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선거가 끝나니 세상이 온통 사람 이야기이다. 역시 모든 일은 기승전인(起承轉人)이다. 조직이나 사업에서 사람이란 존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큰 것이기 때문에 과연 인명을 다루는 군에서는 사람을 어떻게 운용하는가를 살펴본다.군 조직에는 참모부라는 것이 있는데 대개 인사, 정보, 작전, 군수, 관리 등으로 구성이 된다. 물론 그 외에도 동원, 정훈, 법무, 감찰 등등 작은 참모부가 있지만 기본적인 참모 기능은 이 다섯 가지 기능 참모부에서 수행된다. 이 참모부는 통상 에스-원(참모를 뜻하는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군대에서 먹던 음식 중에 건빵이라는 것이 있었다. 맛없던 천덕꾸러기로 기억하는 분들도 있지만 실제로는 인기 있고 사연도 많은 간식이었다. 지금은 밀가루뿐만 아니라 쌀로 만든 ‘쌀 건빵’, 온갖 야채로 만든 ‘야채건빵’도 보급되지만 쌀이 귀하던 70~80년대에는 오로지 밀가루 건빵만 있었다. 이 건빵은 주로 훈련할 때 배고픔을 메꿔주는 증식용이나 비상식량으로 보급되었는데 한창 땀 흘리며 훈련에 열중하다가 하나씩 꺼내 먹는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지금은 비닐봉지를 활용하지만 당시에는 겉을 방수 코팅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군에 라면이 급식용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 70년대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60년대 말 월남전 참전용사들이 라면을 먹어봤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못 들어봤으니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과문(寡聞)인지도 모르겠다.당시 라면은 일요일 아침에 급식되었으니 지금처럼 간식 수준이 아니고 완전한 주식으로 활용되었다. 군용 라면은 커다란 봉지에 열 개씩 넣어 보급되었는데 1인 기준은 두 개씩이었다.라면의 조리는 밥을 만드는 커다란 무쇠 솥에 끓인 물에 면을 넣어 살짝 익힌 다음 이것을 건져내서 식판에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요즘 병영에는 실내 헬스장도 있어 개인의 취향대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하지만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병영 내에서 개인이 체력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작해야 아령이나 역기, 평행봉, 철봉 같은 것이 전부였다.그러다 보니 단체 운동을 하며 단합을 도모하고 체력을 단련하던 기회가 많았다.군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축구였는데 방법도 여러 가지였다.정상적으로 11명이 맞붙기도 하지만 축구공 2~3개를 가지고 30여명이 집단으로 볼을 차며 득점한 수를 가지고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설을 앞두고 모 일간지에서 모두가 고향을 찾는 시간에 사랑하는 가족도 만나지 못하고 철책을 지켜야 하는 전방 GOP대대장의 하루를 소개한 글을 보며 후배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깊은 감사를 느끼며 남다른 생각에 잠겨 본다.대대(battalion)라는 조직은 지상군의 중대보다는 크고 연대보다는 작은 제대로서 중령급이 지휘하며 4~5개 중대로 구성된다. 참모부를 보유한 최하위 제대이지만 영어 이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지상 전투(battle)에서 핵심적인 단위이고 상급부대의 작전 승패에 결정적인 역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일반적으로 밤은 해가 져서 어두워도 별과 달을 볼 수 있지만 그날 밤은 정말로 칠흑 같은 밤이었다. 야간훈련 수준을 평가받던 날이었다. 우리 특공중대는 인원이 전체가 60여 명밖에 되지 않았고 5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모두가 강한 체력과 담력을 가진 선발된 장병들이었고 특수부대라는 자부심도 대단하였다. 어떤 임무라도 능히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불시 검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검열관은 우리를 트럭에 태워 처음 가보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오후 여섯 시경이 되어 전방에 높은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최근 많은 매체를 통해 우리 국군의 강한 훈련 모습이 소개되고 있다. ‘평화를 뒷받침하는 강한 힘’을 만들기 위한 국군의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육군은 눈이 하얗게 쌓인 산악과 야지, 해안에서 적의 침투와 상륙에 대비하는 혹한기 훈련을 하고 있고 특수전 부대는 태백산맥에서 설한지 훈련을 하고 있다. 또한 일부 장병들이 평택의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개최된 완전군장을 메고 30Km를 4시간 반만에 주파하는 급속행군 대회에 참가하여 무려 다섯명이 10위권에 포함되었고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김정은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마치며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을 준비하자고 하였다.그리고 연초에는 인민군 지휘관들을 모아 놓고 적들의 무모한 도발책동으로 하여 언제든지 무력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당 전원회의가 우리 혁명무력 앞에 제시한 전투적 과업들을 철저히 집행관철 해 나가자고 주문하였다.그러더니 연일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수백 발의 포탄을 쏘아대는 도발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 퍼주어서 남은 것도 없을 터인데 마치 아직도 남아있는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산야(山野)를 바라볼 때면 젊은 시절 경험했던 혹한의 기억이 솟아난다. 두 가지 큰 기억이 있는데 하나는 임관을 앞두고 사관생도 신분으로 소대장 지휘 실습을 나갔을 때 겪었던 일이고 또 하나는 특공연대 중대장 시절, 밤새 내리는 눈을 고스란히 맞으면서 눈사람이 된 상태로 매복작전을 했던 기억이다.매복은 그나마 하룻밤 작전이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의 경험이었지만 소대장 지휘실습 기간에 겪었던 혹한은 임관 후 군 생활 내내 기억 속에 남아 겨울 추위를 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매년 이맘때가 되면 병영에도 편안한 안식의 시간이 돌아온다.주로 가을철에 집중되었던 야외훈련을 마치고 사용했던 장비와 물자를 정비하고 겨울나기를 위해 병영시설도 보수하면서 오랜만에 장병들이 함께 모여 나름대로 오붓한 시간을 갖는 시기이다. 이 무렵의 병영을 회상해 보면 우리에겐 세 가지의 추억이 남아있다. 김장, 페치카, 크리스마스 트리이다.지금은 김치를 사시사철 구입해서 먹고 있지만 90년대까지만 해도 각 부대는 자체에서 김장을 하였다. 연 초에 부대에서 계약한 밭으로 가서 배추를 뽑아 트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11월 22일 미국의 우주사령부 예하 인공위성 감시부대인 제18우주방위대는 북한이 21일 밤에 쏘아올린 군사정찰위성이 지구 궤도에 올려져서 정상적으로 비행중인 것을 확인하고 위성추적 웹사이트인 ‘스페이스 트래커(space tracker)’를 통해 북한 위성이 ‘58400’이라는 위성 번호와 ‘2023-179A’라는 식별부호가 붙어 추적 관리되고 있음을 발표하였다.다섯 자리의 위성번호는 미국 우주사령부가 지구 궤도를 회전하는 4만5천개가 넘는 인공위성에 부여한 일련번호이며 식별부호는 국제우주연구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2013년, 군단장을 마치고 65주년 국군의 날 제병지휘관 직책과 함께 6.25전쟁 정전 사업단장을 겸직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그 해는 정전 60주년, 한미동맹 60년이 되는 해라서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사업단에서는 특별히 기념이 될 만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었다,그중에 하나가 해외 참전용사를 위한 보훈사업을 펼쳐보자는 의견이었다. 그래서 결정된 것이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국가 위주로 현지에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쉴 수도 있는 보훈회관을 건립해주는 것이었다. 그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무자비한 살상과 파괴가 따르는 전쟁이라 할지라도 군사작전의 각 장면을 들여다보면 대단히 과학적, 이성적이며 커다란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엿보게 된다. 군사작전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예를 들어 포병이 사격하는 절차를 보면 수많은 지원 요청을 검토하면서 우선 공격해야 할 표적을 선정하고 그것을 파괴하기에 적합한 포탄과 신관의 종류를 결정한 다음, 효과를 극대화할 적절한 시간에 포격을 하게 한다.이 전체 과정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요청받은 표적이 사격해도 되는 표적인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지난 10월 6일, 관악산 기슭에 있는 수도군단 사령부 강당에서는 특별한 졸업식이 거행되었다. 사령부에서 운용하는 충의학교에서 공부하고 후반기 검정고시에 합격한 14명의 학생들이 합격증과 함께 졸업장을 받는 자리였다.비록 졸업생은 14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군단장이 직접 행사를 주관하였고 안양시장, 안양시 교육장, 전국 검정고시 총동문회 등에서 참석하여 축하해 주었으니 다른 어떤 학교의 졸업식 못지않은 성대한 행사였다.졸업생 중에는 지역의 주민들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대부분이 군단 소속의 병사들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전방지역 산 속 계곡이나 들판 한 귀퉁이 빈 공간에 나무로 만든 모형 전차, 장갑차 또는 야포가 잘 만들어진 진지 속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멀리 있는 적의 주의를 분산하고 기만하여 화력 낭비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과의 수교가 이루어진 초기인 2000년에 중국 북경군구(지금의 중앙군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중국이 한국을 엄청 좋아하던 시절이어서 우리 일행 십여 명을 위해 중국 국방부에서 공군과 육군 대령 두 명이 나와서 안내를 해 주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1920년 봉오동, 청산리전투를 통하여 그 이름이 잘 알려진 홍범도 독립투사의 흉상이전과 관련해서 논쟁이 뜨겁다.2018년, 문재인 정부는 장병들이 회수한 탄피 300㎏을 녹여 홍범도장군을 비롯한 여섯 분의 독립투사 흉상을 만들었고 이를 육군사관학교에 설치했다. 2021년 8월 15일에는 카자흐스탄 남부의 작은 도시 공동묘지에 묻혀있던 이 분의 유해를 옮겨와 국립대전 현충원에 안장하였다.그 날 송환행사에는 군 특별 수송기가 동원되었고 문재인 대통령 부부, 서훈 안보실장, 서욱 국방부장군이 참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8월 19일 캠프 데이비드 회담은 한·미·일 3국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지역 내 평화를 유지하며 힘에 의한 강제적 현상 변경을 거부한다는 공동목표를 재확인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과거 어떤 정상회담보다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 합의는 3국이 공동의 위협에 대해 함께 대처하며 나아가자는 것을 확인한 것일 뿐 이제부터 본격적인 조치를 하여야 한다.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주기적으로 정부가 바뀌는 민주주의 정치 환경 속에서 과연 3국이 합의한 정신, 원칙, 공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전하면서 남한 지도를 놓고 손가락으로 서울과 계룡대를 가리키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예년과 동일하게 곧 실시될 한미연합연습을 겨냥하여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1976년 판문점에서의 도끼만행사건이 벌어지던 해에 시작된 팀-스피리트 훈련과 을지-포커스렌즈(UFG)연습에 대해 북한은 매번 심각한 반응을 보여 왔다. 특히나 미국 본토에서부터 실제 부대가 전개하고 거의 전 지역에서 야전군 급 규모의 부대가 야외기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여 전세가 역전되자 깜짝 놀란 김일성은 베이징 주재 인도 대사를 통해 정전(停戰)을 언급하며 조건을 제시하였다.‘첫째, 북한군은 38선 이북으로 철수하겠다. 둘째, 남반부는 유엔군이 점령하라. 셋째, 다만 미군은 인천상륙작전 이전인 부산 교두보(낙동강 방어선)로 철수하여 주둔하라’는 것이었다. 말이 안 되는 조건이었지만 9개월 후인 1951년 6월, 유엔주재 소련대사 말리크도 이 말을 반복하였다.그렇게 시작된 휴전 회담의 관심사는 크게 세 가지였다.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얼마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6.25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었다'고 주장하는 ‘1950 미중전쟁’이란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한 것을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사회저명 인사가 독서를 권하는 책은 가끔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목마른 출판사에 단비를 내려주는 선물이 되기도 하지만 여타 출판사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짓이 아닐 수 있다.특히 대통령을 지낸 분이 자기 사저 인근에 서점을 개설하고 수시로 좋은 책이라며 편향된 시각의 서적을 소개하고 있다면 이 또한 그다지 좋다고 볼 수 없는 행동