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전쟁범죄 행위" 이스라엘 비난하며 즉각적 휴전 촉구
이스라엘, 지하터널 등 하마스 거점 차례로 장악...공격수위 높여
하마스, 인질과 민간인 '인간 방패' 삼으며 이스라엘 공격에 맞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집을 잃은 주민이 분노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측 사망자 수는 1만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집을 잃은 주민이 분노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측 사망자 수는 1만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간 충돌이 25일째 접어들었다. 이스라엘은 자위권 행사를 내세우며 가자지구(길이 41㎞, 폭 10㎞)를 포위한 뒤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미 8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체 사망자는 1만명이 넘었다. 더 이상의 사망자 집계가 무의미한 상황이다. 사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다.

이스라엘은 병원·학교 등 민간시설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고 있다. 물과 식량은 물론 전기와 연료 유입도 막고 있다. 구호품 반입도 차단했다. 유무선 통신 시설도 파괴돼 외부와 단절됐다. 가자지구는 고립무원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유엔, 국제형사재판소(ICC), 국제인권단체 등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국제인도법이 금지하는 전쟁범죄 행위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꿈쩍도 않고 있다. 오히려 지상군을 투입해 지하터널을 포함한 하마스의 거점을 차례로 장악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는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인 누적 사망자 수가 31일 기준 8525명으로 파악됐으며, 사망자 중 어린이가 3542명, 여성이 2187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는 2만명을 넘겼다. 하마스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인(1400여명)과 비교해 5배가 넘는 숫자다. 말 그대로 피의 보복이다.

그동안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로켓포 8000발 이상을 퍼부었다. 가자지구에는 약 230만명의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다. 하마스는 200여명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인 인질과 이들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이스라엘군과 맞서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규모 공습을 가한 뒤 주민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내무부는 이번 공습으로 자발리아에서만 4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규모 공습을 가한 뒤 주민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내무부는 이번 공습으로 자발리아에서만 4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자지구는 장벽에 둘러싸여 있다. ‘천정 없는 감옥’에서 점차 ‘천정 없는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주민들의 출입도 불가능하다. 물, 식량, 전기, 연료 등을 대부분 이스라엘에 의존해왔다. 이스라엘은 전쟁 시작 3일만에 생존에 필요한 자원 공급을 모두 끊었다.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는 국제인도법에 금지된 행위라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봉쇄를 풀 생각도, 휴전을 할 생각도 없다. 민간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자 이집트가 1일 라파 국경검문소를 일시적으로 열고 중상을 입은 가자지구 주민 81명을 이송받아 치료하기로 했으며, 시나이반도 북부 마을에 팔레스타인 부상자 수용을 위한 야전병원을 세우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3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155mm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지상 작전에 돌입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인들이 3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155mm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지상 작전에 돌입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자 미국도 블링컨 국무장관을 다시 이스라엘로 보내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고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보는 시각이다.

지금의 이스라엘 기세로 봐선 팔레스타인 민족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한 피의 보복을 부르는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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