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예천 명봉리 명봉사 전나무는 전설의 봉황을 기다리며 무려 33.5m 높이로 서 있는 최장신 노거수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예천군 효자면의 명봉사(鳴鳳寺) 일주문을 지나 오르다 보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떡하니 서 있는 웅대한 전나무를 만난다.

명봉사 터줏대감으로 이 전나무의 가슴높이 둘레는 무려 4.3m를 자랑한다.

명봉리 명봉사 전나무는 마치 전설의 봉황을 기다리는 듯 무려 33.5m의 높이로 서 있는 최장신 노거수이다.

예전에는 두 그루의 전나무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한 그루만 남아 명봉사 입구를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다.

해발 500m에 위치한 명봉사는 주변 임상이 태초의 원시림같이 보존되어 있다.

다양한 수종이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천연 수목원이다. 

백두대간 깊은 산기슭에 위치한 명봉사는 신라 헌강왕 원년(875) 두운(杜雲) 대사가 창건하였다.

명봉사를 지을 당시 전나무가 우거진 깊은 숲에서 봉황이 울어 명봉사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봉황(鳳凰)은 동아시아의 신화 및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이다.

용과 학이 교미하여 낳은 상서로운 새(鳥)로 어질고 현명한 성인과 함께 이 세상에 나타난다고 했다.

고대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에 따르면 봉황의 생김새는 닭처럼 생겼지만 5색의 깃털 무늬를 지니고, 울음소리는 5음을 내며, 오동나무에 깃들이고, 대나무의 열매를 먹고 산다는 상서로운 새이다.

머리의 무늬는 덕(德)을 나타내고, 날개의 무늬는 의(義)를, 가슴의 무늬는 인(仁)을, 배의 무늬는 신(信)을 뜻하는데, 덕의예인신을 골고루 갖추고 있으므로 용, 기린, 현무와 함께 사령(四靈)이라 불리었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또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봉황의 머리 앞쪽은 기린의 수컷, 뒤쪽은 사슴, 몸은 뱀, 꽁지는 물고기와 같다” 라고 되어 있으며, 또 다른 이야기로는 여덟 가지 짐승의 좋은 형상만을 갖추고 있다고 했는데, 앞모습은 군신의 의를 지키는 기러기며, 뒷모습은 어진 성군을 상징하는 기린이다.

턱은 천심을 전달하는 제비를 닮았고, 부리는 어둠을 몰아내고 밝음을 불러내는 닭의 부리를 닮았다.

목은 풍년과 다신을 불러들이는 뱀의 목이고, 꽁지는 물고기 꽁지인데 잘 때도 눈을 뜨고 자며 언제나 무리지어 다닌다 하여 병권(兵權)을 상징한다.

이마는 결백하고 장수하는 황새의 이마요, 등은 재앙을 막고 앞일을 예견하는 거북이의 등이다.

봉황은 합성어로 수컷은 ‘봉(鳳)’, 암컷은 ‘황(凰)’이라고 하는데, 암수가 한 쌍으로 만나면 금실이 매우 좋다고 한다.

성군(聖君)이 출현하거나 세상이 태평성대일 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명봉사는 창건 이후 조선 중기까지의 역사는 전하는 것이 없으며, 그 뒤 1662년(현종 3)에 화재가 났고 1668년에 다시 화재가 나서 절이 전소되자 신익(信益)이 중창하였다고 한다.

이후 1807년(순조 7)에도 행선(幸善)이 중수하였다.

1950년에 일어난 한국전쟁으로 다시 소실되어 버렸다.

그 뒤 1955년에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명봉사의 문화재로는 고려 태조 24년에 세운 것으로 경북유형문화재 3호인 경청선원자적선사릉운탑비(鳴鳳寺境淸禪院慈寂禪師凌雲塔碑)가 있다.

이두문으로 된 비석으로 국문학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고려 태조 때에 최언위(崔彦僞)가 지은 것으로 판독되었다.

그리고 경북유형문화재 187호인 문종대왕태실비(鳴鳳寺文宗大王胎室碑)와 어림성지(御臨城址) 등이 있다.

대웅전 안에는 한국전쟁 때 유일하게 소실되지 않은 대세지보살상이 봉안되어 있다.

현재 명봉사 일주문의 현판은 초정(艸丁) 권창윤(權昌倫)의 글씨이다. 

예천 명봉리 명봉사 전나무는 그 큰 키만으로도 명성을 높일 수 있는 보호수다. 

<예천 명봉리 명봉사 전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03-30-02
·보호수 지정 일자 2003. 12. 29.
·나무 종류 전나무
·나이 272년
·나무 높이 33.5m
·둘레 1.4m
·소재지 예천군 효자면 명봉리 867
·위도 36.776489, 경도 128.37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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