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성주 지방리 느티나무는 마을의 풍년과 흉년을 미리 알려주는 쌍둥이 당산목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성주 지방리 느티나무는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154번지 모방마을 입구 길가에 쌍둥이처럼 서 있는 두 그루 당산목이다.

나무 높이 16m, 가슴높이 둘레 4.7m 정도로 두 그루 모두 비슷한데, 1982년 10월 26일 보호수 지정번호 ‘11-21-10-3’, ‘11-21-10-4’로 각각 지정되었다.

수령 200년 정도로 느티나무치고는 아주 오래된 노거수는 아니지만,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지방리 모방마을 사람들 전체가 나와 정성을 들여 동제를 올린다. 

매년 봄철에 두 그루 느티나무의 새잎이 피는 모습을 보고 그해의 풍년과 흉년을 예측하였다.

새잎이 동시에 피어나면 모내기 철에 아주 적합한 비가 와서 풍년이 들고, 잎이 2~3차례 나누어 피는 경우에는 모내기를 일시에 할 수 없어 흉년이 든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이로부터 신령한 느티나무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전설에서 조상들의 지혜 또한 엿볼 수 있다.

봄이면 가지마다 싹 트는 시기가 다른데, 새잎이 일시에 피어난다는 것은 봄철에 기상조건이 아주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충분한 수분과 알맞은 온도의 유지는 농작물 파종(播種)과 생육(生育)에 필수 조건이 되므로 풍년을 기약할 수 있다.

이와 반대라면 흉년일 수밖에 없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성주 지방리 느티나무는 ‘무송헌(撫松軒)’이라는 현판을 단 재실 아래위에서 두 그루가 마주 보고 있다.

무송헌 현판을 자세히 보면 ‘극암(克菴)’이라는 작은 글씨가 있다.

아마도 성주 출신의 극암 이기윤(李基允:1891~1971) 선생의 글씨로 보인다.

예로부터 ‘무송’은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중에서 ‘외로운 소나무 어루만지며 머뭇거리네(撫孤松而盤桓)’라는 구절에 따온 말이다.

‘소나무를 어루만진다’는 뜻의 무송(撫松)은 자연의 일부인 소나무와 일체가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조선시대 시장(詩章)을 자신들의 필수적인 교양으로 여기던 선비들에게 도연명은 흠모와 송찬의 대상이었다.

전원에 묻혀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고자 했던 간절하고 고결한 정신과 숭고한 뜻이 담겨있다.

자연에 깃들어 사는 선비의 마음이야 소나무든 느티나무든 그 깊은 뜻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느티나무 세 그루를 중문 안에 심으면 세세부귀를 누린다.

신방(申方) 서남간에 심으면 도적을 막는다’고 하였다. 

지방리(池方里)는 1600여 년에 형성된 마을로서 지산(池山) 마을의 ‘지’와 모방(茅方) 마을의 ‘방’자를 따서 지방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방리 모방마을은 선석산(서진산)에서 내린 능선이 각 산으로 뻗은 중간에 성주와 칠곡의 군계 가까이 표고 150m에 터를 잡은 10여 호의 산촌이다.

‘모방’이라는 지명은 도롱이를 만드는 ‘띠(茅)’가 밭을 이루며 자생하던 곳에 사람들이 들어와 띠를 모두 베어내고 마을을 만들었다 하여 생긴 ‘띠방’(茅方)에서 생긴 명칭이다.

띠뱅이, 띠방이라 부르기도 한다.

모방마을 아래 철산에서 돌아 오른 도로는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이나 칠곡군 각산리 방향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비교적 완만한 비탈의 이 길은 예로부터 동북방의 성주고을 관문이었다.

성주 지방리 느티나무는 요즘도 마을 사람들과 삶을 함께 하는 당산목 역할을 잘 수행하는 고마운 나무다.

<성주 지방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1-10-3, 4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200년
·나무 높이 16m
·둘레 4.7m
·소재지 성주군 월항면 지방리 154
·위도 35.997306, 경도 128.305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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