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게시된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1887.62원을 기록했다. 2014년 3월 이후 8년 만에 최고가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게시된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1887.62원을 기록했다. 2014년 3월 이후 8년 만에 최고가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연합뉴스)

대선 열기에 가려져 별로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금융 당국은 지난 8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은행에 총 8760억 원의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권고했다.

코로나가 급격히 번지기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초대형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작년 말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잔액은 37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8000억원 늘어나게 됐다.

금감원은 최근 코로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를 재연장하며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에 이번 권고를 내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손실 흡수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우리 경제는 최근 다소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무역수지가 2월에는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전 2개월간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만으로도 지친 경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세계 경제가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지면서 더욱 더 힘든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대외 악재에 직격탄을 맞게 돼 있다.

국제유가가 치솟고, 원자재와 곡물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가 이어지면서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공급망 위축과 물류 대란으로 수출이 꺾일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WTI)는 8일 배럴당 123.7 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200달러까지 폭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각국 증시는 이미 급락세다.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8일 1230원대에 접어들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크게 올랐다.

문제는 금융 불안과 실물경기 침체가 단기간에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출 감소와 이에 따른 투자 위축, 소비감소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경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도 있다.

이제 대선을 끝났다.

승자는 경제 위기라는 지난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취임해 숙제를 풀어냈다.

김대중 대통령은 IMF위기를 구조조정을 통해 극복해 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0년대 초반 카드사태를 해결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어섰다.

잊지말아야 할 건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데 있어 재정은 마지막 보루라는 점이다.

막힌 곳을 뚫고 구조조정으로 그늘이 짙어진 분야에 재정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대선 레이스에서 수많은 공약들이 제기됐고, 당선인으로서는 이를 잘 지켜나갈 방도를 찾아야 할 의무가 있다. 

동시에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이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 역시 당선인의 의무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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