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양항리 임고서원 은행나무

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임고서원 은행나무는 정몽주의 충절을 상징하는 노거수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영천시 임고면 양항리 산47, 임고서원(臨皐書院) 앞에 은행나무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서 있다.

양항리 임고서원 은행나무는 고려 충신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1337~1392)의 충절을 상징하는 노거수이다.

줄기가 하늘로 곧게 솟아있고 사방으로 뻗은 수많은 가지를 뻗고 있다.

나무 높이 20m, 가슴높이 둘레 5.95m인데 ‘경북 보호수 11-20-7’, ‘경북 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었다.

1982년 9월 보호수로, 이어 1985년 10월에 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이 은행나무는 부래산(浮來山) 아래의 임고서원에 자라던 것으로, 현재의 위치에 서원을 다시 지을 때 옮겨 심은 것이라고 한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임고서원은 정몽주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553년(명종 8) 때 영천시 임고면 고천리 부래산 아래에 창건한 서원이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어 1603년(선조 36)에 현 위치에 다시 지었으며, 이때 임금으로부터 이름을 받아 사액서원(賜額書院)이 되었다.

1871년 흥선 대원군에 의해 철폐되었다가 1965년 복원돼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85년 10월 15일 경상북도 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었으며, 1980년에 새로운 서원을 건립하며 구서원과 신서원이 나란히 서있는 구조가 되었다. 

2012년에 서원 일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며 서원 입구의 석축을 새롭게 쌓고, 포은 유물관과 충효문화수련원도 건립하였다.

앞마당은 작은 공원으로 꾸몄으며 물길을 내어 수변공원도 만들었다.

눈에 띄게 새로운 것은 물길 위에 놓인 선죽교(善竹橋)이다.

실제 다리는 개성의 자남산 남쪽 개울에 있는데, 원래 이름은 선지교(善地橋)였다.

이 다리는 1392년 4월 4일, 정몽주가 이성계(李成桂)를 문병하고 오다가 이방원(李芳遠)이 보낸 조영규(趙英珪) 등의 철퇴에 맞아 피살된 곳으로 유명하다.

바로 그날 밤 선지교 옆에서 참대가 솟아 나왔다 하여 선죽교라 불렀으며, 돌다리에 묻은 정몽주의 혈흔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다.

지금의 임고서원 선죽교는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개성의 선죽교를 실측해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한석봉이 쓴 선죽교 돌비석 또한 탁본해서 세웠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임고서원 은행나무 옆에는 그 유명한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와 '백로가'를 새긴 비석이 세워져 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이 '단심가'는 이방원의 '하여가'에 대한 답가이다. 고려를 버리고 절대로 다른 왕조를 섬길 수 없다는 선생의 충절을 상징하는 시조로 널리 알려졌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임고서원에서 1km도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영천시 임고면 양항리 235번지, 문한당(文閒堂)에도 수령 400년의 은행나무(경북 보호수 지정번호 11-17-11)가 서 있다.

영천이씨 집안에서 관리하는 문한당은 정몽주와 함께 자라고 전라도 관찰사까지 지낸 이감(李敢)을 기리는 정자다.

이감은 부모를 극진히 봉양했으며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는 3년간 시묘살이를 했다.

임고서원의 은행나무는 수나무여서인지 은행열매가 달리지 않는 데 비해, 문한당의 은행나무는 해마다 엄청나게 많은 열매를 매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양항리 임고서원의 은행나무가 정몽주의 충절을 대변한다면, 문한당의 은행나무는 이감의 효심을 대변한다고 할 것이다.

<영천 양항리 임고서원 은행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0-7(경북도 기념물 제63호)
·보호수 지정 일자 1985. 10. 15.
·나무 종류 은행나무
·나이 470년
·나무 높이 25m
·둘레 6m
·소재지 영천시 임고면 양항리 산47
·위도 36.016539, 경도 128.973965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