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회장 명의 인사발령…회사 명예·신용 손상 행위 지적
경영권 다툼으로 모녀 vs 장차남 관계 ‘악화일로’
임주현 사장 “이사회에 오너 가족 포진은 ESG에 역행” 비판

 한미약품그룹은 내부 인사발령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오후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미약품그룹은 내부 인사발령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오후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반대해온 임종윤(한미사이언스 사장)·종훈(한미약품 사장) 형제가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특히 오빠(임종윤 사장), 남동생(임종훈 사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OCI그룹과 통합을 바탕으로 한 각종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25일 한미약품그룹은 내부 인사발령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한다고 밝혔다.

이번 해임 배경에 대해 한미약품그룹은 “두 명의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중요 결의 사항에 대해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 명예와 신용을 손상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두 사장을 해임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그룹은 특히 임종윤 사장에 대해 오랜 기간 개인 사업과 타 회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를 운영하면서 그룹 업무에 소홀히 한 점을 지적했다.

다만, 두 형제가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회사에서의 직은 유지된다. 현재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에서, 임종훈 사장은 한미정밀화학에서 각각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해임이 최근 OCI그룹과의 통합 결정에 잡음을 일으킨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모녀 관계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OCI그룹 통합 찬성을,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임종훈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통합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양측은 오는 28일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새 이사진 후보를 놓고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이날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OCI그룹과의 통합 당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임 사장은 “지난해 한미약품이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대주주들의 상속세 문제 등으로 기업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대주주 상속세 ‘오버행 이슈 문제’ 해결을 목표로 OCI그룹과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미약품의 R&D 강화와 관련한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오는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 자신들을 사내이사로, 임종윤 사장이 최대 주주인 바이오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의 권규찬 대표 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해 달라는 것을 포함해 5명의 선임안을 주주제안한 상태다.

임주현 사장은 이러한 임종윤·종훈 사장 측의 임원 선임 관련 주주제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임종윤·종훈 사장 측 주주제안대로라면 대주주 가족 구성원들 최대 4명이 이사회에 포함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될 경우 한미약품그룹이 객관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사회를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상장사들의 화두로 떠오른 ESG 경영에도 역행하는 행보”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간담회에는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우현 회장은 “아직 한미약품그룹의 주주는 아니지만, 미래 파트너 후보 자격으로 참석하게 됐다”며 “R&D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한미약품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OCI그룹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사업 분야에 도전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내는 DNA가 있다”며 “자금 조달 등 충분한 투자로 한미약품그룹과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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