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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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최근 개인적으로 각종 뉴스를 보면, 짜증을 넘어서 피로해지기까지 한다.

언제부터일까?

여야를 막론하고 어느 쪽에서든 누가 봐도 말도 안되는 가짜 뉴스를 우선 내지르고 보고, 그걸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겁박하기까지 한다.

적어도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하나의 논리를 내세울 때는 몇 가지 명확한 사실 관계를 체크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정황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행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냥 누군가의 근거 없는 주장(이를 뇌피셜이라고들 한다)을 한 번 듣고 그걸 그대로 인용하여 공격한다.

조금만 찾아보며 알 수 있을 것을, 조금만 신중하면 얘기 안 할 것을 그냥 해 버린다.

정치인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호모이코노미쿠스에 가까운 사람들이라 훨씬 더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분명 지난번에 얘기했듯이 군중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할지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하는 발언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그와 더불어 여러 현실적인 문제(홍범도 장군, 후쿠시마 오염수 등)가 생기면 이에 대해 말도 안되는 가짜 뉴스들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이를 추종하며 빠르게 퍼나르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에 대해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자로서 이에 대해 깊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국내외 저명한 연구진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이다.

그런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최근 본 연구결과 중 가장 관심이 가는 내용 딱 하나만 꼽는다면 바로 ‘The spread of true and false news online’라는 연구이다.

‘온라인에서 진짜 뉴스와 가짜뉴스의 확산’이라는 주제로 2018년 MIT의 보수기 (S.Vosoughi) 교수 등에 의해 발표된 이 연구는 7000회 이상 인용될 정도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 연구의 결과를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Lies spread faster than the truth – 거짓말은 진실보다 빠르게 퍼져 나간다.”

조금 더 들여다 보자.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약 11년간 트위터에 배포된 모든 진실과 거짓 뉴스 기사의 확산에 대해 조사했는데, 전체 데이터는 대략 12만6000개의 기사이다.

이 기사들에 대하여 기사 주제를 검증할 수 있는 6개 전문기관의 정보를 이용하여 뉴스를 참 또는 거짓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가짜 뉴스가 모든 정보 범주에서 진실보다 훨씬 더 멀리, 더 빠르고, 더 깊고, 더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으며, 그 영향은 테러, 자연재해, 과학, 도시 전설, 금융 정보 등의 분야보다 정치 분야에서 더 두드러졌다.

추가적으로 이 연구에서 거짓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더 참신하기 때문에 가짜 뉴스를 공유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밝혀냈고, 거짓 뉴스가 두려움, 혐오감, 놀라움을 불러 일으키는 반면, 진짜 뉴스는 기대감, 슬픔, 기쁨, 신뢰를 불러일으킨다는 것도 밝혀냈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로봇보다 인간이 거짓뉴스를 퍼뜨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내용 또한 포함되어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어찌되었던 가짜뉴스는 그 놀라움과 참신함 때문에 진짜 뉴스보다 훨씬 더 빠르게 사람들이 수용하고 퍼뜨리게 되고, 이는 정치 분야에서 더욱 그렇다고 요약할 수 있다.

어떤가? 현재 우리가 보는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자.

이후에는 우리가 몇 번이나 얘기했듯이 이후에는 집단간 동조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집단간 동조현상이라 함은 솔로몬 애쉬의 동조실험에서 보여졌듯이 자신이 정답이 아니라고 확신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도 집단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답이라고 말하면 자기도 정답이라고 따라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추가적인 연구들이 있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오답이라고 생각하는 참가자가 실험에서 정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 나와 같은 집단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면 오답률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반대로 나는 다른 집단에 속해서 대답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오답률이 극적으로 감소하여 자신의 소신대로 정답을 말한다는 결과가 있다.

이는 우리가 수차례 봐왔듯이 집단의 극단화가 일어남을 증명하는 연구이다.

요컨대 온갖 가짜뉴스가 떠돌아다니고, 이를 정치적인 이유로 선동화하는데 쓰이는 오늘, 어떻게든 우리는 이성을 꽉 잡고 지켜봐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가짜뉴스는 너무나 극적이고 참신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금방 퍼져 나간다.

그리고, 그러한 뉴스는 같은 생각을 가진 집단에서는 그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없이 동조하게 되므로 이성적인 논리와 상관없이 집단의 신념이 되어버리고 적어도 그 집단 내에서는 ‘진리’가 되어버린다.

그게 국정철학이 되어버리고, 그게 야당을 이끌어가는 신념이 되어버리는 오늘날의 정치가 개탄스러울 뿐이다.

※ 필자소개 :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전략, 마케팅과 스포츠 마케팅, 공공부문의 정책입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고민을 하던 중, 행동경제학자인 서울대 최승주교수와 빅데이터분석 권위자인 한양대 강형구 교수와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정부와 기업 대상 행동경제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연 및 행동경제학 관련 칼럼과 영상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보다 알기 쉽게 전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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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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