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칠곡 구덕리 도덕암 모과나무는 왕의 속병을 치료한 영험한 노거수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칠곡 구덕리 도덕암 모과나무는 수령 800년의 노거수이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20-4번지, 도덕암 극락보전 옆 범종각 뒤의 석축 아래 서 있다.

둘레는 3.6m인데, 중심의 원줄기는 고사한 듯 속이 텅 빈 곳을 메워 치료했다.

그래도 큰 가지들이 뻗어 나와 치솟았는데 지금도 모과가 열린다.

도덕암의 원래 이름은 칠성암으로 고려 광종 4년(953년) 혜거대사(惠居大師)가 창건하였는데, 당시 혜거대사가 경내에 모과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혜거대사가 심은 게 맞는다면 나무의 수령은 1000년으로 수정해야 한다. 

고려 제4대 왕인 광종(光宗)은 고승인 혜거대사를 국사(國師)로 모시려고 여러 번 사람을 보내었으나 혜거대사는 번번이 거절했다.

그래서 광종이 몸소 칠성암까지 오게 되었다.

그럼에도 혜거대사는 국사가 되는 것을 사양했다고 한다.

이에 광종이 궁궐로 돌아가려고 하자 “이것도 속세의 인연인데, 며칠 쉬면서 속병을 고치시지요.”라고 하였다.

마침 속병을 앓고 있던 광종은 3일 동안 칠성암에서 쉬면서 절에 있던 샘물을 마셨고, 앓고 있었던 속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그때부터 이 샘물을 ‘어정수(御井水)’라 부르게 되었다.

968년 마침내 혜거대사를 국사로 모신 광종은 칠성암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한편 칠성암은 1853년(조선 철종 4)에 도덕암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어느 날 몽계 스님의 꿈속에 대사 한 분이 나타나 “지금의 자리보다 어정수가 있는 곳이 부처님의 뜻이니라!” 하여 법당을 지금의 어정수가 있는 곳으로 옮겨지었다고 한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어정수 자리는 연소혈(燕巢穴)이므로 치성을 드리면 제비가 복을 물어다 준 듯이 소원을 성취한다고 전해진다.

팔공산은 한국불교의 성산으로 대구, 영천, 경산, 칠곡, 군위 등 경북 중부를 아우르고 있다.

팔공산 권역 내의 대부분의 사찰은 팔공산을 산명으로 쓴다.

그러나 칠곡의 도덕암은 ‘팔공산 도덕암’이 분명할 터인데 독자적으로 사명(寺名)에서 ‘도덕산(道德山) 도덕암(道德庵)’이라 지어 부르고 있다. 

도덕암은 신라 눌지왕 때에 창건되었다는 설도 있으나 정확한 기록은 알 수 없다.

도덕암에는 조선 철종 13년에 그려진 몽계당(夢溪堂) 선의대사(善誼大師)의 진영이 보관되어 있고, 조선 후기에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16나한상’이 나한전에 봉안되어 있다.

도덕암은 이 16나한상으로 인해 유명한 나한 기도처로도 알려져 있다.

사적기(寺蹟記)에 따르면, 1592년(선조 25)에 임진왜란의 병화를 입어 1620년(광해군 12) 법거선자가 중수했으며, 1632년(인조 10)에 훈장선사(訓奬禪師)가 나한전을 건립했으며, 1653(효종 4) 기성대사(箕城大師)가 중수했다고 전한다. 

이처럼 도덕암은 여러 번의 중수를 거치지만 어정수는 한결같이 그 자리에서 샘물이 솟아난다.

어정수의 기운을 함께 한 도덕암 모과나무는 어정수의 영향인지 척박한 생육환경에서도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살아남아 금강역사의 근육처럼 울퉁불퉁 튀어나온 수간(樹幹)이 가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줄기의 뒷면은 세월에 잠식당해 겨우 지탱하고 있는데, 그래도 물과 영양분이 오르내리는 물관부와 체관부를 보호하는 수피는 아직도 건강하다.

나이가 팔백 살이 되어도 자손 번식을 소홀히 하지 않고 해마다 모과를 매달고 있다.

‘관허스님 공덕비’와 ‘팔공산도덕암유허비’가 나란히 모과나무 바로 앞에 서 있다.

<칠곡 구덕리 도덕암 모과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04-29-01
·보호수 지정 일자 2004. 7. 29.
·나무 종류 모과나무
·나이 800년
·나무 높이 10m
·둘레 4m
·소재지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20-4 도덕암
·위도 35.986330 , 경도 128.599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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