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성주 도남리의 두 그루 배롱나무는 성주배씨 형제의 특별한 우애를 자랑하며 도남재 앞에서 마주 보고 서 있는 나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성주 도남리 배롱나무는 성주배씨(星州裵氏) 영정을 모신 도남재 영각(影閣) 계단 입구에 서 있다.

수령 300년의 이 배롱나무는 두 그루인데 한 그루는 가지가 6개, 또 한 그루는 가지가 3개로 솟아올랐다.

도남재(道南齋)는 성주군 대가면 도남리(뒷개마을) 134번지, 자리섬 마을 입구에 있다.

등암(藤菴) 배상룡(裵尙龍:1574~1655)과 괴재공(愧齋) 배상호(裵尙虎:1594~1632) 형제를 모시는 재실이다.

바로 옆에 영정(影幀)을 모시는 영각(影閣)이 있으며, 양공(兩公)의 문집 목판이 소장되어 있다. 

도남리에는 배상룡, 배상호 형제의 조부인 서암(書岩) 배덕문(裵德文:1525~1602)이 처음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다.

배덕문은 칠봉 김희삼(金希參)의 제자로 1553년 문과에 올라 한성부윤(漢城府尹)을 지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의병을 모아 훈업을 세워 오위도총관(五衛都摠官)에 증직되었다.

배덕문은 과거 급제하여 관직을 두루 거친 뒤 노년에 낙향하여 성주 향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다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켰다.

그 당시 배덕문은 68세의 노인이었다. 성주가 왜군에 짓밟히자 아들(배설, 배건, 배즙, 배력)과 손자(배상룡), 그리고 딸(배랑)과 사위 등 3대와 제자(배현복)까지 참여하는 의병을 창의하였다.

성주군을 지키던 군수가 도망가자 잔류 병사들까지 합세하여 지금의 도남리 자리섬 마을에서 군사훈련을 하여 부상고개 전투 등 성주를 탈환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들 배건 부부가 전사하고 그 후 해전에 나갔던 배즙 장군도 전사한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배덕문의 아들 서강(西岡) 배설(裵楔:1551~1599)은 1583년 무과에 급제해 임진왜란 때 부상고개에서 왜장을 베었다.

1594년 진주목사를 지냈으며 그 후 경상좌우수사를 지냈고, 1873년 병조판서에 증직되었다.

배설의 아들 등암 배상룡은 한강(寒岡) 정구(鄭逑:1543~1620)와 여헌 장현광의 제자로 문장과 필법에 능하여 서원의 문안정리, 비문(碑文)과 문집(文集) 등의 유업이 많았다.

등암 배상룡의 아우 괴재 배상호도 사마시(司馬試)에 올라 왕이 임석한 태학(太學)강론에서 능숙한 문법에 왕이 감탄하였다고 한다.

조선 중기의 학자인 배상호는 일찍이 부모를 잃은 것을 평생의 한으로 생각하여 맏형인 등암 배상룡을 섬기기를 엄부(嚴父)처럼 하여 우애가 비할 데 없이 지극하였다.

맏형과 함께 한강 정구 선생을 사사하여 의리의 가르침을 받아 강마하고 성취함을 얻었다.

괴재 배상호는 성질이 단정하고 엄격하여 기우(氣宇)가 호쾌하고 시원하여 남의 선행을 들으면 자기가 한 것처럼 기뻐하고 옳지 못함을 보면 바로 보지도 않았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성주군 대가면 도남리에 괴재 배상호가 학문을 익히던 인산서당(仁山書堂)이 있다.

저서로 '괴재집'이 있으며, 성주의 도천서원(道川書院)에 제향되었다.

인산서당 상량문(上樑文)을 보면 괴재의 성품과 맏형과의 형제애가 잘 드러난다. 

공손히 생각하건대 괴재 선생은
명가의 아름다운 현인이고 
성대에 초야의 학자였네.
어려서 부친의 사랑을 잃고 슬피 사모하여 몸을 상했으니
이는 효성이 천성에 근본함이고,
자라서는 백형의 가르침을 받아 조예가 일찍 이루어지니
절로 자품이 도에 가까웠네.
성균관에서 진강하는 날에 마음을 속이지 않으니
성주의 칭찬을 입기에 이르고,
사상(泗上)에서 가르침을 받을 때에 뜻을 굳게 하니
스승의 장려를 누차 받았네.

도남리 배롱나무 두 그루는 배상룡, 배상호 두 형제의 지극하고 특별한 형제애를 자랑하는 듯이 도남재 입구에서 마주 보고 서 있다.

<성주 도남리 배롱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05-28-02
·보호수 지정 일자 2005. 9. 26.
·나무 종류 배롱나무
·나이 300년
·나무 높이 12m
·둘레 1m
·소재지 성주군 대가면 도남리 134
·위도 35.902488, 경도 128.18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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