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의성 화신리 느티나무는 신앙의 대상이 되는 마을 나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화신리는 1914년 이전에 있었던 화장동(花庄洞)과 신기동(新基洞)의 앞글자를 따서 화신동(花新洞)이라고 했다가 1988년에 동을 리로 바꾸어 부르면서 지금의 이름이 됐다.

예전 이름을 돌아보면 의성 화신리 느티나무가 있는 자리는 화장골, 즉 화장동에 속한다.

그 뒷산에 잇닿은 골짜기인 질구지골, 섭시골, 맷돌바우골, 물골 등이 연이어 꽃 모양을 이루었다는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느티나무가 위치한 섭시골 인근은 화신1리 지역이다.

이곳에 마을 터를 처음 이룬 것은 고려 중엽으로, 당시 경주이씨인 이지태가 지금의 당곡지 아래쪽에 살림터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남양홍씨(南陽洪氏), 밀양박씨(密陽朴氏), 비안박씨(比安 朴氏)들이 살아온 마을이다.

화신1리의 마을 가장 남쪽의 살림집 곁의 언덕 위 가장자리에 우뚝 서 있는 의성 화신리 느티나무는 500년 된 느티나무로 높이가 11m 정도인데, 이는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 가운데에는 비교적 작은 키에 속한다.

그러나 나무가 마을 입구의 비탈 언덕마루에 우뚝 서 있는 까닭에 마을 바깥의 도로를 지나면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일반적으로 나무의 규모를 이야기할 때에 가장 기본적으로 살피는 게 바로 나무의 높이와 사람 가슴높이에서 잰 줄기 둘레다.

흔히 나무가 크다고 이야기할 때에는 얼마나 높이 올라갔느냐, 그리고 대개는 “그 나무는 몇 아름이나 되냐”고 묻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아름’은 “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이다.

이때 두 팔을 둥글게 모으는 높이가 바로 사람의 가슴 높이로 대략 지상에서 1.5m 부분의 둘레이다. 

의성 화신리 느티나무의 가슴높이 둘레는 5m 가까이 된다.

줄기에서 이상 현상을 보여 지상 5m쯤 높이에서 급격하게 굽었다.

언덕 아래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듯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그리고 휘어진 줄기의 맨 꼭대기 부분에서 자라던 가지만이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나무 높이가 줄기 굵기에 비해 낮은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다.

바로 그 대문에 이 나무는 특이한 형상을 가져서 오히려 독특하게 보인다.  

이 나무는 500년 동안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지켜주는 당산목으로 마을 사람들이 한해 한 번씩 당산제를 지내왔던 나무다.

세월 흐르면서 이제 당산제는 지내지 않지만, 마을의 수호목이자 신앙목으로 자리 잡은 것만큼은 분명하다.

특히 의성 화신리 느티나무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들이 마을 당산제 때에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리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믿음까지 전하는 나무다.

그러나 실제로 이제 마을에서는 그런 옛 풍습은 사라졌다.

그런 믿음도 사라졌다.

우리가 살아온 문화와 역사 중에는 세월이 가면서 사라지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나무는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아 인간들의 여러 문화를 축적하고 기억한다.

의성 화신리 느티나무는 무려 500년을 살아가면서 그런 인간들의 여러 문화와 역사를 기억하고 보존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우리가 나무를 보호수로 정하고 잘 보호하는 이유도 인간에 비해 훨씬 긴 나무의 오랜 연속성 때문이라 하겠다.

<의성 화신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01-22-01
·보호수 지정 일자 2001. 12. 22.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500년
·나무 높이 11m
·둘레 4.9m
·소재지 의성군 비안면 화신리 산129
·위도 36.334902, 경도 128.55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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