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대가 될 운명의 중국은 관광 산업에서도 비견될 국가가 거의 없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터지기 직전인 2019년의 중국인 해외 관광객, 이른바 유커(游客)가 무려 1억7000만 명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바로 이 현실을 무엇보다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당시 해외 곳곳의 관광 명소에 뿌려진 차이나 머니가 2600억 달러로 추산되는 것은 이로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해도 좋다. 중국의 관광 시장이 타의 추종을 완전히 불허한다고 단언해도 무리는 없다.

이 엄청난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속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수밖에 없다. 매년 최소 수천여 개가 대박의 꿈을 안고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부분은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한 채 제풀에 나가떨어지나 웬만해서는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생존의 물결에 편승, 유니콘이 되는 드문 케이스도 전혀 없지는 않다.

21세기 관광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인 공유 숙박 시장 분야에서는 단연 투자왕(途家網)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조만간 2억 명을 가볍게 넘어설 자국 유커 군단을 등에 업고 글로벌 최대 공유 숙박업체 에어비앤비(Airbnb)의 최대 대항마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베이징의 중견 여행사 중신(中信)의 사장인 구웨(顧越) 씨의 말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중국에는 에어비앤비를 지향하는 기업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대충 이름을 대면 알만한 업체들은 전체의 10% 전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중에서도 투자왕은 단연 돋보인다. 업계 1위라고 단언해도 좋다. 중국판 에어비앤비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구 사장의 말처럼 중국판 에어비엔비를 지행하는 투자왕은 약 10여 년 전인 2011년 고고의 성을 울린 후 12월부터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공유 숙박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폭발적인 국내외 관광 산업의 활황을 등에 업은 채 시쳇말로 구만리장천을 훨훨 날았다. 매년 매출액 성장률이 30% 전후에 이를 정도였다.

2019년 여름 휴가 시즌의 경우에는 숙박 예약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00%를 넘기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총 거래액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20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해의 매출액이 전체 시장의 약 10%에 가까운 20억 위안(元·37400억 원) 전후로 추산된 것은 크게 이상할 것이 없었다.

투자왕이 통째로 빌려 사업에 쓰고 있는 베이징의 한 아파트의내부 모습. 고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사진=징지르바오(經濟日報)]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없었다면 이상할 일이었다. 실제로도 2015년 8월 올스타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다수의 투자기관들로부터 3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한 이후 쾌속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꾸준하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2020년 8월 ‘쑤저우(蘇州)고신구(高信區)·2020후룬(胡潤)글로벌유니콘랭킹’이라는 보고서에 의해 기업 가치 100억 위안의 유니콘이라는 평가를 별로 어렵지 않게 받은 것은 괜한 게 아니었다.

투자왕의 성공 비결은 별로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2011년 설립 당시 뤄쥔(羅軍) 창업자를 비롯한 경영진들은 관련 업계에 대한 꼼꼼한 내부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의 4성(星)급 이상 고급 호텔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그러나 3성급 호텔 이하의 중저가 숙박 시설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제대로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었다.

숙박 요금 100위안~200위안 대의 저가 숙박 시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시장을 타킷으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여행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된다고 할 수 있었다. 투자왕은 이 조사에 기초해 중·고급형 숙박시설을 확보한 다음 가격은 5성급 호텔보다 낮은 합리적인 요금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대원칙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투자왕이 회원 확보를 위해 만든 광고. [사진=징지르바오]

이후 투자왕은 에어비앤비와 홈어웨이(Homeaway)도 벤치마킹, 시장에 돌풍을 몰아왔다. 도심지에서는 주택 내부의 개별 방을 고객에게 중개하는 에어비앤비의 모델, 휴양지에서는 주택 전체를 여행자에게 제공하는 홈어웨이의 방식을 채택한 것이 완벽하게 주효했던 것이다.

현재 투자왕은 중국 내 400여 개 지역과 해외 1500여 개 지역에 대략 100만 곳의 숙박 자원을 확보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걸맞게 모바일 앱 회원 규모 역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거의 1억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매일 100여 만 명이 온라인을 통해 예약을 진행했을 정도였다.

물론 현재 상황은 상당히 어렵다고 해야 한다. 코로나19로 관광 산업이 상상을 불허할 만큼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투자왕의 매출액이 반 토막 이상 났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한 것은 솔직히 전혀 엉뚱한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진입 장벽이 낮은 업계의 특성 상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 역시 투자왕의 승승장구를 장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봐야 한다. 투자 자금을 확실하게 보장해줄 모기업이 없다는 사실 역시 치명적 약점 중 하나가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중국판 에어비앤비로 불릴 정도의 위상에 비춰보면 역시 미래는 낙관적으로 봐도 무방하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중국인들의 보복 소비가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어떻게든 현재의 어려운 국면을 버텨내기만 하면 밝은 미래를 보게 되는 것은 필연인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다양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시물레이션하는 노력을 기울인 사실까지 상기할 경우 투자왕은 향후 날아오르는 일만 남았다고 해도 좋지 않나 보인다.

업계에서 향후 시장에서 가장 먼저 데카콘을 향해 달려갈 유니콘으로 투자왕을 지목하는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도 없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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