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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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관해 연구하고 글을 쓰며, 강연을 나가지만 이상하게 회사에서 인사 문제는 누구나 그렇듯 실패를 한다.

나의 경우에는 컨설팅 회사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지적인 능력, 지식, 논리적인 사고력 등도 중요하지만 팀을 이뤄서 클라이언트를 상대해야 하므로 커뮤니케이션 능럭, 태도, 인내력 등도 본다.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해 보면 크게 실력과 인성 두가지 선발 기준을 놓고 인력을 선발하나도 보면 된다.

모든 채용자가 원하는 것처럼 실력과 인성 둘 다 겸비한 사람을 찾고 싶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의 중간 아래 어딘가에 서열울 차지하고 있는 우리 회사를 지원할 확률은 높지 않다.

그러면 둘 다 낮은 사람을 뽑을 수는 없으니 지원자 중 실력과 인성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높은 사람을 뽑게 되는데 이 때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긴다.

최초에 회사를 시작할 때는 우리가 작은 기업에서 출발하니 잘 버틸 수 있고, 화합할 수 있는 사람, 인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런 면에서 적합할 사람을 찾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사람들의 장점이 희석되면서 인성은 조금 안 좋더라도 업무에 더 강점이 있는 사람들을 찾게 되었는데, 이후에는 '그래 인성이 좋아야지 했다'가 '아냐 그래도 업무를 잘해야지' 하면서 결국 반복적으로 인재 영입에 실패하는 그런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런데, 회사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서류와 몇 번의 면접만으로 채용을 결정해야 하므로 사실은 아무리 체크를 하더라도 매우 한정된 정보밖에 알지 못한다.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경력사원이야 경력기술서와 했던 업무, 그리고 하다 못해 이전 회사에 전화를 걸어 체크할 수도 있으므로 조금은 더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신입사원은 그 사람의 자질만 대충 보고 뽑아야 한다.

그래서, 애초에 그 사람이 회사원으로써의 업무 능력도 모를 수밖에 없고, 회사 조직 구성원으로써의 인간관계 능력도 모른다.

그걸 누가 정확히 알 수 있을까?

이러한 염려는 경력자로 확장하여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람들이 남들한테 좋다면 나에게도 좋을 거라고 흔히들 착각한다.

이는 군중효과에서도 다룬 적이 있고, 설득의 심리학에 나오는 ‘사회적 증거의 법칙’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데 사람들은 어떤 상황 속에서 무엇을 할지 의사결정해야 할 때, 대부분 다른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보고 따라한다.

따라서, 다른 회사에서 평판이 좋았던 사람은 당연히 우리 회사에서도 잘할 거라 착각할 수도 있다.

물론, 신입 사원의 경우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겠지만 회사 간 시스템도 다르고 조직문화도 다르고 또, 업무 성과에 대한 기준들도 다르기 때문에 실제 겪어보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이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만약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사람들을 많이 뽑아 놓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중 가장 인기 있다고 알려진 미국 프로풋볼리그 (NFL)에는 거의 40년 이상 감독을 하며 8번의 슈퍼볼 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빌 벨리칙 (William Stephen Belichick)이라는 최고의 명장이 있는데, 이 감독은 선수를 선발하는 독특한 전략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프로스포츠에는 종목을 불문하고 최고의 신인선수를 선발하는 드래프트 제도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어느 팀이나 보다 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의 지명 차례가 되었을 때 최고의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전략을 동원한다.

예를 들면 구단별로 서로 협상하여 자신의 아랫순위에 있는 자신의 지명권과 현재 있는 선수를 묶어서 타 팀에 넘기고 그 팀으로부터는 상위 지명권을 받아오기도 한다.

이렇게 몇몇 팀들은 상위 지명권을 가지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시즌 중에도 하는데, 벨리칙 감독은 조금 다르다.

벨리칙 감독의 전략은 상위, 하위 가리지 않고 지명권 수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위에서 우리가 회사에서 채용을 할 때처럼, 좋은 인재를 뽑아야 하는데 신인이기에 불확실하다고 한다면 많이 뽑아놓고 이 중 적합한 선수를 살아남게 만드는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은 불확실성, 애매모호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가령 뽑을 대상이 너무나 눈에 들어와서 확신이 된다면 그럴 필요가 없고, 또 자신들이 자신의 능력을 완전하게 믿는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

그런데, 자기과신 (Overconfidence)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 완벽하다고 믿는 것은 큰 손해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결국 벨리칙처럼 하나의 원칙을 가지고 다수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정보가 많아서 완벽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 사실 또한 우리는 인전해야 한다.

결론을 내려야 할 시점이 온다면 과감하게 자신만의 전략으로 바로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필자소개 :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전략, 마케팅과 스포츠 마케팅, 공공부문의 정책입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고민을 하던 중, 행동경제학자인 서울대 최승주교수와 빅데이터분석 권위자인 한양대 강형구 교수와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정부와 기업 대상 행동경제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연 및 행동경제학 관련 칼럼과 영상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보다 알기 쉽게 전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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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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