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장 규모 16조9200억원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의식주 중에서 식(食)을 가장 중시하는 중국인들은 지난 40여년 이상 동안 이어진 개혁, 개방 정책의 과실 덕분에 먹는 문제는 완전히 해결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즐거움들을 찾아야 한다.

엽기적인 취향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지구촌에서 서러울 중국인들이 이것들을 찾지 못할 까닭이 없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역시 반려동물 기르기라고 단언해도 좋다. 실제로도 최근 들어 개나 고양이 등을 마치 가족의 일원처럼 애지중지하면서 키우는 중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정말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실제로도 반려동물과 경제의 합성어인 충우징지(寵物經濟. 펫코노미Petconomy)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면서 신종 4차 산업으로 확실하게 뜨고 있다. 2022년 5월 기준으로 연 시장 규모가 900억 위안(元. 16조92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남아의 빈국인 라오스의 국내총생산(GDP) 190억 달러의 70%에 가까운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 둥청(東城)구에 소재한 신루이펑의 한 동물병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사진=신징바오(新京報)]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업체들도 일일이 손으로 헤아리기 어렵다. 그럼에도 딱 한 업체만 꼽으라면 역시 최근 가장 핫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신루이펑(新瑞鵬)반려동물의료그룹(이하 신루이펑)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텅쉰(騰訊. 텐센트) 계열인 텅쉰링터우(領投) 및 힐하우스캐피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업계 이목을 끌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래야 할 것 같다. 기업 가치도 300억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3년 11월 말에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루이펑주식유한공사를 모체로 해서 출범한 신루이펑은 현재 반려동물 의료 및 건강관리, 미용, 관련 식품 및 제품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주력은 역시 동물병원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한 업체로 유명하다. 지난해 후룬(胡潤)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중국 내 순위가 45위를 기록한 것은 이에 힘입은 바가 크다.

업계 선두 업체로 손꼽히는 만큼 규모도 대단하다. 무엇보다 진출해 사업을 벌이고 있는 도시의 수가 엄청나다. 무려 100여 개에 이른다. 전국 31개 성시(省市) 및 자치구에 다 진출했다고 단언해도 무방하다. 운영하는 동물병원도 1500여개에 이르고 있다. 직원은 1만600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인 약 80%가 반려동물 전문가 및 교수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주셴차오(酒仙橋)에서 펫 샵을 운영하는 주추이란(朱翠蘭) 씨는 “현재의 규모만 해도 신루이펑은 비견될 만한 업체가 아주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고 해도 좋다. 현재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는 더 크게 날 수밖에 없다.”면서 신루이펑이 향후 업계의 지존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루이펑이 조만간 누구도 감히 범접 못할 업계의 슈퍼맨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선 사업의 첨단화를 꼽을 수 있다. 전국 곳곳의 동물병원들이 보유한 의료 장비들의 상황을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중국 내 MRI, CT 등 첨단 장비들의 50%가 신루이펑이 보유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이 낙관적인 상황 역시 거론해야 한다. 과거 중국에서는 아파트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은 이상한 사람들이나 하는 짓으로까지 평가되고는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개나 고양이 중 하나를 키우지 않는 사람이 정서가 메마른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2022년 말을 기준으로 중국의 반려동물 수가 1억5000만 마리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텐센트가 주목하는 것에서 분명히 알 수 있듯 엔젤 투자자들의 호의적인 자세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신루이펑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향후 수 년 내에 100억 위안 정도 유치하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대부분이 의료 인력인 신루이펑의 직원들. 업계의 다른 라이벌 업체들과는 달리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신징바오.

공격적 경영도 거론하지 않을 경우 섭섭하다고 할 수 있다. 전국 곳곳의 동물병원의 20% 가까이를 흡수, 합병을 통해 산하에 거느리게 된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봐야 한다. 현재의 기세를 이어갈 경우 수년 내 전국 곳곳 동물병원의 최소 30% 전후는 신루이펑의 프랜차이즈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관련 교육을 철저하게 시키는 것은 라이벌 루이파이(瑞派)그룹까지 부러워하면서 벤치마킹하는 신루이펑만의 자랑이 아닌가 보인다. 현재 산하 교육 기업을 통해 의료진에 대한 훈련과 테스트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각종 고등 교육 기관과 제후,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명실상부한 업계의 슈퍼맨을 지향하는 신루이펑에게도 약점은 있다. 프랜차이즈 경영에 뛰어들기는 했으나 노하우가 아직은 부족한 현실을 무엇보다 먼저 꼽을 수 있다. 중국의 펫코노미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는 했어도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못한 사실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인구는 미국보다 4배가량 많은데 시장은 25% 전후에 불과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수준을 보유한 기업의 관리 노하우 및 운영 경험이 부족한 것까지 더할 경우 신루이펑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산업 분야와는 달리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

그럼에도 신루이펑은 마이웨이를 부르짖고 있다. 향후 5년 내에 스마트 동물병원 5000개를 설립하려는 웅지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최종적으로 스마트 동물 의료기관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핵심 의료진에 대한 관리 및 재교육 역시 더욱 강화할 계획으로 있다. 통합 공급망을 구축해 비용을 더욱 줄이면서 효율성까지 높일 예정인 행보 역시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이를 위해 신루이펑은 현재 10만㎡ 전후에 불과한 창고 면적을 수년 내에 두 배로 늘이려고 하고 있다. 이 경우 저장할 수 있는 펫코노미 상품은 10만여 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신루이펑의 시장 점유율은 10% 남짓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계획하고 있는 전략 등이 효과를 거둔다면 20%를 넘어 30%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경우 상장 역시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슈퍼맨이 되겠다는 꿈도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