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 세상 누구보다 아프고 외로운 인간들의 목소리를 빌려서 이렇듯 아름답고 다채롭게, 우리 삶의 심연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터키 작가 부르한 쇤메즈의 장편소설 『이스탄불 이스탄불』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궁금증은 그거였다.해협 하나를 두고 동양과 서양으로 나뉘는 도시 이스탄불의 깊디깊은 지하감옥. 시멘트벽으로 구획된 좁은 감방 안에 나이도 직업도 성향도 전혀 다른 네 남자가 함께 갇혔다.혁명단체에 가담했던 열아홉 살 대학생 데미르타이, 병든 아들의 이름으로 이곳에 잡혀온 중년 의사, 시를 쓰는 이발사 카모, 그리고 멀고 먼 마을에서 평생토록 이스탄불을 그리워만 하다 생의 마지막에 이 도시에 도착한 퀴헤일란.아마도 혁명운동에 연루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네 남자는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를 고문의 두려움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낸다.흰고래를 찾아 평생 먼바다를 떠
우리 시대의 시인 이재무가 열두 번째 시집 '데스밸리에서 죽다'(천년의 시작)를 펴냈다.뉴스퀘스트는 이재무 시인과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와의 대담을 마련했다.대담은 3월 23일 오후 출판사에서 이루어졌다. /편집자주◆ 원초적 순수 생명의 세계를 발견한 경험이재무(李載武)는 누구보다도 경험과 실감을 중시하면서 시를 써온 시인이다.그때그때 다가오는 선명한 경험과 그로 인한 기억들이 이재무 시의 고유한 수원(水源)이었다. 그래서 그의 시는 의뭉한 난해성의 저편에서 펼쳐졌고, 자신을 향해서나 독자를 향해서나 살가운 깨달음과 눈이 번쩍 뜨이는 감동을 선사해왔다.그의 시에는 비교적 분명한 대립적 요소가 숨겨져 있는데 그것이 ‘고향’과 ‘객지’라는 확연한 대조적 형상이다.깨끗한 가난과 그리운 가족의 이미지가 출렁이는 고향은 시인의 존재론적 모태이자 궁극적 거처로서 순간순간 재생되고 점멸한다.하지만 객지의 삶은 분주하고 피로한 시간이 강요되는 생존경쟁의 장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흐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우리 시대의 인기 작가 공지영이 신작 소설 『먼바다』(해냄출판사)를 냈다.『먼바다』는 한 여자가 우연히 페이스 북으로 연결된 첫사랑의 남자를 40년 만에 뉴욕에서 해후하는 이야기다.공 작가는 소설을 내고, 지리산 아래 마을에 칩거하느라 모든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뉴스퀘스트는 『먼바다』 출간 이후 처음으로 공 작가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인터뷰는 3월 12일 오후 서울 숭례문 근처의 한 카페에서, 문학평론가인 하응백 뉴스퀘스트 문화에디터가 진행했다. "요즘에 20대였더라면 데뷔도 못했을 것"하: 안녕하세요. 서울에는 언제 오셨어요?공: 어제 왔지요. 너무 예쁜, 상처입을 정도로 예쁜 마을에 있어서 오기가 싫더라구요. 섬진강의 찰랑거리는 물결이 보이고, 공기도 좋고, 아예 가서 살까 생각 중입니다.하: 공 작가의 소설적 스펙트럼이랄까, 경향이랄까 이런 게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적 요소가 강한 소설, 사회 고발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