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경영 흐름에 총 임원 수 207명 감소...내년은 포스트 코로나 기대감에 증가 전망
1960년생 비중 62.9%로 하락...1970년생은 '젊은 인재' 바람에 전년比 6.5%p 증가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올해 국내 100대 기업의 임원 수가 작년보다 200명 이상 감소한 가운데, 1970년대생의 비율은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반면 3년 전만 해도 약 80%를 차지했던 1960년대생의 비중은 최근까지 계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젊은 임원을 등용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20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021년 국내 100대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상장사 매출액 기준으로 선정했으며, 각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기반으로 사외이사를 제외한 등기임원(사내이사)과 일반 미등기임원의 수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올해 국내 100대 기업에 속한 총 임원 수는 6664명으로, 작년(6871명)보다 207명 줄어들었다. 10년 전인 2011년(6610명)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상황은 비슷했다. 2019년 기준 총 임원 수는 6932명으로, 2년만에 268명의 자리가 사라졌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한지 2년 차에 접어든 올해는 유통업체 등을 중심으로 긴축 경영을 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라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이 새 판을 짜고 있는 만큼, 2022년 인사에서는 올해보다 임원 수가 소폭 증가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100대 기업의 임원 수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특히 1960년대생과 1970년대생의 비중이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1960년대생 임원 비중은 2018년만 해도 전체의 76.4%를 차지했지만, 2019년 74.1%, 2020년 68.7%, 2021년 62.9%로 감소했다.

거꾸로 1970년대 이후 출생한 임원 비중은 2018년 14.3%, 2019년 20.9%, 2020년 27.9%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34.4%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1980년대생 임원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30%를 넘어선 주 요인이 1970년대생이라는 게 유니코써치의 설명이다.

작년 대비 올해 임원이 가장 많아진 출생연도는 1971년생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971년생은 424명이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95명 늘어난 519명을 기록했다.

[표=유니코써치]

유니코써치는 국내 기업들이 젊은 임원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면서 세대교차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일례로 국내 단일 회사 중 임원 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의 경우, 1970년생 임원(125명)이 1969년생(119명)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조사 대상자의 출생연도를 5년 단위로 쪼개 살펴봤을 때, 60년대 후반생(1965년~1969년)은 올해 3031명(45.5%)으로 최대 활약 중이나 지난해(46.2%)를 기점으로 증가 추세가 꺾였다.

60년대 초반생(1960년~1964년) 임원 비중도 올해 1162명(17.4%)를 기록하며 지난해 1545명보다 380명 이상 줄어들었다. 2018년(34.4%)과 비교하면 4년 새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70년대 초반(1970년~1974년)에 태어난 임원 비율은 상승세가 뚜렷했다.

올해 70년대 초 임원 비율은 28.3%으로 지난해 23.7%보다 4.6%포인트(p) 증가했다. 2018년 13.2%, 2019년 18.3% 등 매해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70년대 후반(1975년~1979년)에 태어난 임원 비중도 2018년 0.9%, 2019년 2.2%, 2020년 3.4%, 2021년 5.2%로 증가했다. 70년대 후반생 임원이 5%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자료=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올 연말, 그리고 내년 초에 단행될 2022년 대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은 새로운 시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대거 임원으로 발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 만료를 앞둔 60년대 임원들에서 70년대생으로 전환하는 신·구 임원 교체현상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70년에 태어나 90년대 학번에 속한 세대들이 내년 100대 기업 임원 인사에서 40%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