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예금 중 10억원 초과 계좌 총예금액, 작년 말보다 3.0% 줄어
여신 상환, 회사채 상환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은 772조 4270억원으로 2022년 말(796조 3480억원)보다 약 3.0%(23조 921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여의도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은 772조 4270억원으로 2022년 말(796조 3480억원)보다 약 3.0%(23조 921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여의도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국내외 경기불황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기예금에서 거액을 인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 초과 고액 예금 잔액이 줄어든 것은 약 10년 만으로, 기업별로 여신 상환과 회사채 상환 등에 필요한 돈을 인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은 772조 427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796조 3480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3.0%(23조 9210억원) 감소했다.

과거 기록을 보면 10억원이 넘는 고액의 예금 잔액은  2018년 상반기 500조원, 2019년 하반기 600조원, 2021년 상반기 700조원을 돌파하면서 증가세를 이어왔다.

2022년의 경우 800조원 돌파를 거의 눈앞에 두었지만, 올해 상황으로 봤을 때 당분간 700조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10억원 초과 예금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3년 6월 말 379조 5800억원에서 그 해 12월 말 362조 8260억원으로 줄어든 후 약 10년 만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의 경우 2021년 말 13.8%에서 2022년 말 3.5%로 약 10%포인트 넘게 줄어든 바 있다.

10억원 초과 예금 잔액이 줄어든 이유는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10억원 초과 정기예금 잔액은 538조 816억원으로 2022년 말보다 25조 7300억원(4.6%)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기존에 유지해오던 정기예금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재가입을 하지 않고 해지한 후 차입금을 상환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이 정기예금에서 자금을 인출해 여신 상환, 회사채 상환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대출 금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고액 정기예금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고액 예금 계수가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존 예금이 모든 금융기관에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는 미국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수출입 거래를 할 때 이자율에 해당하는 ‘환가료’가 비싸지면서 수출 신용장 매입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이후 외화를 원화로 환전해 원화 정기예금에 가입해왔는데 해당 액수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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