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누구나 돈을 벌고 싶어한다.

일확천금을 꿈꾸지는 않더라도 직장에 다니면서 하는 노력 정도만큼 재테크에 대한 공부를 한다면 개인의 눙력으로 직장인 월급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부동산에 대해 공부를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주식에 대해 공부를 하기도 한다.

물론, 또 다른 사람들은 주식 외에 채권, 펀드, 선물 등 모든 금융상품들을 공부하며 금융상품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구성하여 투자하기도 한다.

아예 전업으로 투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일을 하면서 쉬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이, 목적은 보다 윤택한 삶, 즉 돈을 더 벌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금융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하기도 하지만, 워낙 기초 지식이 없으면 공부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쉽게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특히 금융리터러시, 즉 금융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내가 값을 지불하고 보다 확실한 정보를 빠르고 손쉽게 얻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크다.

그래서 요새 금융사기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 중 하나가 리딩방이다.

리딩방이란 메신저를 통하여 주식투자에 도움을 주는 행위들을 말하는데, 메신저라기보다는 서로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요새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DM 등을 많이 활용한다.

리딩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기를 친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사기 혹은 불법행위에 대해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몇 가지를 짚어보자.

우선 최근 리딩방에서는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을 사칭하여 리딩방을 운영하는 사람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사기를 치거나 유사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른바 헤일로 이펙트를 (Halo Effect) 노리고 있다.

우선 그러한 유명인들이 리딩방 운영자와 가깝다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얼마 전 전청조의 사례에서 봐서 알수 있듯이 조금만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거짓말들을 사람들은 사기꾼이 제시하는 몇 가지 증거물에 의해 쉽게 믿기도 한다.

이미 사기를 친 사람들의 말과 스토리에 어느 정도 현혹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주어지는 증거들까지 겹쳐지면 일종의 내러티브가 형성되어 허술한 증거물들이 마치 그 주장에 대한 진짜 증거인 양 확증편향에 휩싸이게 된다.

여기까지도 경계해야 할 일인데, 유명인이 가지고 있는 유명세와 주식해서 돈을 벌었다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그러한 사람들은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하는 후광효과 (헤일로 이펙트)에 빠지는 것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유명한 연예인, 전직대통령, 재벌 2세가 남보다 주식을 잘해서 돈을 더 잘 벌 수 있을까?

그 사람들이 쌓아 올린 대중적인 인지, 정치가로서의 삶, 기업경영 능력은 주식을 잘 하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하다못해 유명한 경제학자 중에 주식 시장을 통해 돈을 번 사람은 케인즈 정도가 유명하지, 돈을 날린 경제학자가 더 많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것은 생존편향이다.

실제로 리딩방에서는 자신들의 수익이 수십 퍼센트에서 수백 퍼센트에 달했다고 자랑한다.

물론, 대부분에 있어서 그러한 증거물들은 조악하게 조작되었므로 믿을 게 못 된다.

그런데 리딩방 운영하는 사람이 개중에 그나마 양심이 있어서 주식투자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들이 실패한 사례들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여기서 생존편향이 나온다.

2차 대전 당시 미국에서 폭격을 당했지만 살아 돌아온 비행기들의 포탄 자국을 파악하여 그곳에 덧대는 작업을 하고자 했던 데서 비롯된 생존편향은 생존자들의 사례만을 분석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데서 나오는 문제점들을 말한다.

사실, 폭격을 심하게 당하여 추락한, 즉 사망한 비행기들을 조사하여야지만 더 확실한 문제점과 대응책을 알아낼 수 있다.

따라서, 생존자 편향은 성공 사례, 생존 사례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편향을 얘기하며 리딩방에서는 의도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 점에 대해서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특정 종목이 아닌 자신들의 현재까지 전체 수익률을 과다하게 얘기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도 대부분 사기를 치기 때문에 아주 일부인 정직한 리딩방 운영진들이 있다는 가정 하에 하는 말이다.

자신들의 수익률에 대해서 이전에는 수익률이 꽤 높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수익률이 안 좋을 경우, 합치게 되면 소급 편향 (Backfill Bias)이 적용되어 꽤 괜찮은 수익률이 난 것처럼 표현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어떤 사람이 2000년대 초반에 잠깐 주식을 해서 꽤 괜찮은 수익률을 냈다가, 20년 만에 주식을 해서 최근 쫄딱 망했다고 하더라도 평균수익률은 좋은 것처럼 얘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소급 편향이다.

또, 주식투자는 주식을 사고자 하는 수요와 주식을 팔고자 하는 공급에서 주가가 결정되고 서로 간 거래가 일어난다.

리딩방의 운영진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주가를 올려서 대량으로 팔게 되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여간해서는 주가를 올리기 쉽지 않을 때 허위정보를 퍼뜨리거나 혹은 그 주식에 대한 말도 안되는 장밋빛 미래로 현혹시켜 우매한 주식투자자들을 속여서 그 회사 주식을 사게끔 만들기도 한다.

그럴 경우, 자신들은 그 주식을 매도해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오늘 얘기한 것은 리딩방이라기보다 일반적으로 증권회사에서 자신들의 성과를 발표할 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에 가깝다. 왜냐하면 증권회사는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기 때문에 숫자를 가지고 적절하게 이용을 할 뿐이지 사기를 치면 안되기 때문이다.

리딩방은 대부분 사기 집단인 경우가 많으므로 우선 일차적으로 사기에 당하지 말자라는 마음가짐부터 가져야 하며, 그래도 그나마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리딩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실을 호도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 필자소개 :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전략, 마케팅과 스포츠 마케팅, 공공부문의 정책입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고민을 하던 중, 행동경제학자인 서울대 최승주교수와 빅데이터분석 권위자인 한양대 강형구 교수와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정부와 기업 대상 행동경제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연 및 행동경제학 관련 칼럼과 영상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보다 알기 쉽게 전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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