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 여파로 소비·설비투자 부진 지속
반도체 중심으로 한 수출은 완만한 회복세 기록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월 경제동향’을 통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했다”며 “다만, 내수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서서히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7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월 경제동향’을 통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했다”며 “다만, 내수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서서히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7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정부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수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소비·투자 등 내수 부문 둔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월 경제동향’을 통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했다”며 “다만, 내수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서서히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가 경제동향 발표에서 ‘내수 둔화’를 직접적으로 짚은 것은 올해 3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앞서 경제동향에서 고금리·고물가가 소비·투자를 제약할 가능성 있다는 정도로 설명했으나, 이달에는 아예 내수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KDI는 소비 항목 중 상품·서비스 부문에서 감소 내지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10월의 경우 1년 전보다 4.4% 줄면서 9월(-2.0%)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서비스업 생산은 0.8% 늘었지만, 전월(2.1%)보다 증가세가 낮아졌다.

또 소비재 재고가 7.6% 증가하고,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넉 달 연속 하락하면서 소비 부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금리 장기화의 여파는 설비투자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10월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9.7% 줄어 전월(-5.6%)에 이어 감소했다.

이에 대해 KDI는 반도체 경기가 반등을 하고 있지만, 반도체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아 관련 설비투자가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KDI는 내수 부진으로 물가 상승세 역시 둔화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3% 올라 전월(3.8%)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자동차·가구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낮아졌다.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9월에 배럴당 평균 93.3달러, 10월에 89.8달러, 11월에 83.6달러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우려에 지난 6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개월 만에 7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경기 부진 완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게 KDI 측 설명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7.8% 증가하면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이 중 반도체는 12.9% 늘어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KDI는 “반도체 경기 개선으로 수출 부진은 완화된 반면에 내수는 금리에 민감한 부문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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