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해외 고용 42만6000명↑..."일자리 해외 유출 심화"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15~2019년 제조업 국내 고용과 해외 법인 현지고용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 고용은 5년 전 대비 약 18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제조업 강국으로 꼽히던 한국의 위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5년간 한국 제조업의 국내 고용은 큰폭으로 줄어든 반면 해외 고용은 급증해 일자리 해외 유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15~2019년 제조업 국내 고용과 해외 법인 현지고용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 고용은 5년 전 대비 약 18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2020년 기준 삼성전자(10만9490명)과 현대차(7만2020명)의 국내 직원 수를 합친 규모다.

국제노동기구(ILO)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9년 제조업 취업자 수는 일본·독일·미국 3개국의 경우 각각 3.3%(34만명), 3.3%(25만명), 3.1%(49만명) 증가했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같은 기간 각각 3.9%(18만명), 6.1%(1388만명)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은 "한국 제조업 취업자는 2016년 이후 2020년까지 매년 감소세에 있다"며 "이는 선박수주 급감에 따른 조선업종 구조조정과 자동차 업종 구조조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월 조선업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취업자는 2016년 1월보다 7만4000명, 자동차 업종은 1만4000명 각각 줄었다.

이와 달리 국내 기업의 해외 인력 고용 규모는 대폭 증가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 해외투자 법인의 현지고용 인원은 2019년 187만6000명으로, 2015년 145만명 대비 무려 29.4%(42만6000명)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일본과 미국이 각각 0.25(1만명), 4.9%(21만6000명)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그만큼 일자리 해외 유출이 심화됐다는 것이 전경련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세계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UN 산업개발기구(UNIDO)의 세계 제조업 생산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제조업 생산 비중은 2015년 3.2%에서 2019년 3.0%로 0.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인도는 각각 2.1%포인트, 0.4%포인트 증가했고, 미국과 독일은 0.6%포인트, 0.3%포인트 줄었다. 

일본은 변화가 없었다.

전경련은 "한국의 비중이 하락한 이유는 2019년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감소, 기업의 신규 설비투자 위축, 공장 해외 이전, 자동차·조선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해석된다"며 "한국은 이로 인해 인도에 역전당하면서 전체 5위에서 6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고 말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국내 제조업 투자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우리 제조업의 국내 투자 대비 해외투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 제조업 고용은 줄어드는 대신 해외고용이 늘고 있다"면서 "우리 제조기업의 해외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고용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부는 핵심기술 개발 및 제조업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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