 것 같고 포부도 크실 것 같아요. 앞으로 중점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말씀 해주시죠.

이: 한국한복진흥원의 규모가 약 2500평, 큰 시설입니다. 한복진흥원은 한복 관련 공공시설로 뽕과 누에로부터 비단에 이르는 전 과정이 집약된 공간으로 전국에서 유일합니다. 지역적으로 상주에 위치하고 있지만 다양한 행정 정책 경험을 살려서 한복 문화를 진흥하고 전통 섬유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계획을 마련해서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방향 자체는 크게 세 가지 정도입니다. 하나는 전통 섬유 산업을 활성화해서 한국 한복진흥원이 위치해 있는 이 상주 지역에 전통 복식의 거점화를 추진하는 거죠.

또 하나는 현재의 한복을 국민들이 다시 사랑하고 재인식하고 즐겨 입는 복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복 문화를 콘텐츠화하는 사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셋째로는 나아가서 한복 문화 콘텐츠화를 통해서 한복의 이미지를 해외에 널리 알려서 국가 이미지도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이 정도가 기본 방향입니다. 이 모든 과제가 협업과 소통으로 진행되어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형호 한국한복진흥원장(상주 한복진흥원에서)
이형호 한국한복진흥원장(상주 한복진흥원에서)

하: 예 원장님께서는 문체부에 몇 년 계셨어요?

이: 저는 제가 1990년에 공직을 시작해서 1991년부터 2018년까지 근무를 했으니까 28년 정도 근무를 했었습니다.

하: 그 정도 계시면서 다양한 정책과 또 행정을 통해서 여러 가지 경험을 많이 하셨을 텐데 그런 것을 전부 다 이 한복진흥원에 녹여내겠다 이런 포부로 들립니다.

이: 말씀대로 제 개인적으로 보면, 제 공직 생활을 처음 해서 담당했던 업무가 지역 전통문화였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전통문화 분야의 임동권 교수, 신창균 교수, 그리고 이보영 교수님. 전 그 당시에 이제 햇병아리 사무관으로서 그 당시에 민속 또는 우리 전통 문화와 관련된 일들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죠.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게 그 당시의 축제들이었습니다. 지금 축제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마을의 동제 형태나 민속 축제였는데 그분들과 지역현장을 다니면서 그때 지역 축제 현황을 정리했습니다. 당시는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전동 타자기 시절이었습니다.

그 자료를 만들었던 기억이 지금 새롭습니다. 그런 일로 시작해서 꾸준히 지역 문화와 관련된 일을 했고 특히 이제 2015년 정도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직제 개편을 통해서 국어민족문학과가 설립이 됐고 거기 초대 과장으로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그때 우리 전통 문화를 진흥하기 위한 많은 고민 끝에 한브랜드 지원 전략과 우리 전통문화 세계화 전략을 수립했었습니다. 한글, 한지, 한복, 한옥, 한식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세계화 전략을 추진했죠.

그 이후에 15년 정도가 흐르면서 각 분야에서 굉장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많은 법안도 제정이 되었고 다양한 기관들도 설립되었습니다. 2000년부터는 우리의 전통문화 전체를 총괄하는 문화정책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여러 일들을 했습니다만, 이게 제 자랑같아서 생략하지요.

하: 그러니까 원장님께서는 지금까지 관련된 일을 사실은 굉장히 많이 하신 거고. 그런데 원장님께서 우리 옷 대표 100선, 세계 모자 페스티벌 이런 거를 기획하고 준비하신다고 들었는데 우리 옷 대표 100선 이런 게 어떤 겁니까?

이: 한국한복진흥원은 한복의 과거로부터 현재, 한복의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복의 멋과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한 문화 콘텐츠화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맞는 대표 핵심 사업이 우리 옷 100선입니다.  우리 옷 100선은 고조선부터 현재까지 우리 옷을 대표하는 100가지 옷을 선정하는 작업입니다. 복식 사업 분야에 최고 전문가분들과 협력을 해서 초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100선이 선정되면 원소스 멀티 유즈가 되겠죠.

카달로그를 먼저 만드는 것이 기본적이고요. 그 다음 실물 제작을 통해서 한국 한복진흥원의 전시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측면도 있고, 해외 전시 나갈 때도 그것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이 100선에 대한 스토리 영상 제작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영상시대에 유튜브에 맞는 100선 스토리 영상을 만들 계획도 있습니다. 옷에 관련된 다양한 스토리를 만드는 거죠. 즉 100선을 통해 우리 한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높이는 쪽으로 크게 기여할 겁니다.

하: 앞으로 이 한복 100선이 완성되면 굉장히 다양하게 응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또 원장님은 세계 모자 페스티벌도 기획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사실 조선시대까지는 모자의 왕국이었거든요.

이: 세계 모자 그 페스티벌 같은 경우는 이렇습니다. 한국 또는 조선은 모자의 나라였죠. 우리는 의식 속에서 옷과 모자를 바르게 쓰고 입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옷을 입고 모자를 쓰지 않으면 옷을 제대로 입은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고구려부터 많은 형태의 모자가 있고 특히 조선시대에 오면 모자의 형태가 굉장히 다양해지고 풍부해집니다. 모자가 없는 나라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능적으로 모자가 필요하니까요. 수영모도 있지 않습니까. 전투할 때 전투모도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모자가 가지고 있는 보편성과 지역적인 특수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모자는 문화적으로 무엇을 풀어내기에는 굉장히 적합한 소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세계 모자 축제 제안을 하니까 많은 분들이 신선하다, 괜찮다 라는 반응을 주셨습니다. 현재 정부에 예산 지원 신청을 해놨고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도와주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정부안에는 반영이 되지 못했습니다만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하: 모자 페스티벌 하면 참가자도 다 모자를 써야 되겠죠?

이: 모자 축제와 관련된 것은 첫 번째로 세계 모자 전시관이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주한 외국 대사관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한 외국 대사관에 저희가 서한을 보낼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여 각국의 대표적인 모자 서너 개를 확보하고, 아울러 스토리를 확보하는 거죠. 그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가능한 거죠. 예컨대 춤도 그 하나의 방법입니다. 우리의 춤 ‘승무’는 박사고깔을 쓰고 추는 거죠. 상모도 돌리게 되고. 예 그리고 그 찰리 채플린도 있고 그렇죠. 특히 산업적으로 보더라도 국내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당히 높거든요.

하: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한복진흥원의 의미에 대해 한 말씀 주시죠.

이: 한국한복진흥원이 상주라는 지역에 있어 지역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 다 아시다시피 4차 산업혁명 시대, 네트워크 세상에서 오히려 이 상주라는 지역은 이점이 있습니다. 기술발전으로 인해 소통에는 거리가 문제 되지 않거든요. 반대로 상주는 경상북도 지역의 전통 섬유와 산업 활성화에 큰 이점이 있습니다. 거리가 문제가 될 건 없고, 오히려 입지를 더욱 과감하게 다져 나아가야겠죠. 특히 한복과 관련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풀어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한복 문화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하여야겠습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더 나아갈 수 있게 기초작업도 해야 합니다.

하: 한복과 관련된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 아마 그것이 한복진흥원의 과제이자 목표이겠습니다.

이: 예 그렇습니다. 한복은 우리 문화의 매우 중요한 상징이고 우리 국민의 정체성입니다. 한복이 우리 국민에게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그간의 경험을 살려서 한복이 한 번 더 비상하는 데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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