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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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 크리스마스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기독교나 카톨릭같은 종교에서 기념하는 날인 크리스마스이지만 전세계적인 공휴일이기도 하며, 크리스마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여러 가지 역사, 과학, 기담, 제품 등이 겹쳐서 생각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를 역사적으로 접근하면 우선,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날로 "그리스도"(Christus)와 "모임"(massa)의 합성어인 '그리스도 모임' 즉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모임'으로 기독교예식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는 1세기부터 3세기까지 12월 25일을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지켰다는 기록들이 간간히 나오는데, 4세기 무렵부터 사람들이 3월 25일을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와서 처녀의 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할 것이라고 고한 날, 즉 수태고지일로 보고 그로부터 상징적인 9개월간 잉태 후의 날, 즉 12월 25일을 탄생일로 지켰다고 한다.

이후 서기 350년 로마교회 대주교 율리우스 1세의 크리스마스 선포는 기독교 공인 이후 크리스마스가 교회의 절기로 확립했다고 볼 수 있는데 로마연감에는 서기 336년경 로마 제국에서 크리스마스 축제가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그러면,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크리스마스가 과연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정확한 날짜일까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따른다.

성경 중 누가 복음에 따르면 예수가 탄생했을 때,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양떼를 지킨다는 말이 나오는데 12월에 양떼를 풀어놓기 힘든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2월이기는 상식적으로 힘들다는 말도 있다.

역사적으로 로마에서는 12월 25일을 동지로 여겼고, 이날은 최고 신중 하나인 태양신을 기념하는 축제의 날이었는데, 밀라노 칙령 이후 기독교가 로마에 쉽게 녹아들기 위해서 그날을 예수의 탄생일로 정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에 반해 산타클로스 이야기의 탄생은 조금은 더 명확하다.

성 니콜라스 (Saint Nicholas)주교가 너무나도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줬던 것을 기억하여 중세시대부터 성인의 축일에 성인의 분장을 하고 착한 어린이들을 칭찬하고 나쁜 어린이들을 혼낸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특히 성 니콜라스를 그린 유럽의 그림들을 구글에서 조금만 검색해보면 지금의 산타가 아닌 전혀 뚱뚱하지 않고, 기품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한편, 산타클로스에 대한 과학적 접근도 있다.

과연 산타클로스가 모든 어린이들에게 굴뚝을 통해 선물을 놓고 가는 것이 가능한가?

현대 물리학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양자역학으로는 가능하다고 학자들은 얘기하며 공기역학, 열역학, 재료과학 등 모든 첨단 과학이 다 동원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미국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올해로 69년째 산타의 위치를 추적해서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원래는 신문광고에 잘못된 인쇄번호로 NORAD에 전화한 산타를 믿는 아이들을 달래주는 것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 아이들의 꿈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담당자들이 산타 흉내를 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현대 기술에 걸맞게 온라인을 통해 북극에서 출발한 산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고 있다.

덕분에 올해는 밤 11시 25분 경에 한국에 와서 선물을 뿌리고 간다는 사실 또한 우리는 알 수 있다.

이렇듯 역사적으로도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히려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에 대해 매우 정형화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산타는 빨간 색 옷을 있고 넓은 밸트를 맸으며 검은 부츠를 신은 뚱뚱하고 행복한 할아버지라고 생각한다. 다들 알다시피 이는 모두 코카콜라 덕분이다.

코카콜라는 제품의 속성보다 이미지를 중요시한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이다. 덕분에 코카콜라는 시대를 앞서나가는 여러 기발한 광고들을 선보여서 가장 미국적이고 가장 대중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소비자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위대한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노먼 록웰에게 의뢰를 한 일이다.

미국 중산층의 생활모습을 친근하고 인상적으로 그렸으며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지의 표지 그림을 40년 넘게 그렸던 노먼 록웰을 상상할 수 없다면 조선 후기 우리나라의 김홍도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아무튼 이런 노먼 록웰이 겨울에도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게 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추운 날 코카콜라를 마시는 미국 중산층의 그림을 6점이나 그려서 남겼다.

그리고, 더욱더 중요한 일은 1931년, 코카-콜라는 미국의 화가이자 광고 일러스트레이터였던 해든 선드블롬(Haddon Sundblom)에게 좀 더 현실적이면서 상징적이고 긍정적인 산타클로스를 그려 줄 것을 의뢰한 일이다.

그전까지 엄숙하고 다양한 모습의 산타가 유쾌하고 따뜻하고 친근하면서도 통통하게 정형화되었으며, 이는 장장 1964년까지 30년 이상 이어졌다. 이게 바로 오늘날의 산타이다.

마지막으로 이게 어느 정도 위력을 가졌는지 콜라에 대한 실험을 통해 알아보자. 우선 사람들은 펩시이든 코카콜라이든 자신이 더 좋아한다고 밝혔던 탄산음료를 마실 때는 좋은 맛과 같은 기본적인 보상을 평가하는 부분인 전전두엽 피질이 활성화되었다.

두 번째 실험은 코카콜라와 관련된 것인데 어떤 음료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절반에게는 코카콜라 캔의 사진을 보여주고 음료를 마시게 했는데 코카콜라를 본 절반의 사람들이 음료 맛이 훨씬 더 좋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때는 맛에 대한 보상 영역이 아닌 과거의 감정적인 체험과 관련된 뇌의 영역이 활성화 되었다고 한다.

즉, 코카콜라는 기억으로 느끼는 맛이라고 결론 지을 수 있다.

이는 펩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단 한마디로 오늘의 크리스마스를 정의하자면 종교가 만들고 코카콜라가 완성한 축제이다.

※ 필자소개 :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전략, 마케팅과 스포츠 마케팅, 공공부문의 정책입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고민을 하던 중, 행동경제학자인 서울대 최승주교수와 빅데이터분석 권위자인 한양대 강형구 교수와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정부와 기업 대상 행동경제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연 및 행동경제학 관련 칼럼과 영상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보다 알기 쉽게 전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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