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상수지 흑자 내면서 6개월 연속 상승세 이어가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약 1759조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
경기 회복 흐름 꺾일 가능성 낮지만 돌발변수 대비해야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완연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가고 있지만 내수경제가 소비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각종 악재로 침체돼있어 내년에도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빈 상점가를 지나가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완연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가고 있지만 내수경제가 소비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각종 악재로 침체돼있어 내년에도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빈 상점가를 지나가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장기간 불황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수출 등 무역수지 분야에서는 조금씩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내수경제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무역수지는 완연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가고 있는 반면에 내수경제는 가계대출 증가, 소비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68억달러(한화 약 8조 9624억원)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경상수지는 올해 ▲5월(+19억 3000만달러) ▲6월(+58억 7000만달러) ▲7월(+37억 4000만달러) ▲8월(+49억 8000만달러), 9월(+54억 2000만달러)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였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 ‘300억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상품 수출 개선세 등 영향으로 흑자 규모 전망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경상수지가 개선된 이유는 자동차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반도체·IT 등 주요 품목 수출 상황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상수지가 선방하고 있는 반면에 각종 내수경제 관련 지표는 경고등을 켜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9조 1000원으로 2분기 말보다 11조 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계대출 증가액은 ▲7월 5조 2000억원 ▲8월 6조 1000억원 ▲9월 2조 4000억원 ▲10월 6조 3000억원 ▲11월 2조 3000억원 등 계속 규모가 커지고 있다.

또 올해 10월 기준 국내 생산, 소비·투자는 모두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이 부진한 가운데 비내구재 판매와 기계류 투자도 둔화됐기 때문이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3.5% 감소했고, 반도체(-11.4%) 생산도 비교적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매판매의 경우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며 “내구재(+1.0%) 판매는 늘었지만, 비내구재(-3.1%) 판매가 줄어든 점에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부실 우려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133조 1000억원으로 3월 말(131조 6000억원)보다 1조 5000억원 늘어났다.

특히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은 해당 기간 동안 2.01%에서 2.17%로 0.16%포인트 높아지면서 금융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관련 대책으로 내놓은 만기 연장이 이어지면서 이자 부담은 기간과 금리 측면에서 가중될 것”이라며 “이는 PF 원가 상승으로 연결돼 사업성을 더욱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내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경제 지표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과 수출 개선 등의 영향으로 내년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며, 누적된 고금리 및 가계부채 부담 속에 고용둔화 압력이 확대돼 소비심리를 한층 위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책 당국의 대출 억제 기조로 자산 가격 상승 역시 불투명해 ‘자산효과’(Wealth Effect)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며 “당분간 지지부진한 내수 경기를 대외 부문이 부분적으로 메꾸는 차별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출하·재고 사이클이 완만하게 반등하고 있고, 수출단가 및 물량도 개선 중”이라며 “제조업체들의 업황 전망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수출 회복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소비심리는 다소 부진하지만, 가계 순금융자산은 양호하다”며 “수출 개선과 함께 가처분소득 증가·소비의 완만한 회복으로 한국 경제는 완만한 반등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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