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칠곡 성곡리 느티나무는 신비로운 두 그루 노거수 당산목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칠곡 성곡리 느티나무는 석적읍 성곡리 505-6번지 길가에 거대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는 두 그루 노거수 정자목이다.

1982년 10월 26일 보호수로 지정된 이 느티나무는 원줄기가 거의 수평에 가까울 정도로 특이한 수형을 보여 주고 있다.

수령 620년, 나무 높이 15m, 둘레 7.8m로 해마다 정월 대보름 첫 시(時)에 성곡리 동제(洞祭)를 지내왔는데, 아쉽게도 현재는 동제를 지내지 않는다고 한다. 

성곡리의 유래는 동쪽에 해발 839m의 유학산(遊鶴山)이 있고, 북쪽으로 봉두암산(鳳頭岩山)과 남쪽으로 숲데미산(518.7m)이 성벽처럼 솟아 있는 골짜기여서 성곡(城谷)이라 하였다.

원래는 성곡(省谷)으로 썼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성곡(城谷)으로 바꾸었다.

그 사이로 광암천(廣岩川)이 서쪽으로 흘러 인근의 중리(中里)에서 낙동강으로 유입되는데, 이 광암천을 따라 유학로(遊鶴路)가 있다.

유학로를 따라가면 성곡리의 중심인 자연마을인 웃골마을이 있다.

옛날 이곳에서 활쏘기, 시 읊기 등을 즐겼다고 한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정자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이다.

비록 동제는 지내지 않지만 지금도 칠곡 성곡리 느티나무는 마을의 쉼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마을버스 정류장 옆에 있는 데다 그 곁에 정자도 있다.

오가는 길손 모두 나무의 그늘 덕을 보고 있다.

느티나무의 수령을 보면 그 마을이 생긴 내력을 알 수 있다.

느티나무는 장수목(長樹木)으로 어릴 때 성장이 빠르고 왕성한 지름 성장을 보인다.

수명이 길고 수형이 단정하며 수관 폭이 넓고 노거수의 숫자가 많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자라는데 흔히 부락 어귀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산기슭이나 골짜기 또는 마을 부근의 흙이 깊고 진 땅에 잘 자란다.

생장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가뭄이나 바닷바람에는 약하다. 

무늬와 색상이 좋아 고급 목재로 쓰인다.

예로부터 느티나무는 고궁이나 사찰을 만드는 데 쓰였으며, 양반의 집이나 가구, 악기 등을 만드는 데 쓰였다.

천마총이나 가야분에서 느티나무로 짜인 관이 나오기도 했다.

관상적 가치가 높아 공원이나 학교 등 공공건물에 심으며 가로수로 흔히 사용된다.

오래된 나무는 그 자체만으로도 영험한 기운을 준다.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잎이나 열매는 민간요법에도 쓰인다.

고혈압, 치질, 장출혈, 자궁출혈, 치통 등 심지어 열매를 따서 복용하면 눈이 밝아지고, 흰 머리카락이 검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나이든 나무가 사람을 젊게 해주는 것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칠곡 성곡리 느티나무에서 유학산을 바라보는 곳에 칠곡 화산서당이 있었다.

이 서당은 임진왜란 후인 1608년에 학교를 부흥시키고자 「학교의식」이라는 글을 지어서 학교 교육의 지침으로 삼은 만회당(晩悔堂) 장경우(張慶遇:1581~1656년)와 그의 아버지 극명당(克明堂) 장내범(張乃範)을 봉향한 서당이다.

화산서당은 조선 효종 21년(1651)에 장경우가 후학 양성을 위해 칠곡군 석적면 중리에 설립했다.

이후 헌종 6년(1840)에 향촌 사림들이 공론을 모아 칠곡군 석적면 성곡리 화산(花山)에 이건하고 만회당을 배향했다. 

그러나 1871년(고종 8) 흥선대원군이 내린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된 후 강당만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강당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비교적 큰 건물이며, 우물마루를 중심으로 온돌방을 꾸몄는데, 조선 후기 건축양식을 잘 보여 주는 건축물로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후 신도심지 조성에 따른 주변 지역의 급격한 개발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건물 붕괴 등을 이유로 이전이 추진됐으나 몇 차례 무산되면서 방치되다시피 했다.

이에 인동장씨 만회당 자손들은 영남대 측에 지난 2005년 7월 화산서당 기증 의사를 밝혔으며, 영남대는 현장방문, 법적 절차 검토 등을 거쳐 화산서당을 경산캠퍼스로 이전해 복원하였다.

<칠곡 성곡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5-1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620년
·나무 높이 15m
·둘레 8m
·소재지 칠곡군 석적읍 성곡리 505-6
·위도 36.072258, 경도 128.4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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