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기준 가계 월평균 이자 비용 11만 4900원 기록
같은 기간 의류·신발 지출 비용은 10만 4000원으로 약 1만원 낮아
불경기 장기화로 가계소비 위축 현상 뚜렷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가계(전국·1인 이상·실질) 월평균 이자 비용은 11만 4900원이었고, 의류·신발 지출은 10만 4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가계(전국·1인 이상·실질) 월평균 이자 비용은 11만 4900원이었고, 의류·신발 지출은 10만 4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높은 금리와 비싼 물가로 인해 국민들이 옷·신발 구입보다 대출 이자를 갚는데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가계(전국·1인 이상·실질) 월평균 이자 비용은 11만 49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9만 5500원)와 비교했을 때 1만 9400원(20.4%) 증가한 수치다.

이와 반대로 의류·신발 지출은 지난해 3분기(11만 7700원)보다 1만 3700원 감소한 10만 4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 비용이 의류·신발 지출 비용보다 약 1만원 더 많은 셈이다.

이자 비용이 의류·신발 지출보다 커진 사례는 지난 2006년 1인 가구가 포함된 가계동향을 조사한 후 사상 처음이다.

정부는 고금리·고물가 여파의 여파로 가계들이 옷·신발과 같은 소비 품목은 최대한 절약하고, 이자를 갚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가계 이자 비용은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이자 비용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0%를 돌파한 후 계속 증가하면서 올해 2분기 37.9%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 약 8만 2000원 수준이었던 가구당 이자 비용은 지난해 4분기 10만원을 넘어섰고, 11만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월 평균 이자비용과 옷·신발 지출 관련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월 평균 이자비용과 옷·신발 지출 관련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반면에 의류·신발 지출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1년 전보다 8.5% 줄어들면서 ‘마이너스’(-)로 했고, 3분기에는 감소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실질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가계가 옷·신발 소비부터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2·3분기 의류·소비 지출의 경우 가계 소비지출 12개 항목 중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더욱이 다른 품목에 비해 더욱 급격하게 오른 옷·신발 물가 상승률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1~11월 의류·신발 누적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인 점을 고려하면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 12개 항목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문제는 당분간 고물가로 위축된 내수가 늘어난 이자 부담에 발목을 잡히는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누적된 물가 상승 압력을 이유로 여전히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시장은 금리 인하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6개월보다는 더 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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