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분기 연속 플러스(+) 기록했지만, 올해 전망치 1.4% 크게 못 미쳐
10월 기업 체감 경기, 약 8개월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
고금리·중동 지역 전쟁 등 각종 악재에 4분기에도 저성장 우려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서울 남산에서 보이는 도심 일대 주요 대기업 건물.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서울 남산에서 보이는 도심 일대 주요 대기업 건물.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3분기 수출·민간소비 등이 2분기보다 다소 나아졌지만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잡고 있는데 3분기의 경우 단순 계산으로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을 기록해 당분간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터지면서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후 3분기(2.3%)·4분기(1.3%), 2021년 1분기(1.8%)·2분기(0.9%)·3분기(0.1%)·4분기(1.4%), 지난해 1분기(0.7%)·2분기(0.8%)·3분기(0.2%)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했다.

그러나 수출 급감으로 지난해 4분기(-0.3%)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0.3%)부터 다시 반등해 2분기(0.6%), 3분기(0.6%) 모두 성장했지만, 전망치 1.4%보다 크게 저조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성장률 1.4% 달성이 희박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이 각 0.7% 정도 돼야 올해 1.4%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부문별 3분기 성장률을 보면 민간소비가 음식숙박·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증가했다.

또 정부소비가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1% 늘었고,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2.2% 성장했다.

수출은 반도체·기계 등을 중심으로 3.5%,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위주로 2.6%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기계류 부진 여파로 2.7%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순수출(수출-수입·0.4%포인트)이었다.

건설투자(0.3%포인트)와 민간소비(0.2%포인트)도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설비투자는 0.2%포인트 깎아내렸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사진 왼쪽 두 번째)이 26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 추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사진 왼쪽 두 번째)이 26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 추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이날 발표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체감 경기가 8개월 만에 최악인 수준까지 악화했다는 점이다.

10월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70을 기록했다. 올해 2월(69)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를 뜻한다. 만약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보다 낮게 측정된다.

이러한 전산업 업황 BSI는 7월(74)과 8월(71) 두 달 연속 하락하다가 9월(73) 잠시 반등했지만, 10월(70)에 다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발표 등으로 인해 전자·영상·통신장비(-3포인트)의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

이와 비교했을 때 화학물질·제품(+10포인트)은 에틸렌스프레드 확대, 원자재 가격 하락, 중국의 화학제품 수요 증가 기대 등으로 크게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 BSI 관련 기업규모·형태별로는 대기업(+2포인트)과 중소기업(+1포인트), 수출기업(+6포인트)은 올랐지만, 내수기업(-2포인트)은 낮아졌다. 

비제조업 업황 BSI(71)의 경우 전월 대비 6포인트 하락했는데 올해 1월(71)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비제조업 BSI 하락 이유에 대해 “도소매, 서비스 업종에서 수요가 감소했다는 모니터링 결과가 나왔다”며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1.4%) 실현 가능성에 대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성장률 1.4%가 되려면 하반기 경제 성장률 평균이 1.8%가 돼야 한다”며 “3분기에 1%대 초반, 4분기에 2% 안팎의 최소 성장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4분기에는 이스라엘 사태 등의 외부 충격이 없다면 그보다 훨씬 좋은 모습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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