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65세 약 1만 7000명 건강상태 분석
당뇨·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증가한 반면에 활동적 일상생활 유지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강민구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교수팀에 따르면 최근 12년동안 만성질환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했지만 노쇠한 비율은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햇볕을 피해 무료급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강민구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교수팀에 따르면 최근 12년동안 만성질환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했지만 노쇠한 비율은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햇볕을 피해 무료급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만성질환을 앓는 65세 이상 노인들은 증가했지만,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비율도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습관 등의 변화로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이 늘었지만, 적절한 관리를 통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

2일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강민구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노인 약 1만 7000명을 대상으로 연도별 노인 건강 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지난 12년 동안 만성질환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했지만, 노쇠한 비율은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노쇠는 ‘허약’이라고 불리며, 노화·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의료계에서는 생활 습관이 불규칙적이거나 질병, 약제 복용이 관리되지 않고 신체 활동이 저하되면 노쇠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8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노인 1만 7784명의 연도별 노쇠 지수를 분석했다.

노쇠 지수는 ▲동반질환 ▲기능적 수행능력 ▲징후·증상 ▲검사 수치 등 4개 영역의 30여 가지 항목을 평가해 측정했다. 

또 노쇠 지수에 따라 건강 단계, 노쇠 전 단계, 노쇠 단계로 분류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먼저 연도별 평균 노쇠 지수는 2008년 0.23점에서 2020년 0.18점으로 감소했다.

노쇠 지수가 0.2점 이상이면 노쇠 전 단계로 판단된다. 노화와 만성질환이 겹쳐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며 허리가 약간 굽고 근육이 다소 빠진 상태의 노인 비율이 많은 것으로 보면 된다.

연도별 65세 이상 노인의 노쇠 유병률. [사진=서울아산병원]
연도별 65세 이상 노인의 노쇠 유병률. [사진=서울아산병원]

연도별 노쇠한 노인의 비율을 비교해보니 2008년 41.1%에서 2020년 23.1%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특히 노쇠하지 않고 건강한 비율은 2008년 28.7%에서 2020년 44.2%까지 증가했다.

다만,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08년 17.9%에서 2020년 40.9%로, 당뇨병은 20.6%에서 30.0%, 심혈관질환은 5.6%에서 9.3%까지 증가해 전반적으로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 외 씹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노인 비율은 2008년 59.4%에서 2020년 33.1%로 감소했다.

일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비율은 42.2%에서 12.0%, 흡연자는 17.0%에서 9.3%로 줄어들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했을 때 만성질환을 앓는 비율은 늘었지만,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활동적인 일상을 유지하는 노인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질환에 대해 적절한 치료와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며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면 노쇠를 늦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에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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