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 사견을 전제로, 회사 경영자 관점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중간관리자이자 팀원 관점에서 가장 같이 일하기 힘든 부류의 팀장들은 어중간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이 항상 스포트라이트에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고집이 센 팀장들이다.

이러한 부류의 관리자는 실력이 없지도 있지도 않아 상사 입장에서는 일을 못한다고 혼내기도, 혹은 잘한다고 칭찬하기도 애매하다.

본인은 자신의 실력이 다른 동급의 직원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안하무인이기도 하다.

자신의 명성이 동급 중에서 가장 높아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대우 또한 같은 레벨에서 가장 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설득의 여지조차 없다.

왜냐고 물으면 대답은 그냥 “나니까”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을 보면 인간 본성에 관한 18개의 법칙이 나오는데 두 번째로 자기 도취의 법칙(나르시시즘)을 소개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주목받고 싶어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긴 하나, 일부 심한 자기도취자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왜 심한 자기도취자가 되는지는 주로 어린 시절에 지나치게 고립되어 자랐거나 혹은 심하게 자기도취에 빠지도록 억압받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대긴 하지만, 여기서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남들을 자신의 연장선상으로 보아 자신의 수족처럼 마음대로 부리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조직에서 그러한 사람들이 리더로 일하게 되면 자신의 부하 직원들이 다른 상사를 절대 따르지 못하게 하고, 자기만 따르도록 만들어야 직성이 풀린다고도 한다.

소위 가스라이팅을 해서라도 자기 말에만 복종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한 사람들이 일을 매우 잘한다고 해서 남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을 용인해서는 되지 않으나 대다수의 심한 자기도취자는 실력이 변변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는 예전에 더닝 크루거 효과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

더닝크루거 효과 그래프 모양을 설명하자면, 경험이 많을수록 자신감이 낮아지다가 경험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다시 자신감이 회복하는 U자형 커브를 그린다고 한다.

자기 말에만 복종하게 하도록 하는 심한 자기도취자인 팀 리더는 사실 경험이 많지 않아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처럼 자신감만 똘똘 뭉쳐있는 경우가 많다.

즉 U자형 커브에서 제일 앞 부분인 커브의 시작에 있다는 말이다.

사실 어떠한 덕목을 가지고 그 자리에 적격인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그 사람의 인격이 어려서부터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형성되었는지 또한 우리는 알 수 없다.

마시멜로 실험결과처럼 어려서부터 잘 참은 것과 성공과의 상관관계가 성립한다고 해봤자 우리는 어려서부터 잘 참았는지를 질문을 한다고 하더라도 잘 참았다고 대답하면 그뿐이다.

아마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덕목들이 있다고 하면 그러한 덕목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질문에는 정답이 있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어쩌면 심한 자기도취자가 되느냐 아니냐는 부모가 만들 수도 있지만 학교 다닐 때 접했던 선생님의 문제일 수도 있다.

라즈 체티 (Raj Chetty)가 2011년에 하버드 동료 교수와 함께 한 연구 결과 (How Does Your Kindergarten Classroom Affect Your Earnings?)에 따르면 경험이 많은 유치원 교사에게 배운 학생은 27세가 되었을 때, 또래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번다고 한다.

그는 이후 연구에서 교육 부문에서 좋은 교사가 가져다 주는 이익을 실증분석하여 한 명의 좋은 교사는 연봉 32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일을 한다는 결과를 내어 놓기도 했다.

그리고, 아담 그랜트가 최근 자신의 책 ‘히든 포텐셜 (Hidden Potential)에서 소개한 내용을 보자.

경험이 많은 교사에게 배우는 학생이 산수와 읽기 시험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받지만 다른 또래 학생들이 그들을 금방 따라잡는다고 한다.

그런데, 유치원 때 경험 많은 교사에게 주도력 (Proactive), 친화력 (Prosocial), 자제력 (Disciplined), 결의 (Determined) 등 4가지 덕목을 잘 배웠던 학생들은 4학년이 되고, 8학년이 되어도 잊지 않고 이러한 자질을 오래 간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덕목이 공부를 잘한 것보다 훗날 소득에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이다.

고집 세고 심하게 자기도취에 빠진 팀장들을 얘기하다가 조금은 다른 길로 빠졌다.

유치원 때 얼마나 경험많은 교사에게 배웠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무엇을 배웠는지를 면접 질문에 넣어야 할까?

그렇게 하면 좋으련만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그러한 사람들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주도력, 친화력, 자제력, 결심 등의 덕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은 계속 해야 한다.

※ 필자소개 :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전략, 마케팅과 스포츠 마케팅, 공공부문의 정책입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고민을 하던 중, 행동경제학자인 서울대 최승주교수와 빅데이터분석 권위자인 한양대 강형구 교수와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정부와 기업 대상 행동경제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연 및 행동경제학 관련 칼럼과 영상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보다 알기 쉽게 전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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