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요인에 내년도 수출 강세 꺾일 가능성 커져
"시장·품목 다변화 및 공급망 관리 등 대응책 마련해야"

우리나라는 올해 역사상 최단기인 299일만에 무역 1조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대외 불안요인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경기가 내년부터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올해와 같은 수출 호실적을 이어가려면 시장 및 품목 다변화와 공급망 관리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이날 '국내 수출의 특징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올해에는 수출이 국내 경제 성장을 주도했지만, 수출을 위협하는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수출 시장은 역대 성적을 갈아치우며 강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수출은 지난 11월 역사상 최초로 월 600억달러를 달성했다. 지난 10월에는 최단 기간인 299일 만에 무역 1조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수출 증가가 효자 역할을 했다.

특히 반도체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7.3%에서 올해 19.7%로 높아졌다.

SGI는 "국내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은 금년(1~3분기) 경제성장률 4.0% 중 약 1.1%포인트(p)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친환경 관련 수출도 늘었다.

친환경차 수출 비중은 2019년 11.3%에서 올해 18.9%까지 증가했고, 이중연료선·LNG선 등 친환경 선박 점유율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부진과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이후 불안, 신흥국 성장 둔화 등 3대 위협 요인이 수출 시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2년 내외 주기로 가격 등락을 반복해왔는데,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상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GI는 내년 반도체 가격 충격이 현실화되어 수출이 10%가량 감소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0.64%p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테이퍼링 속도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테이퍼링과 그에 따른 신흥국 성장 둔화도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1월 말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그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SGI는 "과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이 시행했던 테이퍼링의 영향으로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재정 취약국의 경기가 크게 위축됐다"라며 "당시 우리나라의 대(對)신흥국 수출 비중은 2013년 54.7%에서 2015년 53.4%로 줄어들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성장 둔화는 우리나라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GI는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25.3%로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중국 수입 수요가 줄어든다면 국내 수출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0.56%p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SGI는 이러한 위협 요인을 대응하기 위해 ▲수출품목 다양화 ▲친환경 및 고부가 신산업 육성 ▲수출시장 다변화 ▲공급망 관리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특정 지역의 생산 중단과 봉쇄, 수출 금지 등에 취약한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가 드러났다"라며 "신규 수입국 확보를 통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저임금을 목적으로 해외로 간 국내 기업에 생산시설 국내 이전을 유도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국내 이전을 이끌어낼 방법으로는 스마트공장 및 제조 로봇 지원 등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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